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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덤프 트럭 - 호기심 많은 조지 8
마르그레트 레이.한스 아우구스토 레이 원작, 바이파 인터액티브 그림, 이경혜 옮김 / 문진미디어(문진당)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호기심 많은 조지' 시리즈는 아는 사람한테 얻은 책이다. 이 시리즈 중 집에 있는 건 딱 두 권인데 두 권이라도 만나 다행이다. 알라딘에는 4세에서 6세용이라고 했지만 초등학교 1학년까지도 괜찮을 것 같다. 책 읽는 시간, 만화책에 빠져 있던 큰애에게 함께 읽자고 권하다가 그냥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 새로운 책임을 안 녀석이 순식간에 눈을 반짝이며 책에 빠져 드는데...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곱 살 여섯 살된 우리 아들들처럼 여기 나온 주인공 조지는 정말 호기심 천국이고 개구쟁이이니까...
조지는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창 밖에서 들려오는 재미난 소리에 빠져 소리의 주인공인 오리 가족을 순식간에 쫓아가게 된다. 가벼운 터치로 손쉽게 그린 것 같은 삽화에는 조지의 표정이 한껏 살아있다. 그림을 그린 이는 작가 마그렛 레이의 남편 한스 아우구스토 레이이다. 부부가 그림책을 만든 사실도 참 이색적이었고 두 사람 다 현재는 고인이란 게 참 안타깝다.
아직 오리 가족이 어디 갔는지 알 수 없는 7쪽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오리들이 어디로 갔을까?" 큰아들은 연못, 작은 아들은 공원이라고 대답한다. 뒷장을 펼치는 순간 둘의 답은 다 맞다. 공원 안의 연못이 그들의 목적지였다.
여기서부터 사건 발생. 공원에 나무 심을 때 쓸 진흙을 실은 덤프 트럭을 본 순간 조지는 트럭에 올라가 운전대를 잡은 자신을 상상하고 급기야 그 상상을 실천에 옮기게 된다. 하지만 트럭은 너무 커서 창 밖조차 내다볼 수 없다. 다급한 조지는 운전 기어 위에 올라서며 기어를 밟게 되는데 창 밖은 훤히 보였지만 트럭이 점점 기울어지며 연못으로 흙이 쏟아져 버린다. 아, 이를 어째. 나는 벌써 걱정스러운데 옆에 앉은 아들들은 신나는 표정들이다. 책 속의 조지는 더 신났다. 양 손을 높이 쳐들고 진흙 미끄럼을 타고 스릴을 즐긴다.
하지만 흙이 너무 쌓여 조지도 당황하게 되는데 그 때 낯익은 소리가 들린다. 오리들이 그 진흙 섬에 올라와 걷고 있는 것이다. 조지는 그제서야 미안함을 느끼는데 정원사 아저씨의 말이 멋지다.
"우리는 꽃이랑 나무를 심던 중이었어. 이 공원을 사람들한테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고 말이야. 그런데 네가 오리들에게도 더 좋은 공원으로 만들었구나."
이렇게 상황을 평화롭게 종료시키는 멋진 말을 할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은데.. 이 구절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에서 연못 가운데 섬처럼 흙이 있고 그곳에 나무가 심어져 있고. 그 섬에서 오리들이 놀고 있는 장면이 살짝 보였다. 정원사 아저씨가 진짜로 연못 속에 섬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사소한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 내는 작가의 넉넉한 시선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절판되었다니 너무 아쉽다. 알라딘의 지니는 어디 갔을까? 조지를 살려 내기를.. 알라딘 독자들이 '호기심 많은 조지 '시리즈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안겨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