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쟁
알 리스.잭 트라우트 지음, 안진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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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모티브로 삼아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을 펼치고 있는 이 책은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하여 그것을 만족시키는 것을 가장 우선시하던 과거의 마케팅 전략은 지금 모든 기업들이 실행하고 있는 것이며, 이제는 경쟁사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며, 그 후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나 마케팅의 기본 원리인 ‘힘의 우위에 있는 조직이 승리한다’는 말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힘’이 약한 기업이 상황에 맞지 않는 마케팅 전략으로 ‘힘’이 센 기업과 정면승부할 경우의 결과는 자명하다.

저자는 기업들 각각의 시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자동차 업계를 예로 들면, ‘GM’처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다른 경쟁사들의 도전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어 기존의 위치를 다질 수 있도록 공격적 방어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하고, ‘포드’처럼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목적인 기업들은 1위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드는 치열한 공격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편 ‘크라이슬러’처럼 흑자를 기록하면서 생존해 나가는 것이 목적인 기업들은 시장을 세분화하여 틈새시장을 향한 기습을 노릴 수 있는 측면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하며, ‘아메리칸 모터스’처럼 시장에서의 생존이 목적인 기업들은 기동성을 무기로 한 게릴라 마케팅을 실행해야 한다.

'진실은 언제든 밝혀지기 마련이다'라는 것은 기업가의 착각이다.
열심히 만드는 것보다는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타겟은 소비자의 인식이 되어야 한다.
소비자의 인식(Perception)이 상품의 실제(Reality)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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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연극인
서연호 지음 / 연극과인간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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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무대예술이 완성되기 위해서 쏟아지는 정성과 흘리는 땀방울은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보다 한층 더 많다. 이 책에서 우리는 연출가•배우•무대디자인•무대의상•희곡•분장미술•무대조명 등등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기에 무관심하게 여겼던 부문들에 대해서 장인의 경지에 오른 분들의 생애와 저서, 육성 등을 통해 살펴보았다.

책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시대의 연극이 성립되기 전의 시대문제가 그것이다. 그 때를 우리는 일제식민지 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저자는 최인훈 희곡에 대한 다음과 같은 비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타락한 현실에서 해야 할 일은 타락을 인식하고, 그것에 비난을 보내거나 어떤 진정한 듯 보이는 것으로 보상하는 것보다는, 타락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타락을 진정성으로 바꾸기 위하여, 타락 속에서 싸우는 일일 것이다. 현실의 모순과 억압이 아무리 가혹하다 할지라도 그 모순의 세계를 떠나지 않고 모순과 적극적으로 대결하는 일이 우리가 할 만한 일이 아닐까?”

그러나 이러한 비판이 진정으로 자신의 이익을 버리면서 민족을 위해서 살았던 사람들의 업적을 깎아내리고, 체제에 순응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챙겼던 사람들의 입장을 합리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인훈의 경우, 그의 다른 소설에서 보여지듯이 제3국을 택한다는 설정이 결코 현실도피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현실도피가 아니라 그것은 또다른 현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만 현실이고, 저기는 현실이 아닌 것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도 세계에 내놓고 자랑스러워할 연극인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러한 연극인들외에 더 많은 사람들을 잊혀진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람들의 가슴으로 불러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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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
이덕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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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이후 우리가 바랬던 해방은 이제 찾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 사회 곳곳에서는 속박의 그늘이 잔존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곳에 햇볕이 쪼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 저항의 목소리를 크든 작든 제대로 낼 수 있는 세력은 그 사회로부터 소외된 세력이라고 할 수가 없다. 오히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들이 더욱 문제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나 동성애자들이나, 페미니스트들이 그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힘은 목소리를 내기에는 너무나 미약하다. 그래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연대이다.

연대이론은 너무나 자주 사용되어지기에 오히려 진부하다. 그렇지만 다른 피억압세력들끼리의 연대만이 제대로 된 저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러나 非아나키스트 활동가들과의 연대는 결국 이 때문에 과거 선배 아나키스트들과 다른 조그만 나라들의 아나키스트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나키즘의 본질에 대해서 자문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노동조합들과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페미니즘의 싹을 틔워나가는 것이 한국의 보다 넓은 진보진영에 아나키 운동의 발판을 마련하는 길이 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현재의 아나키스트들은 선배들보다 더 자유롭게 아나키 관련 담론에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민족주의에 대한 회의조차 품는 것이 낯설 지경이다. 예를 들어 강제적인 군대 복무의 필요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확산된 요즘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은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활동가들은 전 세계적 운동으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으며, 한국의 상황에 맞는 지침을 전수받을 필요성도 없다.

