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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의 모든 것
브래드 스톤 지음, 야나 마키에이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3월
평점 :
난이도 : ★★
1. 아마존은 나의 웹 생활에 그리 큰 영향력을 제공하진 않는다. 원서 제목이나 출판연도를 알아보려고 가끔 방문하는 정도? 가끔 영어로 된 서평을 해석하려고 번역기를 돌려보는 정도?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많은 이들이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에 열광하고, 또 이 거대 기업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짧은 식견으로 아마존이 국내에 상륙한다면 해외수입상품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기업에게 큰 위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단순히 그리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너무 단순히 생각했던 것 같다. 아마존이 들어오면 우리나라의 온라인 시장 전체가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2. 제프 베조스라는 인물을 기억해야겠다.
여러 전문가로부터 제2의 스티브 잡스로 지목된 그의 최종 목적이 정말 우주 개발에 향해 있는 것이라면 김두식 교수의 '지랄 총량 법칙'의 이론 정도로는 베조프의 욕망을 제한하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베조프는 그것을 탐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성스러운 활동으로 생각할 테니 말이다.
3. 말이 나와서 말인데. 베조스가 주장하기로는 아마존은 선교사 같은 회사이지 용병 같은 회사가 아니라고 한다.
352. 신세계로 나아가는 선교사들은 올바른 목표를 가지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신세계로 나아가는 용병들은 돈과 권력을 위해 일을 하며 앞을 가로막는 자들을 가차 없이 처치한다.
고객에게 가장 빠른 시간,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기업들과 경쟁하게 된다는 베조스의 의례적인 멘트는 그가 선교사 코스프레를 하기 위한 적절한 발언이다.
그들은 선교사의 옷을 입고서 닷컴 경제의 승자가 되었고, 이제는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4. 아마존이라는 기업이 세상에 보여주는 사상은 확실한 기업 제국주의다. 그들.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투쟁심이 뛰어나고, 직관에 의존하며, 수학적인 사고방식을 지녔으며, 독선적인 마키아벨리즘을 통해서 회사를 장악하는데 성공한 CEO 제프 베조스의 성향이 그러하다.
'the everything store'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유명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우수한 직원을 골라 뽑고는 그들을 소모품 다루듯 이용하고 필요가 없을 때는 가차 없이 정리해고한다. 그리고 아마존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또는 탐나는 먹잇감을 취하기 위해서 다른 기업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습격했는지, 제프 베조스 자신이 올라온 사다리를 어떻게 걷어찼는지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최근에 읽은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에서 미국 사회의 모순을 봤는데. 책 <아마존>에는 그와 같은 모순이 없어서 좋았다. 이 책은 아마존의 잔혹한 백그라운드는 숨기고, 찬란한 현재에만 조명을 비추지 않았다. 이 책은 공룡을 탄생시킨 흑역사를 비교적 상세히 그러나 부끄럽지 않게 서술하고 있다.
5. 이 책은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힘의 논리에 의해서 강자가 갑이 되고, 약자는 을이 된다. 약자가 외치는 의리는 갑에게 도움이 될 때만 인정받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철저히 무시당한다는 것을 제프 베조스는 일러주고 있다.
6. <아마존>에는 미래 아마존의 세 가지 목표가 제시된다.
하나는 'the everything store'라고 불리는 세상의 모든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의 펀더멘탈(가령, FC같이 거대한 물류창고와 그 창고의 재고를 재빠르게 소진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의 진화)을 창조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웹 상의 모든 거래가 아마존의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거대한 IT기업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리적인 데이터 집합소 책을 디지털로 변환하여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려는 꿈도 갖고 있었다.
7. 이러한 모든 행위가 소비자들이 값싸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그것은 경쟁자가 모두 무너지고 난 뒤에는 알 수 없게 될 일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자포스닷컴과 퀴드시를 무너트릴 때 썼던 가격 후려치기 작전을 통해 일시적으로 소비자가 물건을 싸게 구입했었을지 몰라도. 자포스와 퀴드시가 아마존에게 합병된 즉시. 제품 가격은 고스란히 상승했다.
또한, 낮은 가격을 고집하면서 제조사와 출판사를 쥐어짜는 열악한 환경에서. 좋은 품질의 제품이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8. 이런 기업이 우리나라로 진출하려고 한다. 제프 베조스의 직감이 언제까지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