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출판사 이벤트로 가제본 책을 받았다. 공전의 베스트셀러였던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저자, 김지혜 작가의 신작이다. 전작이 우리 생활에 만연한, 자신도 모르게 생각하고 말하는 차별을 지적했다면, 이번 작품은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책은 “가족은 견고한 각본 같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자유의지로 살아가는 줄 알았던 삶이 알고 보니 트루먼 쇼에 살고 있었다고? 물론 아니다. 우리는 평상시 그것을 못 느낀다. 잠에서 깨어 회사에 출근하고,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여 집에서 쉰다. 주말이면 밀린 잠을 보충한다. 이런 일상에서 각본은 끼어들지 않는다. 각본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가장 안전하게 생각하는 가족 관계 안에서 드러난다.


나는 나인데, 순간순간 부모님이 원하는 아들로서 살아간다. 결혼을 하면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 아이를 낳으면 부모로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다. 물론 나는 이런 견고하게 묶인 가족의 담장 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낸다. 이런 현실은 자연스럽다.


그렇지 못한 이들이 있다. 동성애자 커플, 미혼모, 혼외자 같은 이들이다. 저자는 사회 제도가 보호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이 비정상이라며 밀어내는 사람들을 말한다.


책은 성소수자 문제가 만들어낸 균열을 따라 한국의 가족제도를 추적한다. 저자는 첫 장에서 동성애 허용 법안에 반대하는 “며느리가 남자라니”라는 구호에서, 가족 각본에서 며느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탐구한다. 저자의 결론은 흥미롭다. 며느리가 남자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며느리가 반드시 여자여야 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동성애 커플의 이야기에서 가부장적 가족제도를 지적하는 데까지, 저자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전복한다.


2017년에 출간된 <이상한 정상가족>과 결을 같이하는 책이다. <이상한 정상가족>은 아동의 인권을, <가족 각본>은 동성애 커플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과정은 다르나, 두 책 모두 한국 사회의 가족주의가 만든 문제점을 고발하며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어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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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종목으로 텐버거 같은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수익률이 좀 낮더라도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 두 저자는 자산 배분를 추천한다. 상관관계가 적은 자산군을 보유하고, 종목의 종류와 비율, 리밸런싱 기간을 조절해 전략을 택하는 것이다.


두 저자의 차이는 모멘텀이다. 김동주는 레이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주로 말한다. 자산군의 모멘텀을 고려하지 않는 정적 자산 배분 방식이다. 반면 강환국은 모멘텀을 들여다보는 동적 자산분배를 시행한다.


둘 중 어느 방법이 답이라 할 수 없다. 시장에 신경을 최대한 쓰지 않는 정적 자산 배분(60:40, 올웨더 등)이 내게는 더 맞는 것 같다. 더 다양한 배분 방법을 알고 싶다면 강환국의 책을 보면 된다.


단, 일반 계좌에서 미국 ETF로 운용하는 걸 기본 골자로 한다. 김동주는 책에서 아예 ‘연금계좌에서는 자신이 말하는 올웨더 방식은 할 수 없습니다’라고 일축해버려서 아쉽다. <마법의 연금 굴리기>라는, 자산 배분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추천해주나, 이 책은 올웨더보다 60:40 전략을 취하고 있는 걸로 기억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더 고민해봐야겠다.


