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장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1월
절판


이런 곳이 있다는게 무척 기쁘다. 이곳에서는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곳은 그 어디든 안전하지 않다. 이곳에는 휴대전화나 컴퓨터가 없다.-14쪽

이런 병원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일찌감치 여기로 오는 건데...... 그 누구도 내게 못된 장난을 칠 수 없는 이곳으로. -15쪽

엄마를 위해서라도 잘 해야 돼. 딸이 잘되기를 저렇게 바라시잖아. 정말 엄마 때문에라도 내가 잘해야 돼.-90쪽

나는 여기 소속이 아니라는 생각. 이 아이들에게는 내가 침입자로 보일 거라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아니면 편하게 놀려도 되는 대상으로 보이든가...... -100쪽

다른 아이들이 어떤 상황인지 잘 살펴봐. 우린 모두 깨진 가정에서 왔어. 나도 마찬가지야.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기숙 학교에 버려지는 거야.-118쪽

이런 생활이 싫다고 해도 도망칠 수 없어. 어디로 갈 수 있겠어? 집으로는 못 가. 여기서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해. 그게 문제야. 우리는 마치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에 출연한 것처럼 살아. 쇼는 금방 끝나지만 우리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니까 훨씬 더 끔찍하지.-119쪽

우리는 이 학교의 유일한 '이방인'이었다. 바로 그 점이 우리의 우정을 더욱 특별하고 돈독하게 해 주었다. 어찌 보면 우리가 다른 아이들을 따돌리는 셈인지도 몰랐다. 그게 다른 아이들의 신경을 건드렸던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의 괴롭힘은 더욱더 심해졌다. -122쪽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
왜 나를 그토록 미워하는 거야?
기어코 나를 무너뜨러야 속이 시원하겠어?
그래서 너희가 얻는 게 뭔데?-173쪽

나는 이 고통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다시 평화로워지고 싶었다. 밤마다 다음 날이 오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컴퓨터를 켜거나 휴대전화를 보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내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215쪽

의사 선생님 말로는, 메스꺼운 문자 메시지 한 통쯤은 별 문제가 안 되지만, 지속적으로 굴욕적인 문자를 받는다면 자존감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고 했다. 매일 조금씩 더 심하게...... 이런 식의 정신적인 폭력은 소량의 독이 담긴 음식을 매일 먹는 것과 같다. 한두 번은 몸이 정화해 낼 수 있다. 그러나 독이 오랫동안 몸속에 쌓이면 나중에는 쓰러질 수밖에 없다.-242쪽

엄마가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런 걱정은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엄마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나는 엄마를 보호해야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벌이는 폭력이 우리 가족에게까지 번지는 것을 막아야 했다.-254쪽

나는 엄마 앞에서 계속 연극을 했다. 내가 빠진 수렁으로 엄마를 끌어들이지 않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그때마다 안심하는 듯이 보였다. 나는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내 위장에 마치 자물쇠가 채워진 것만 같았다. 나조차도 내 몸이 자꾸만 낯설게 느겼졌다.-257쪽

나처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컴퓨터 켜는 것을 두려워하던 사람만이 내가 겪은 일을 이해하리라. 나는 영혼을 망가뜨리는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그곳은 지옥이었다. 무조건 자기편을 들어주는 사람, 우는 모습을 마음 놓고 보여주어도 괜찮은 사람이 없다면 누구든 끝장이다.-267쪽

갑자기 복받쳐 오르는 감정의 물결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제 끝내야 했다. 드디어 끝을 낼 때가 왔다. 이 학교에 온 후로 반 아이들이 나에게 가한 모든 고문, 그리고 내가 스스로 가한 고문들을 끝내야 했다. 그동안 너무나 고통스러웠다.-289쪽

비데만 선생님이 인생이란 '앞으로'만 살 수 있다고 했다.-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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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5 18: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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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17: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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