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아 밖에 나왔는데 챙겨놓은 전자책용 태블릿과 책 두 권을 놓고왔단 사실을, 기숙사에서 엄청 멀리 떨어진 곳에 도착하고야 깨닫고 말았다. 이미 돌아갈 수 없는 몸, 에라 모르겠다 하고 서점에 들어가 책을 골랐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너무 긴 분량 때문에 조금 질려서 완전 쉽고 재미만을 위한 책을 고르려고 했는데 얼마 전 별세한 귄터 그라스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행동하는 양심인 귄터 그라스가 독일 문단의 금기를 깨고 밝히는 피란선 침몰 사건...이 주 내용이다. 저번주인가 저저번주에 소설리스트에서 여러 의미로 현재의 대한민국과 겹치는 분위기를 풍기는 소설이라고 책을 소개한 바 있다. (맞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펴야 할까... 민음사 세계문학 최신간인 곰브로비치의 <코스모스>나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라쇼몽>도 함께 사고 싶었는데 결국 안 읽은 책에 쌓아둘까봐 욕심은 이것으로 끝. 오랜만의 책 지름이다.

#책 #독서 #도서 #소설 #고전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민음사 #귄터그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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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6-14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이든 늘 즐겁게 누리셔요~

양손잡이 2015-06-17 00:02   좋아요 0 | URL
덧글 감사합니다!

요새 중고서점에 팔려고 내둔 책의 책등을 봤는데 다들 너무 탐나더라구요. 지금 읽는 책들 얼른 끝내고 재밌는 독서해야겠습니다.
 

해냈다. 드디어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 책을 모두 골라냈다. 25권 정도 파느라 수원역에 두 번 왔다갔다 한 게 생각보다 힘이 들던데, 그거에 몇배가 넘는 책이 남았다. 기부하거나 주기는 많이 아깝고(책이 너무 많아서 돈이 꽤나 쏠쏠할 것 같아서이다) 좀 힘들더라도 팔아없애야지.
보내는 책은 흥미위주의 소설(특히 엔터테인먼트, 추리소설은 모두 비워버렸다), 가볍게 읽는 인문서 중 전자책으로 구할 수 있는 책, 아주대 도서관에 비치된 책, 뭔가 비싸보이고 있어보이는데 두꺼운 양장본에 당장 안 읽을 것 같은 책들이다. 당장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평생 그럴 것 같다.
남은 책을 정리하니 오, 보관 공간에 책이 다 들어가고도 남는다. 작은 책 보관함 네 칸, 침대 및 칸 보관함, 미니 2단 책장, 종이박스 7개에 꽉꽉 들이찼던 책들이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다니, 책에 대한 부담은 덜었지만 왠지 모를 기쁨을 잃었다.
150권 정도 추렸으니 못해도 50만원 정도는 건지겠지. 마음이 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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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방에 꽉꽉 담아서 근 10kg 17권 62,600원...! 엊그제와 오늘 총 27권에 10만원 정도 나왔다. 흠, 보내기 좀 아쉬운 책이 한두 권 정도 있었지만 이미 꺼내놓은 거 마음에서 떠나보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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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책을 부른다는 말이 맞는 게... 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를 읽다가 저자인 원종우씨가 어릴 때 너무 감명깊게 읽었다는 코스모스... 원판은 집에 있는데 이번에 반양장으로 나온 특별판도 샀다. 왜냐고? 나는 쇼핑왕이니까... 오랜만에 과학책을 사니 기분이 참 좋다. 역시 돈을 낭비하는 데엔 책 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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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너머 편 (반양장) -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15-018. 지적 대화를 위한 넒고 얕은 지식 - 현실 너머편 (채사장, 한빛비즈, 2015)

1. 지대넓얕 현실편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를 간단히 이분법으로 나누고 (채사장 말대로) 후려쳐 누구나 쉽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소설 읽듯이 차르륵 페이지가 넘어가는데 그와중에도 나름 깊이까지 있다. 나같은 무지랭이에게는 결코 얕은 지식이 아니었다. 반대 스탠스의 입장을 생각도 해보고 진짜 내 생각이 무엇인가도 한번 고민하게 만들게 한, 간만에 만족한 독서였다.

2. 오랜만에 별 다섯개짜리 책이 나왔으니, 그 후속작으로 나온 지대넓얕 현실 너머편은 얼마나 기대했겠는가. 현실편이 워낙 잘 팔려서 동네서점에서 찾을 수 없기에 우선 현실 너머편부터 산 재밌는 이력이 있는 이 책, 바로는 아니지만 가까운 시간 안으로 뒤이어 읽었다. `현실 너머`라는 부제가 붙은만큼 앞권과는 확연히 다른 분야를 다룬다.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딱 봐도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놈들이다.

3. 분야가 나와 맞지 않아서일까... 현실 너머로 오자 책이 재미가 없어진다. 철학 입문서를 한참 탐독하던 때가 있던만큼 철학 파트가 재밌으리라는 기대를 저버린다. 현실편과 마찬가지로 현실 너머편도 각 학문을 세 범주로 나눈다. 우선 철학은 `상대주의, 절대주의, 회의주의`로 구분한다. 현실편은 범주가 두 갈래라서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생각이 딱 드는데, 세 갈래로 나누니 은근히 헷갈리고 생각의 줄기가 너무 커진다. 이거 아니면 저거여야 이해하기 쉬운데, 이거 아니면 저거 아니면 그거가 되버리니, 현실편만큼의 난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물론 이는 나의 문제이지만...) 게다가 저 세 줄기로는 철학사를 제대로 묘사하기 힘들다는 느낌도 있다. 억지로 끼워맞추는 듯한 느낌이 있으면서 지대넓얕 특유의 위트도 보이지 않는다.

4. 과학, 예술도 말할 것 없다. 철학과 마찬가지로 이전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말할 뿐이다. 단순히 과학사를 설명하기에는 그 깊이가 너무나도 얕다.(나는 나름 공학도다) 대학 교양시간에 배운 과학사 수업이 떠오를 정도로 부족하다. 아무리 `넓고 얕은` 지식을 표방한다지만 이건 너무 심한 정도다. 예술은 예술사를 훑으면 화가와 작품만 간단히 언급하기에 더더욱 아쉽다. 그나마 완전히 생소한 종교 파트가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종교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이 보면 너무나 부족하다고 하시겠지... 신비는 논외. 왜? 미스터리는 너무나도 흥미로운 분야인데 겨우 4~50쪽에 담기에는 부족하지!

5. 현실편을 꿰뚫던 하나의 개념(경제)이 현실 너머편에서는 보이지 않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다. 후려치는 솜씨는 여전하나 핵심을 파고드는 무언가가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철학과 예술은 각 시대를 지배하는 개념과 패러다임이 지나칠 정도로 자주 바껴 시대의 흐름을 놓치기 일쑤다.

6. 현실편에 비해 너무나도 아쉽다는 거지, 각 분야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최고의 책. 오랜만에 철학 대중서를 꺼내들었다.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마크 롤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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