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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왜 그래?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193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윌리엄 스타이그의 책은 <아빠와 함께 피자 놀이를>에 이어 두번째로 보는 책인데, 각 장마다 한컷의 그림과 간단한 글로 표현되어 재미나게 읽힌다. 또한 오랫동안 만화작업을 한 덕분에 그림만 보아도 전하려는 메세지를 읽어내려 갈 수 있어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은 <어른들은 왜 그래?>라는 제목에서 상상할 수 있듯이 아이들이 바라본 어른들의 세상에 대해 신랄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른들은 있잖아, 우리가 행복하길 원한대.
어른들은 자기들도 어릴 적이 있었대.
하지만 우리를 혼내는 걸 좋아해.

아이가 행복하기를 원하면서 아이들이 싫어하는 걸 시키고, 어른들도 아이들이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몰라주는 것이 야속한 아이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 모든것이 너희들을 위해라며 정당화 시키니 어른이 되어보지 않은 아이들은 이해가 안될 것이다.^^

더군다나 깨끗한 손을 좋아하는 어른들이 아무때나 뽀뽀해 달라는 장면에서는 모순되는 어른들의 행동에 일침을 가하는 듯 하다.

늘 몸무게를 재어보고, 언제든 몇 시인지 알아야 하고, 뭐든지 치수를 재어 수치화 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얼마나 불만스러운지 아이들의 표정에 나타나 있다.

한참을 넘기다 보니 전화기를 꿰차고 있고, 뭘 물어보면 대답해 주기 싫어하는 어른의 모습에서 '나도 이런때가 있었잖아!'하는 생각에 뜨끔하기도 하다.^^

하지만 몸이 쑤시고 아픈 어른들, 이를 빼놓을 수도 있는 어른들, 코를 고는 어른들, 주름살이 생긴 어른들, 약을 많이 먹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서글픈 생각도 든다. 아마도 이것은 내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기에 느끼는 감정일텐데 아이들에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보이는가 보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보는데 아이가 깔깔거리며 동조의 박수와 함께 나를 바라보니 순간 할 말이 잃어진다. 그러고보니 나도 아이일때가 있었는데 정말 왜 아이들을 이해해주지 못할까? 내가 아이일때 어른들이 "요즘 아이들은 왜 그런지 몰라~"라는 이야기를 하셨었다. 그런데 나도 지금 아이들에게 그 말을 사용하는걸 봐서는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상황인가 보다라며 위로해 본다. 그래도 앞으로는 아이들과의 마찰에서 다시한번 생각하며 아이들 입장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해야겠다. 왜? 나는 어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