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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그림자일까?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숙희 지음 / 보림 / 2000년 9월
평점 :
'열두띠 까꿍 놀이'로 유명한 지은이의 이름을 보는 순간 나는 주저할 것도 없이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답게 그림이 참 섬세하고 아름답다. 이 책은 작가의 전공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아직 말도 못하는 아가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기 안성맞춤이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바와 같이 이 책은 그림자 놀이처럼 그림자를 갖고 대화하듯이 서술된다.
"우산 그림자일까?
누구 그림자일까?"
우산 그림자를 보여주곤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페이지를 왼쪽으로 펼치면 속지 속에 싱글싱글 웃고 있는 박쥐가 보인다. 박쥐 그림자였던 것이다.
아기들은 손뼉을 치며 신기해 하고 방글방글 웃게 된다. 조물락조물락 작은 손가락이 어서 다음 페이지를 펼쳐 보라고 재촉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책은 계속 '꽃뱀, 불독, 곰이랑 고슴도치, 문어와 불가사리, 공작, 그리고 사과, 돼지 등 많은 친구들' 이 까만 그림자 속의 자기 정체를 보여 주는 그림책이다.
맞벌이를 하였고, 육아에 대한 정보에 어두웠던 나는 이 책을 아이들이 서너살 되어야 사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내 곁에 누군가가 있어 이런 좋은 책을 소개해 주었더라면, 아가들에게도 책을 읽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6개월 이후 3세까지 좋을 것 같고 책을 많이 안 읽었거나 호기심이 많은 아기라면 네 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