한국의 젊은 아나키스트들이 아나키 운동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때 한국 사회에 대한 보다 자세한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 말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좀 더 세밀해져야 된다기 보다는 이미 예전에 선배들이 한국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 벌여온 활동, 예를 들면 非아나키스트들과의 연대문제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방치해 왔던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은 자신들 나름의 활동 계획을 세워 이를 추진하려 하고 있으며, 각자의 대안를 찾고, 나아가 풀뿌리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아나키 운동과 손을 맞잡으려 하고 있다. 촘스키 교수가 말했듯이, 아나키즘은 학설이 아니므로, 고정되지 않았으므로, 끝이 없기 때문에 행동되어지면, 바뀌어질 수 있는 것이다. 풀뿌리가 자라고 자라서 거대한 나무가 될 때, 또다시 풀뿌리로 돌아갈 수 있는 자기반성의 모습이 바로 아나키즘의 실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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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백범 김구 자서전
김구 지음, 도진순 주해 / 돌베개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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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은 일제에 검거된 뒤 감옥에서 지은 호인 백범(白凡)의 뜻을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이름자를 고친 것은 왜놈의 국적에서 이탈하는 뜻이요, 백범이라 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천하다는 백정과 무식한 범부까지 전부가 적어도 나만한 애국심을 가진 사람이 되게 하고자 하는 내 원(願)을 표하는 것이니, 우리 동포의 애국심과 지식의 정도를 그만큼이라도 높이지 아니하고는 완전한 독립국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본명은 김창암, 김창수였으나 그 뒤로 김구(金龜)라는 가명을 사용하다가 김구(金九)로 확정한 것이다. 그의 사상은 단순하다. 나라가 온전하지 못할 때에는 개인도 온전할 수가 없음으로 항일투쟁을 통해 조국의 해방에 투신하였으며, 광복 후 분단된 상태로의 정부수립은 완전한 해방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단독정부수립과 신탁통치에 반대를 하면서 통일된 정부수립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 기울였다. 그의 모습에서 어떠한 계산이나 사사로움을 찾을 수 없음은 우리가 그의 모습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오늘날을 보아도 요새 일부 청년들이 제 정신을 잃고 러시아로 조국을 삼고, 레닌을 국부로 삼아서, 이제까지 민족혁명은 두 번 피 흘릴 운동이니 대번에 사회주의 혁명을 한다고 떠들던 자들. 레닌의 말 한마디에 돌연히 민족혁명이야말로 그들의 진면목인 것처럼 들고 나가지 않는가. 주자(朱子)님의 방귀까지 향기롭게 여기던 부류들 모양으로 레닌의 똥까지 달다고 하는 청년들을 보게 되니 한심한 일이다.'

다시 보아도 통렬한 비판이 아닐 수 없다. 한 민족에게는 그 민족에게 어울리는 저항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었지만, 많은 것을 잃기도 하였다. 그렇게 믿어왔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그들이 열렬히 신망했던 사상들은 그 설자리를 잃고, 지금은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IMF 이후 우리가 받아들인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더욱더 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감히 그 틀 속에서 빠져 나올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문화, 우리의 경제, 우리의 정신, 우리의 육체 등등 외국의 것에 의존하고 우리의 것을 개발하지 못할 때 잘못된 역사는 언제든지 되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길이) 되리니...

사명대사가 쓴 이 시는 남북연석회의를 전후해서 백범이 만년에 가장 즐겨 쓴 휘호이며, 1949년 6월 26일 오전 암살 당하기 직전에도 썼던 것이다. 이 시를 통하여 백범은 현실의 정치보다는 역사의 심판을, 눈보라치는 조국의 위기를 당하여 일신의 안위보다는 후손들에게 모범이 될 자국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1989년 3월 문익환 목사가 평양에 가서 도착 성명에서 이 시를 인용한 것은, 과연 백범의 자국이 '뒷사람의 길'이 된 것인가?