자산 배분 전략을 공부하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소개된 모든 전략은 과거의 이력, 즉 백테스트를 기반으로 수익률이 계산됐다. 백테스트는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으니, 이점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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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꽤나 단조로운 생활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나름 열심히 일하고 저녁 늦게서야 퇴근, 바로 운동을 한다. 집에 와서 씻고 30분 정도 책을 읽다가 슥 잠이 든다. 다시 아침이 찾아오고 일어나서 회사로 향한다. 밖에 나가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집돌이고 취미도 많지 않으며 사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적기에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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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단조로움은 작년 여름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심해졌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니 신경이 조금 날카로워지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엄두를 못낸다. 그러니 여태까지 하던 행동만 계속 반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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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롭다고 해서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행동과 식사 루틴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체중도 착실히 줄여가고 있고 책도 어찌됐든 읽어내고 있다 - 물론 작년 하반기부터 독후감은 완전히 멸망 수준 -. 지금까지 나름대로 잘해왔기 때문에 루틴을 비트는 일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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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후배가 이번달 초에 내가 다니는 크로스핏 박스에 등록했으나 두 번 나가고는 깜깜 무소식이다. 매번 바쁘다, 친구와 술약속이 있다, 내일 오후 근무다, 라는 이야기로 출석도장을 못 찍고 있다. 물론 운동이 최우선순위는 아니지만, 당장 3월에 여자친구와 발리에 놀러가 멋진 몸을 보여준다는 - 적어도 군살은 걷어내 슬림바디를 자랑하겠다는 다짐은 어디로 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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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이 아무리 지겹고 남들이 미련하다고 수근수근대도 뚜렷한 목표가 있으면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건강과 다이어트라는 최대의 목표 때문에 심심하고 지루하고 외롭더라도 꾹 참고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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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 루틴을 유지하는 게 굳은 내 의지 때문인지, 아니면 나를 감싼 방어기제인지 헷갈린다. 새로운 일은 시작하거나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게 두렵고 무서워서 ‘나는 인생 최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내하며 한 가지에 집중하고 있어’라는 변명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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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아빠도, 친구들도, 살이 어느정도 빠졌으니 외형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라고 권한다. 그때마다 준비가 덜 됐다고 말한다. 관계에서 상처를 주고 받는 일보다, 혼자 루틴을 계에에에에속 반복해가며 혼자 외로워지는 게 낫다. 상처의 크기가 얼만큼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슬픔을 곱씹는 건 나 혼자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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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런데… 나보다 잘하면 질투하고 나보다 못하면 깔보는, 돌이켜보니 싸이코 같은 기질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취미가 아예 엇갈리면 만나는 데 무슨 낙이 있을까도 싶고… 변태 싸이코인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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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에 반복이 계속되니 한번 우울함에 빠지고나서 그 기운이 계속 되먹임돼 헤어날 수 없었다. 덕분에 책도 잘 못 읽었는데 나름 가벼운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으니 조금 상쾌해졌다. 하정우의 글도 얼마 남지 않아 다음 읽을 책을 골라보았다. 밝고 블링블링한 친구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내 감정을 대변하듯이 <로미오와 줄리엣>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딸려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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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어디서 보고 읽은 내용이지만 책 그대로를 읽은 건 거의 처음인듯. 희극을 읽으려고 했으나 어쩌다보니 비극이 손에 잡혔다. 베르테르는, 연애는 커녕 여자와 눈도 잘 못 마주치는 나로서는 공감하기 어려운 책이었지만 근래에 느낀 감정이 있으니까 조금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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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의 대표 시집인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를 두 달 넘게 읽으면서, 대중적이고 잘 팔리는 시집이어도 나는 이해를 못하는구나, 좌절감을 느꼈더랬다. 그래도 읽어야겠지. 이 시집의 마지막에 발문을 쓴 시인이 얼마 전 작고하신 허수경 시인이다. 무식해서 별세 소식을 듣기 전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시인이었지만 문득 슬퍼졌다. 