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권리 - 디지털 시대의 원형감옥, 당신은 자유로운가?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지음, 구본권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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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로운 서비스들이 나오면서 다시 또 새로운 서비스로 이동을 한다. 그 전의 것들은 자연적으로 도태되고 회사는 문을 닫는다. 사이트는 폐쇄되며, 게시판의 글들은 어디로 간지 모르게 사라진다. 홈페이지 서비스가 처음 나올 때 그 안에서 동기들의 홈페이지와 글을 모았다. 지금은 사라졌다. 다행인 것은 검색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여전히 남아서 꼬리처럼 따라다니는 것들이 있다. 사진들이다. 좋은 이미지면 모르지만 변화하고 바꾸고 싶은데 그러한 사진들이 남아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신경 쓰이게 만든다.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치명적이거나 법적으로 걸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무시하는 것 말고는.

이런 일반적인 사람의 경우 말고,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은 어떨까.

그래서 글을 안남기고 쓰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최근에는 유행처럼 번지는 SNS을 쓰지 않으면 오히려 도태된 사람으로 비추어져서 그런지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사용을 하고, 홍보를 한다. 그것을 통해 서비스를 알리고 자신들의 곡을 홍보하고, 노래를 알린다.

아는 분 가운데 한 분은 전자상거래를 전혀 하지 않는다. 카드 기록을 인터넷상에 남기지 않는다. 컴퓨터 분야의 전문기자로 일을 하면서도 상황에 맞지 않게 자신은 그러한 행동을 한다. 써보고 경험해봐야 할 일임에도 그에게는 보안상의 문제보다 더 큰 것이 없다. 네이트의 개인정보 유출로 얼마전에 사용자 대부분의 정보가 유출이 되었는데, 아마 피해는 없을 것이다. 그분에게는.

인터넷은 네트워크이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나의 정보를 흐르게 하고, 흐르는 다른 정보들을 수집, 열람하고 배포한다. 하나의 생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나의 의도와 다르게 흐를 때는 어떤가.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이것이 바로 문제다.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서버상에 남아서 검색이 되고, 또 다른 형태로 파급이 된다. 좋은 뉴스나 올려두고 싶은 것은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어떤가.

이 책은 여러 이야기들이 어렵게 나온다. 광범한 디지털화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정보가 흐르고 있다. 디지털 메모리의 발전으로 인간의 요구는 계속 커지고 있다.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위하여 계속 저장장치들은 발전하고 그 비용은 더 내려가고 있다. 그러한 욕구의 뒷면에 우리는 버리고 싶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동시에 던져지는 문제이자 질문이다. 구글은 우리의 검색어를 기억한다.

“접근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이 결합되어 인간은 더 이상 과거에서 도피하는 게 어려워졌다. 우리의 과거는 항상 우리를 따라다니면서, 인터넷에 연결된 누군가에 의해 당장에라도 호출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을 마지막 부분에서 논의한다. 디지털 금욕주의라는 말이 등장을 한다. 정보를 줘야 더 서비스를 이용하고 혜택을 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디지털 메모리는 끊임없이 남기도록 요구하고 있다. 정보공개의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 것인가. 디지털 메모리 시대에 한 인간이 온전하게 존중받고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정보만료일 도입에 대한 저자의 독특한 의견을 들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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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 - 최재천 교수와 함께 떠나는 꿈과 지식의 탐험 우리 시대 아이콘의 서재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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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신문의 작은 박스형식으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컬럼이 실린 최재천 교수의 글을 봤다. 내용은 짧지만 많은 생각의 기회를 준다. 그가 마주했던 책, 사람, 동물과 식물, 곤충 등 다양한 세상을 연결한다. 그리고 그의 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사실 다 읽지는 못하고 목록에 있는 상태이지만 어느날 우연히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안에서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인연의 소중함, 시간관리, 독서습관 이 3가지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할 수 있겠다.  

