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연극인
서연호 지음 / 연극과인간 / 200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편의 무대예술이 완성되기 위해서 쏟아지는 정성과 흘리는 땀방울은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보다 한층 더 많다. 이 책에서 우리는 연출가•배우•무대디자인•무대의상•희곡•분장미술•무대조명 등등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기에 무관심하게 여겼던 부문들에 대해서 장인의 경지에 오른 분들의 생애와 저서, 육성 등을 통해 살펴보았다.

책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시대의 연극이 성립되기 전의 시대문제가 그것이다. 그 때를 우리는 일제식민지 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저자는 최인훈 희곡에 대한 다음과 같은 비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타락한 현실에서 해야 할 일은 타락을 인식하고, 그것에 비난을 보내거나 어떤 진정한 듯 보이는 것으로 보상하는 것보다는, 타락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타락을 진정성으로 바꾸기 위하여, 타락 속에서 싸우는 일일 것이다. 현실의 모순과 억압이 아무리 가혹하다 할지라도 그 모순의 세계를 떠나지 않고 모순과 적극적으로 대결하는 일이 우리가 할 만한 일이 아닐까?”

그러나 이러한 비판이 진정으로 자신의 이익을 버리면서 민족을 위해서 살았던 사람들의 업적을 깎아내리고, 체제에 순응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챙겼던 사람들의 입장을 합리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인훈의 경우, 그의 다른 소설에서 보여지듯이 제3국을 택한다는 설정이 결코 현실도피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현실도피가 아니라 그것은 또다른 현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만 현실이고, 저기는 현실이 아닌 것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도 세계에 내놓고 자랑스러워할 연극인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러한 연극인들외에 더 많은 사람들을 잊혀진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람들의 가슴으로 불러내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