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배 25주년 기념앨범
검정치마 외 노래 / 미러볼뮤직 / 2010년 9월
절판


꿈많고 수다스럽던 중고등학생 철없던 소녀시절의 우리들은 미니카셋트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공부를 했었다. 어른들은 그러면 공부가 되냐고 말씀하셨지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었던것 같다. 아마도 그때 조덕배라는 가수를 처음 만났지 싶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러주던 <꿈에>, <그대 내맘에 들어 오면은>, <나의 옛날이야기> 등 노래가사를 새겨보면 참 마음아픈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리고 TV의 가요프로에 목발을 짚고 등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애잔한 그의 노래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던것 같다.

그런 그의 노래가 2010년 새롭게 태어났다. 한국 보사노바의 대부라 불리는 조덕배가 어느새 데뷔 28년을 맞아 후배들로부터 헌정음반을 받게 된 것이다. 주옥같은 조덕배의 명곡들이 MBLAQ, 휘성, 양양, MC스나이퍼&아웃사이더, JK김동욱, MtoM, W&WHALE, 검정치마, 고현욱, Bridge Of Soul에 의해 재해석되었다. 통기타를 치며 불렀던 원곡과는 또 다른 분위기지만 지금의 시대에 맞는 멋드러진 해석이 아닌가싶다. 대선배인 조덕배의 노래를 새롭게 탄생시키기 위해 후배 가수들이 얼마나 애를 썼을지 노래 한곡한곡마다 정성이 보인다.

CD케이스도 깔끔하고 예쁘다. 흰색 표지를 펼치면 푸른빛의 가을하늘에 하늘거리는 진분홍빛 코스모스를 연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음반이 이 계절에 더욱더 어울린다는 마음이 생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너무 단순해 보이는 CD디자인을 보완하여 번지는 듯한 붉은빛으로 강조하고, 흘려 쓴듯한 <조덕배 25주년기념>이란 문구가 새롭게 새겨진다. 벌써 세월이 그렇게나 많이 흘렀단 말인가......

노래 가사를 펼쳐 다시 읽어보지만 나이를 먹은 지금도 역시나 애잔한 감정이 다시 솟아오른다. 특히나 좋아했던 곡 <꿈에>를 휘성의 목소리로 들으며 가사를 되새겨 본다. 빠르게 흐르는 요즘의 노래들과는 다른 감성이 전해지는것 같다. 역시 명곡은 누가 불러도 나름의 멋이 있는가 보다.

그리고 마지막 조덕배의 Epilogue에서 헌정음반을 받는 소감을 <아직 나는 젊은데...>라고 밝히는 구절에서 그와 함께 나도 피식 웃게 된다. 하지만, 멋진 후배들의 새로운 스타일로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처럼, 나 또한 그의 노래를 이렇게 다시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언제나 이렇게 맑은 모습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면 좋겠다. <조덕배 25주년기념>앨범은 이 계절에 딱 어울리는 음반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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