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번은 너무해 사계절 저학년문고 51
박채란 지음 / 사계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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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비한다면 요즘 아이들 정말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보통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을 하는가 하면 학교에 다녀와서도 학원 몇 개 씩은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 비해 부족한것 없이 누리는게 많은 만큼 해야 할 일도 너무 많다는 말이 맞을까?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돌이켜 본다면 학교 다녀와서 엄마가 차려주시는 점심을 먹고, 숙제만 마치면 밖에 나가서 놀 수 있었다. 시험보기 전날에도 친구들과 모여 신나게 놀았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고, 친구를 만나려면 학원에 가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초등 2학년인 아이에게도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외국인 회사에 다니는 아빠가 영어는 잘해야 한다며 영어학원을 보낸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는 만큼 어려워지고 숙제가 많아지니 아이가 힘들어 한다. 요즘 숙제를 많이 내주는 영어학원 선생님이 너무 밉다는 아이에게 보여준 책이 바로 <오십 번은 너무해>라는 책이다.  

주인공 영주가 자신과 같은 아홉살이라니 제법 두툼한 책을 키득거리며 신나게 읽는다. 아마도 자신과 같이 숙제가 싫은 영주의 마음을 보면서 동지의식을 느꼈는가 보다. 책표지에서 눈물 뚝뚝 흘리며 숙제하는 영주의 모습만 보아도 바로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영주네 선생님은 한 달에 한 번씩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틀린 문장을 오십번이나 써오게 한다. 숙제가 싫어서 틀리지 않으려 하면 긴장이 되어 자꾸만 틀리게 되니 숙제가 많아진다. 50문장 시험중에 10문제를 틀리니 한문장을 50번씩 쓰면 500번을 써야하는거다. 과연 어린 아이에게 이 숙제가 가능할까? 중학교 시절 영어단어 써오기 숙제를 내주시면 볼펜 여러자루를 한꺼번에 집어서 숙제를 하던 친구들의 모습도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다.^^ 영주는 숙제를 하려고하면 재미난 그림책이 눈에 들어오고, TV에서도 재미난게 하고, 숙제가 미뤄지니 잠은 쏟아지는 상황이 되고만다. 결국 숙제를 못하고 학교에 간 영주는 어떻게 될까?

어른인 나의 눈에는 오십이라는 숫자를 통해 주입과 반복학습을 강요하는 교육방법의 잘못을 따끔하게 꼬집어 주는듯 보인다. 책을 많이 보고 창의력을 키워주는게 좋다고 말하면서도,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부모나 선생님들은 다시 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에 책 읽기를 즐기던 영주가 쓴 동시를 보면 어른들은 책에서처럼 할 말이 없어질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선생님이나 아이들이나 서로가 만족할 만한 절충안이 만들어졌다는 거다. 하지만 우리아이는 말한다. "엄마! 열 번도 많아요. 우리선생님은 틀린거 세 번 써오라고 하시니 우리선생님이 더 좋네요. 그것도 안 틀리면 숙제 없으니 안틀리면 되구요."  공부, 시험, 숙제 같은것이 즐겁기만 할 수는 없지만, 그 외에도 학교에는 정말 즐거운 일도 많아 좋다는 우리아이가 앞으로도 계속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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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2-08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했는데....벌써 보셨군요.^^

같은하늘 2010-12-09 01:15   좋아요 0 | URL
그림이 재미나서 아이가 보면서 키득키득~~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