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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 꺼지지 않는 사랑의 등불 ㅣ 세상을 바꾼 작은 씨앗 5
김윤정 지음, 허구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청어람 미디어의 <세상을 바꾼 작은 씨앗>시리즈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위인전과는 달리 위대한 업적을 쌓은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일이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며 행복한 길을 걸어온 분들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은 시즈리중 다섯번째 책으로 지난 2월 16일 선종하신지 1주년이 되신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이야기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온 국민이 슬퍼하고 안타까워 했던것은 아마도 낮은 곳을 향해 봉사 해오신 그분의 삶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명동성당 앞에 끝도 없이 늘어선 추모객의 행렬 모습, 방송에서 연일 특집으로 보여주는 그분의 삶에 대한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자신의 각막을 기증하는 사랑을 보이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서약을 했다하니 이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또한 종교와는 무관한 사람이지만 성인을 잃은듯한 마음에 눈물을 훔쳤었다.
이 책은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시절부터 신학교 시절, 일제 강점기, 6.25 전쟁, 추기경이 된 후의 삶 등이 일화 중심의 동화로 꾸며져 있다. 만인의 존경을 받는 분이셨지만 어린시절 이야기는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평범하다. 친구들에게 겁쟁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참외 서리도 하고, 어머니께서 내주신 교리 숙제를 미루기도 하고, 신학교가 다니기 싫어 꾀를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가난한 어린시절에도 어려운 사람을 위해 나눌줄 아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이기도 했다.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를 통해 매를 들지는 않지만 엄격하신 어머님의 가르침이 김수환 추기경을 만든게 아닌가 싶은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렇게 어머니의 뜻을 따라 신부가 된후 재소자, 장애인, 난지도 사람, 도시 철거민, 북한동포,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된 사람들을 살핌으로 진정한 사랑의 나눔을 보여주신다.
또한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모습을 젊은 시절부터 볼 수 있었다. 일제시대 황국신민화를 널리 펴기 위해 <조선의 청소년 학도에게 보내는 일본 천황의 칙유를 받은 황국신민으로서 그 소감을 써라.>라는 시험문제에 <(1)나는 황국 신민이 아님 (2)따라서 소감이 없음>이라는 답을 써내기도 한다. 추기경이 된 후에도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하던 그 시절 신문, 방송 조차도 대통령이 무서워 아무 말을 못 할때 성탄미사에서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강경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그분의 삶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태도와 어떻게 사는것이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다. 지식과 부의 축척만에 열을 올리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나눔의 의미와 사랑을 베푸는 방법을 다시한번 생각하게한다. 우리 아이들도 이러한 인물동화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자신의 앞길에 대한 모델로 삼아본다면 좋을 것 같다.
책의 뒷편에 실린 <더 알고 싶어요>에서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연표와 천주교의 역사에 대해 참고 할 수 있으며, 가상 인터뷰를 통해 본문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덤으로 전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수환추기경님이 남기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화해하세요.>라는 말씀을 모든 사람들이 깊이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