그 중에서 마감시간을 앞 당겨놓음으로 해서 일을 처리한다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다. 쉬운 일인 듯 하지만 마감일이 닥쳐서야 글을 쓰고 겨우 시간맞추거나 늦게 내는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사람에 대한 부분은 또 어떠한가. 책을 만나는 것도 그렇다. 많은 책은 아니지만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친 책들을 그는 만났다. 그리고 관심을 보였다. 돌이키보면 나는 그러한 것들이 얼마나 있었는가. 그냥 넘기고 있을 때 그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다. 책은 그를 또 다른 세상으로 연결시켜주었다고 말한다.  

구슬치기와 과외받던 어린시절, 과학자로서의 성장하기 까지 중학교와 고등학교시절의 방황 이야기, 그리고 재수를 거친 대학생활의 시작과 유학생활, 그 후 한국에와서의 교수생활 등으로 시절이 구분되어지고,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 가지를 파고드는 그의 열정과 집중력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청소년들의 진로와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더불어 그가 읽었던 책들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로 우리는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본다. 내 서재가 아니라 타인의 서재를 통해서 새로운 생각을 갖게되고, 접근할 수 있는 문을 열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 사람의 인연이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들었다고 보는데, 무엇보다 그에 앞서의 그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여긴다.  

어려운 길 보다는 쉬운 길을 택하다보니 학문의 폭이 깊어지고 넓어지지 못하고 우물안 개구리 식이 되었던 세대에서 좀 더 다른 곳으로 들어가서 그 안을 들여다보고, 특히나 그의 관심만큼 다양한 분야를 생물과 동물의 사회와 연계시키며 인간 세상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그의 멈추지 않는 발걸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학문연구와 후학양성에도 앞으로 많은 기대가 된다. 그의 관심사들이 그의 스승이기도한 에드워드 윌슨의 책 ‘통섭’으로 모아지고, 또 어떻게 퍼져나갈지에 대한 관심도 그렇다. 나를 흔들어놓은 책은 무엇이었는가.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무슨 책과 만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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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트 - 섹스, 진화 그리고 소비주의의 비밀
제프리 밀러 지음, 김명주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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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언젠가는 집 앞까지 쓰레기로 넘쳐날 날이 오지 않을까. 선진국들이 아프리카 등 다른 나라에 쓰레기를 넘기고 있는 지금, 자국의 땅에 묻지 않고 다른 나라에 묻기 위해 보내고 있다. 지구환경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빙하는 계속 녹는다고 한다. 문제는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데 있다. 떨어져나간 빙하는 조각조각 나고, 군데 군데 물이 들어옴으로 해서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문제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소비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소비를 위하여 지구환경자원들이 마구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를 억제함으로 해서 그 속도를 늦추고,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다시 복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우리 세대에만 써야 할 자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보면, 상황은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바로 착한 소비를 이야기한다. 소비는 남과 다를 구별시켜준다. 점점 더 과해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과시적 소비를 통해 나의 지위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질주를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데 있다. 저자는 이야기 한다. “인간이 자기과시의 고삐 풀린 질주를 단념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저자는 일말의 희망을 기대한다. 과시적 평판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좀 더 친사회적이고 양심적이고 믿을 수 있는 형태로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말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이 그러하다.

마케터들은 오늘도 열심히 자사 제품판매를 위하여 여기저기 광고를 하고 프로모션을 한다. 사람들은 그리로 몰린다. 남자 여자 가릴 것이 없다. 나를 포장하는데 주저없이 돈을 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사물의 소유에서 우리는 마음을 들여다 보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왜 이같은 소비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인간의 특성을 개방성, 성실성, 친화성 등 6가지로 구분, 그에 대해서 설명하며, 종국에는 지금 있는 곳에서 내가 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그 방법을 연구하다보면 좀 더 건실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를 제대로 돌리는 방법을 찾아간다. 나를 나타낼 수 있는 민주적인 방법은 없는가? 이 책에서는 소비세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소득세가 아니다.

