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들썩 채소 학교 맹&앵 동화책 7
윤재웅 지음, 박재현 그림 / 맹앤앵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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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의 상큼한 바탕에 다양한 채소들이 귀엽게 그려져 있는 책표지에 눈길이 가는군요. <들썩들썩 채소학교>라니 채소들의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지기를 기대하며 책장을 넘깁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결코 가볍게 읽을 책이 아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사람들보다 더 나은 생각을 하고 있는 채소들을 통해서 한 수 배워야 겠더라구요.^^

<들썩들썩 채소학교>는 우리아이들의 교실 모습을 그대로 축소하여 채소들과 빗대어 얘기가 펼쳐집니다. 이 다음에 커서 모두 훌륭한 김치가 되기를 원하는 무와 배추가 대부분인 채소학교는 모두가 공부를 잘해서 1등이 되기만을 바라는 우리네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그러나 아이들을 성적의 잣대로 평가하는 모습은 결코 아이들에게 좋을 수 없는 거잖아요. 공부를 잘 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도 있고, 노래를 잘 부르는 친구도 있고, 운동을 잘 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친구들이 공부를 못 한다고 놀리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 뉴스에 참으로 안타까운 뉴스가 있었어요. 입학사정관제로 카이스트에 들어간 실업계 졸업 학생이 성적을 비관해 자살을 했다는 뉴스였답니다. 더욱 안타까운건 이 학생이 로봇천재로 카이스트에 들어갔으나, 그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게 성적 때문이라는 거지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성적이 나빠지는걸 고민했다는데, 실업계 특성상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지 못했다는 전제를 학교측에서 간과한 거지요. 가끔 뉴스에 성적비관으로 자살하는 사건을 볼때면 정말 속상해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고, 개인들의 특성을 인정해 주는게 먼저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이 책에서 또 하나 다루고 있는 주제는 다문화사회예요. 절반은 배추, 절반은 무인 교실에 소수의 다른 야채들이 섞여 있는 모습이 다문화를 의미하지요. 몽골 엄마를 둔 호박순이, 베트남 엄마를 둔 고수 트랑, 한국말이 서툴러 공부를 못하는 브로콜리, 피부색이 까만게 불만인 가지 등 모두 다른 나라에서 이민온 엄마를 둔 친구들이지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생김새나 피부색도 다르고, 엄마가 한국말이 서투른 탓에 교육이 제대로 진행이 되지않지요. 그래서 가끔은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기에 존중 받아야 한다는걸 알려줘야 할 것 같아요. 다문화 가정을 인정함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 갈 때, 우리나라는 또 다른 저력을 보여 줄 수 있지 않을까요? 함께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 간다는건 정말 중요한 일인것 같아요. 채소 학교의 어린 친구들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우리가 모르면 안되지요.

마지막으로 어려움에 처한 대장 털무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채소들의 활약도 진한 감동으로 남는답니다. 아이가 처음에 책을 읽고는 깊은 뜻까지 이해하지 못한 듯 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숨겨진 깊은 뜻을 알아가더군요. 자신만의 특성을 살리고, 남을 존중해 주며, 조화롭게 살아가며, 베풀 줄 아는 따듯한 마음을 갖아야 한다는 걸 저도 함께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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