이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 지를. 더 이상 잘못된 것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기에는 그 짐이 이제 감당할 수 없을 정도까지 커져버렸다. 우리는 더 이상 잘못된 것들을 미화하는 세력을 용인하여서는 아니되며, 잘되어 가고 있는 것들에 딴지를 거는 세력도 용인하여서는 아니된다.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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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나랏말쌈 7
박지원 지음 / 솔출판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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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는 견문기라는 큰 틀을 지키면서도 그 속에는 일기, 소설, 수필, 사회 비판과 같이 각기 다른 장르의 작품들이 녹아 들어 있다. 잘 알려진 한문 소설 「호질(虎叱)」과 「허생전(許生傳)」도 <열하일기> 속에 포함되어 있다.

<열하일기>의 「관내 정사」에 나오는 작품인 「호질」은 남자 주인공 북곽 선생과 여자 주인공 동리자를 등장시켜서 당시 양반 계급, 선비들의 위선과 부패상을 풍자적으로 비판한 소설이다. 호랑이가 북곽 선생이라는 선비를 꾸짖었다고 해서 제목을 「호질(虎叱)」이라고 붙였다. 호랑이는 신령스러운 동물이라고 칭송해 놓고, 북곽 선생은 학문이나 덕행이 대단하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열녀 정문을 받은 과부 동리자와 통정하다가 들켜서 똥통에 빠지는 위인으로 설정하였다. 여기서 호랑이는 북곽 선생의 허위를 신랄하게 꾸짖었고, 북곽 선생은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했다. 호랑이가 가 버린 것도 모르고 그러고 있는데, 농부가 나타나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묻자, 하늘과 땅을 섬긴다고 거드름을 피우며 대답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기본 골격이다. 여기에는 실학자인 연암의 당시 양반의 허위 의식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의식이 깔려 있다.

한편 <열하일기>의 「옥갑 야화」에 나오는 「허생전」은 당시 조선의 취약한 경제 구조 비판과 이상 사회를 꿈꾸는 연암의 의식이 드러난 작품이다. 백면 서생인 허생은 아내의 바가지에 못 이겨 장삿길에 접어든다. 그는 이름난 부자를 찾아가 돈을 빌린 다음, 전매 행위를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그 후 허생은 생계 때문에 도둑이 된 무리들을 이끌고 계급도 신분 질서도 없는 이상 사회를 건설한다. 이러한 허생의 능력에 감동한 양반 이완은 그를 부르는데, 그 자리에서 허생은 양반과 관료들의 보수성을 비판하면서 망한 명나라를 그리워하지만 말고, 신흥 제국인 청나라를 통해 발달한 과학 기술과 무역술을 배워 백성들을 편안히 살게 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작품을 통해 연암은 실학파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준다. 「허생전」에서 연암은 당시에 풍미하던 존명배청(尊明排靑)의 풍조, 소중화(小中華)의식, 북벌 론 등의 허구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풍자하였으며 오히려 청나라의 좋은 점을 배우고자 역설하였다. 그 한 대목을 보면 '의복이 명나라 것과 닮았다고 자랑하지만 그것은 상복(喪服)이 아니냐? 머리를 깍지 않는다고 자랑하지만 상투는 남쪽 오랑캐의 풍속과 같지 않느냐? 티끌만큼도 그들(청나라)보다 낫지 못하면서 상투 하나 가지고 잘난 체하다니…….'라고 당시의 잘못된 생각들을 지적하였다.

연암은 <열하일기>를 통해서 정치, 경제, 병사, 천문, 지리, 문학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청나라의 새로운 문물을 소개하였다. 또 청나라를 본보기로 하여 우리나라의 제도, 정치, 기술 등을 개혁하고, 백성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학문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열하일기>는 당시 유교 사상에 빠져 있던 유학자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 '친중국적인' 성격이 너무 강해 주체적인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평가가 그것이다. 그러나 연암은 평양과 패수(浿水) 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있어 종래의 통설에 반론을 제기하고 근대적 민족주의의 사상적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도 있다. 고조선의 강역과 한사군의 위치 문제(낙랑,진번,임둔,현도)를 고증하는데 있어 패수의 위치에 따라 고구려의 국경선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패수는 대동강이 아니라 요동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그것이다.

연암은 당쟁에 빠져 있던 당시 조선의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허울 뿐인 명분싸움으로 나라를 기울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오랑캐라고 여기고 있었던 청나라의 문물일지라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신랄한 비판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더라면 그의 사후 100년 안에 다가왔던 우리 민족의 치욕적인 굴욕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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