“단기적인 고삐 풀린 소비를 조장하는 소득세에서, 윤리적 투자, 자선, 사회자본, 이웃 간의 정 같은 장기적인 가치를 촉진하는 소비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웬만하면 사지 마라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찾아보라
-친구나 친척, 이웃에게 빌려라
-대여하라
-중고품을 사라
-일반 시장표, 복제품, 낙수 효과 상품을 살펴봐라
-직접 만들어 써라
-동네 공방에 의뢰하라
-새 기술을 사기 전에 3년을 기다려라
-선물로 받아라
-대부분의 소매품에는 과시 비용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진심으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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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네 (양장본) - 황금이삭 1
정현종 지음 / 큰나(시와시학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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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러기에 상대를 통해서 나는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는게 어디 그런가. 배신과 탐욕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나 하나 건사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유혹에 넘어가고 쓰러진다. 상대는 또 어떤가. 그런 허물이 없는 사람을 만나 살 수 있겠는가. 상처받고 아픔으로 얼룩진 삶이 바로 나 자신이다.  

당신을 통해서
모든 게 새로 태어난다, 내 사랑,
새롭지 않은 게 있느냐
여명의 자궁이여. 

(빛-꽃망울 중에서)그런 순간 속에서도 행복은 있나니,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남은 육포로 마시는 맥 주 한 병에서도 찾는다. 시인의 행복은 그러하다. 스스로 내려놓을 줄 알고 물러날 줄 아는 인간세상의 법칙을 모르고 겁나게 달려드는 사람들,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 생명을 읽어보려 한다.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날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경청 중에서) 

가지고 나온 것 없으니 가진 것 없는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 맞는 길이지만 그 길에서 우리는 뭐든 담고 가려 몸부림 친다. 여백이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가 좋은 것이다. 시인은 또 말한다. 사람은 자기를 벗어날 때처럼 아름다운 때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이다. 무엇으로 나를 가두어두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인가를 생각게 한다.   

를 통해 참된 나를 찾는다. 견딜 수 없네를 통해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오늘 하루를 또 만들어간다. 나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의 시 비스듬히에서 그리고 답을 찾는다. 내가 혼자 서 있지 않음을 말이다. 서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되는 것이 또 내게 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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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홈스쿨
고경태.고준석.고은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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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기획이 돋보이는 책이다. 아이들을 동원한 점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만큼 생생한 글들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 이 책을 만들어 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한다면 다소 불만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기회를 통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글쓰기의 방법을 좀 더 터득하고 아이들이 어떤 점에서 어려워하고 무엇이 불만인가를 알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내용이라 여겨진다. 글쓰기의 형식보다는 글을 쓰는 즐거움을 갖게 해주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 이와 달리 강압적으로 공간을 채우게 하는 현실이다. 형식보다는 내용에 집중할 일이다. 글에 대한 재미를 갖도록 말이다. 읽기와 쓰기는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많이 읽어봄으로 해서 자신의 감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만들어져야 그러한 것들을 갖고 글의 구조를 완성시켜나갈 수 있다고 본다.  

은서와 준석 군의 1년간의 노력이 이러한 결실을 맺게 해준 아빠도 참 멋지다. 훗날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책이기는 하지만 실상 아직 내 스스로도 고치지 못하는 부분이 참 많음을 생각했다. 문장 속에 사용되는 반복적인 말투나 지나친 접속사 사용 등 말이다. 능동태가 아닌 수동태 형식의 문장들. 중요한 것은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는 지루한 문장이다. 가르치는 것은 곧 배우는 것이라 하니 써 먹어보면서 내 스스로의 문장력도 길러 보면 좋겠다. 시간투자, 즉 공부가 필요한 일이다. 

쓰기의 소재를 멀리서 찾지 않고 생활 주변에서 찾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특징이고 인상적이다. 마지막 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편지쓰는 부분은 몇해 전에 나도 해보았다. 참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직접 답장도 보내주십사 부탁도 했다. 전화를 통해서나 직접 만나기도 하지만 글은 또 다른 감정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라 여겼다. 저자도 그러한 부분을 실행했다. 아이들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고 그 쓴 글을 고쳐가며 잘 못된 부분이 무엇인가를 지적해주고 있는데, 그러한 부분의 지도가 도움을 준다.  

글을 무엇보다도 지루하지 않아야 하며, 그러기위해서는 솔직해야 한다. 꾸미려고 할 때 거기서 이미 글은 망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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