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왔다는데 알라딘에는 아직 안 들어왔나봐.
듀나의 '면세구역'은 내가 유일하게 재미있게 읽은 국내 SF인데.
하긴 우리나라에 SF 작가가 있기는 있던가.
듀나 SF소설집 '대리전' 출간 [연합뉴스 2006-01-09 11:24]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199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인기를 누려온 SF작가 듀나의 신작 소설집 '대리전'(이가서 펴냄)이 출간됐다. 소설집은 경장편 분량의 표제작을 비롯해 '토끼굴' '어른들이 왔다' '술래잡기' 등 단편소설 3편을 싣고 있다.
'대리전'은 경기도 부천이라는 현실공간을 배경으로 외계인 숙주와 지구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대결을 코믹하게 그렸다. 소설은 외계인 관광대리업을 하는 화자가 7억 광년 너머에 있는 외계인 컴퓨터의 가상세계 속에서 깨어나길 기다리는 친구이자 애인에게 전하는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광속을 넘는 우주선을 갖지 못해 지구를 직접 찾아오지 못한다. 그 대신 '앤시블'이라는 초광속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간의 뇌에 자신의 정신을 접속하는 방식으로 지구에 온다.
외계인들은 앤시블을 통해 지구인을 숙주로 삼아 지구를 침공한다. 그들은 첨단문명을 가졌지만 첨단기기를 가져오지 못한 탓에 손전등을 개조한 광선총을 들고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소설의 주인공 역시 "윙윙! 지구 방위대다! 항복하라!"는 소리가 들리는 장난감총을 들고 외계인 숙주와 맞서 싸운다.
이처럼 이 소설은 우주선이나 광선총, 전투기나 핵미사일, 외계 바이러스 등이 난무하는 기존 SF작품들의 우주전쟁에 싫증이 난 독자들에게 코믹한 줄거리를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세 편의 단편소설은 어른들이 사라진 뒤 아이들만 남은 세계를 그렸다. '토끼굴'은 인류의 멸망 후에 외계인 부모에게 애완견처럼 사육당하는 아이를 다뤘고, '어른들이 왔다'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때문에 어른들이 죽고난 뒤 원초적 문명을 일궈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술래잡기'는 바이러스로 인간이 멸절한 지구에서 살아남은 남매가 로봇들과 술래잡기를 하며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얼굴없는 작가'로 활동해온 듀나는 1994년부터 온라인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단편집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등을 펴냈다. 현재 인터넷에서 듀나의 영화낙서판( http://djuna.nkino.com/movies/ )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화 칼럼집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를 펴내기도 했다. 307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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