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명작동시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시리즈
한국명작동시선정위원회 엮음 / 예림당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바람과 빈 병

                      문삼석


바람이 숲 속에 버려진 빈 병을 보았습니다.


“쓸쓸할거야.”


바람은 함께 놀아주려고

빈 병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병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보오, 보오.”


맑은 소리로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어머니

               김종상


들로 가신 엄마 생각

책을 펼치면

책장은 그대로

푸른 보리밭.


이 많은 이랑의

어디만큼에

호미 들고 계실가?

우리 엄마는......


글자의 이랑을

눈길로 타면서

엄마가 김을 매듯

책을 읽으면.


줄을 선 글자들은

싱싱한 보리숲.

땀 젖은 흙 냄새

엄마 목소리.

 


노랑나비 한 마리

                       윤이현


어머,

나비는 꽃잎


나래 접으면 한 잎

나래 펴면 두 잎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뿐사뿐 날아 앉는


노오란 꽃잎 두 장.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 명작 동시]. 제목이 적절하지 않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들이 어찌 100년 후에만 읽고 싶겠는가? 내가 어릴 적 불렀던 노래들을 내 아이들도 불러야 하고, 내 아이들의 아이들도 계속해서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만 할 때 우리는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동시집은 아름답다. 아름다워서 위대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