슬픔 감정을 토대로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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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매월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열다섯 권이 나오는 동안 겨우 세 권 읽은 릿터 15호와, 그래도 꾸준히 읽는 뉴 필로소퍼 5호, 민음사에서 새로 펴낸 비평 무크지 크릿터도 2월까지 함께 한다. 감정의 여유가 되면 정혜신 박사의 <당신이 옳다>도 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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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다섯 권 중 네 권이 문학이다. 내 독서의 기초가 문학이기는 하지만 매년 초는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과학 등 마음이 더 동하는 분야가 많았는데. 책도 결국 루틴에 빠지게 된 건 아닐까. 이게 오늘 잡담의 마지막 줄인데 유독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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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고 들어가기 전 을지로입구역에 생긴 아크앤북 잠시 들렀다. 츠타야서점 컨셉으로 만든 곳이라는데 크게 멋있지는 않다 추워서 뇌정지가 생겼나...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버스가 3분 뒤에 도착한다는 알람을 보고 얼른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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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프라인 서점 구경은 항상 재밌다. 종이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실물성인데, 온라인 서점은 책에 관한 정보와 여러 사람들의 소감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도 책의 실물감을 알 수 없다는 가장 큰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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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에서 나오는 핀시리즈는 모니터상에서는 그냥 몇 바이 몇 사이즈, 몇쪽으로 표시될 뿐이지만 실물을 보는 순간 다른 책과 다른 크기와 디자인에 반해 어머 이건 사야 해를 외칠 수밖에 없다. 책 디자인을 족고 책 사는 걸 소비자의 저급함으로 비하하는 이는, 종이책 그 자체가 감성의 종합체라는 걸 완전히 배제하는 무지랭이일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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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부터 알라딘을 사용했고 왠만하면 인터넷으로 책을 산다. 교보문고가 가까이 있다면 주력 서점을 옮기고도 남았을텐데. 제대로 된 서점 하나 없는 동탄에서는 서점 구경이란 꿈도 못꿀 일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이라도 꼬박꼬박 들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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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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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유지해온 독서기록 포맷을 바꿨다. 기존에는 월별로 어떤 책을 읽었는지 구분했고, 책마다 오름차순으로 숫자를 붙여 달과 해에 얼마나 책을 읽었는지를 숫자로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작년보다 권수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노심초사해 얇은 책 한 권이라도 더 읽으려고 하고(많이 읽는 게 물론 나쁜 건 아니지만 목적이...) 저번 달보다 적게 읽으면 괜한 자격지심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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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달마다 5-6권 정도의 향상성 유지와 한 해의 독서 패턴(1,2월에 대박쳤다가 3월에 바닥으로 곤두박질, 다시 6월에 슬금슬금 컨디션 회복 후 10월에 바닥 아래 지하실이 있다는 걸 깨닳음)을 알게된 건 좋은 일이다. 그러니까, 그런 패턴은 이제 몸이 기억하니 기록에 굳이 나를 맞출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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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에 붙었던 통계를 나타내는 모든 숫자를 지웠다. 책을 덮은 달과 책, 그리고 간단한 별점만 남겼다. 연/월까지 지우면 내가 저때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감정으로 살았으며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달에 몇 권 읽었는지 알 수는 있지만, 구태여 들여다보지 않는 한 모르게 해뒀다. 사실 별점도 필요없는데... 지울까 생각 중이다. 어차피 9년간 얼마 읽지도 않은 책, 그 간단한 인상마저 떠오르지 않는다면 책읽기를 그만둬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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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독서 노트는 디지털화(?)가 완료됐다. 에버노트에 이미 모든 자료가 다 있고, 장문으로 옮기지는 못했어도 손으로 쓴 짤막한 독서노트도 사진으로 찍어 노트에 보관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걸 베어라는 문서앱에 저장해뒀다는 건데... 이놈은 손글씨를 ocr로 인식 못해서 텍스트로 검색이 아예 안된다. 에버노트로 다시 옮겨야 한다. 아,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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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독자는 독서기록 따위는 하지 않는다지만 내 독서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버릴 수 없다. 물론 내 허세와도 직결된 문제기도 하고. 이거 올리면 좀 있어 보이지 않나? 마막 고민하는 척. 11월 권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건 9월과 10월에 게으름 피워서 계속 밀린 책을 겨우 끝낸 것이다. 제대로 된 독후감 한 편도 못 남긴 게 무지의 단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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