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이야기 - 자연에게 배운, 영원히 지켜내야 할 것들
이본 쉬나드 지음, 추선영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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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여름, 저녁 모임 갖기도 어려운 시기, 파타고니아 속에서 겨울 등반을 한다. 잠들기 전 더위를 물리기 위해 한 페이지마다 담긴 사진으로 아찔함과 시원함을 맛본다. 파타고니아를 세운 이본 쉬나드의 암벽등반 이야기 속에서 그가 갖고 있는 삶에 대한 태도를 읽는다. 기업가치 탄생의 배경을 편안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짧은 문장 하나하나는 암벽을 오르는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이다. 


모험은 나에게 환경 운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모험을 하면서 자연세계가 없었다면 놓치고 말았을 장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진정한 가치를 지닌 보물은 지구와 태양에서 온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것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30쪽


국내의 한 중소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한 후배는 지금 중국에서 혼자 일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인수한 후 본사가 있는 중국으로 혼자 나가서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이 선택한 것은 아니고 회사 결정에 따라 움직이기는 했지만, 새삼 그는 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을 전해왔다. 그러면서 그는 나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반항아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길 촉구했다. 


마음은 늘 그렇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몸.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는 그런 마음을 다시 흔든다. 친구들과 등반을 하고 암벽에 오르면서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긴 이본 쉬나드. 그는 그러한 자연 속에서 얻은 삶의 가치를 자신이 세운 회사에 그대로 가져다 놓는다. 인간이 망치고 있는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느낀 그는 파타고니아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다. 따라오게 하고 움직이게 만든다. 그의 진실성이 브랜드에 담겼다. 


이본 쉬나드는 자연에서 받은 것들을 자연에 되돌려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리고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고, 불필요한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기업을 환경 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을 구상하는 데 영감을 주고, 해결책을 실행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라는 내용으로 회사 임무도 정했다.


이 책 전반부에서는 암벽 등반 위주라고 하면 후반부에서는 서핑과 바당,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연 속 인간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에 갇힌 답답한 삶을 향한 이본 쉬나드의 이야기는 시원하다. 가까이서 그의 삶과 함께 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정겹게 느껴진다. 여행을 하고 삶을 의지하며 대화하는 친구가 나에게는 얼마나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더그는 인격이 형성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면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진다고 했다. 무언가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게 되면 그것을 돌보고 보호하고 싶어지는 법이다.-167쪽


​한 번뿐인 인생, 구속받는 삶도 구속하는 삶도 아닌 오직 자신의 호기심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즐긴 사람, 이본 쉬나다의 모험은 끊임이 없다. 호기심을 충족하는 삶 속에서 행복을 추구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우리는 어디를 향해 삶의 길을 걷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볼 일이다. 다른 이의 삶 속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마땅히 가져와 볼 일이다. 


더그 톰킨스와 나는 항상 모험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모험에는 항상 위험이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선한 싸움에 나서거나 뜻밖의 기쁨을 누릴 기회를 얻으려면 일부러 문을 조금 열어두어야 할 때도 있다. 우리 두 사람은 인생을 사랑했다. 죽음을 무릅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443쪽


"사람은 유전적 기질을 타고나고 유년기의 경험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들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야. 하지만 사람에게 가장 큰 변화는 열정을 쏟는 활동에 깊이 관여하게 된 후에 찾아온단다. 매사냥, 강해형 무지개송어 낚시, 서핑, 그 밖의 모든 기예들이 네 성격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거야, 그래서 그 사람이 하는 일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416쪽


딸과 함께 자연에서 보낸 시간들, 그 시간들이 인생을 만든다는 이본 쉬나드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인생을 결정하고 방향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부모다. 부모와 자녀가 얼마나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깊은 부모 사랑을 느낀다. 자신을 갖게 만들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며, 어떤 것들을 갖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생각해 보도록 한다. 


580여 쪽이 넘는 파타고니아 이야기는 자연을 접하며 사는 순간 마주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독자를 서늘하게도 하고 시원하게도 만든다. 색다른 정보도 얻을 수 있도록 만들고, 코로나시대에 가보지 못하는 나라들을 만나게도 하고, 공항 탑승구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갖게도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자연을 벗어나 살 수 없음을 생각하게 하고, 더불어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 속에 새기도록 조용히 이끈다. 


모든 기술 진보에는 단점이 따른다. 기술 덕분에 가능해진 일이라고는 더 많은 인간이 지구에 살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모든 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따라서 자연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21쪽


이본 쉬나드는 그의 모험과 여행 속에서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을 함께 담았다. 날씨의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일깨워주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막힌 것은 열려야 한다. 문이 있어야 나갈 곳이 있다. 문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물을 가두고 생명을 가두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한편 자연에 가까운 생활을 영위하면서 검증된 삶을 주도하고 세계에 도사리고 있는 불의와 부정의에 대해 증언하며 내가 가진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이와 같은 악에 맞서 싸움으로써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내가 아끼는 것을 보호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행동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다.-278쪽


제약 조건이 있으면 창의성이 발휘되기 마련이다. 무려 1년 동안 피전트 테일과 파트리지 플라이 훅만 사용하여 낚시를 해보니 심플 브라운 플라이 훅을 이용하는 낚시 기법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졌고 물고기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그 과정에서 더 단순하게 살아간다고 해서 삶의 질이 더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오히려 단순함이야말로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낚시 비결이자 삶을 더 책임감 있게 만드는 비결이다.-479쪽


그간 여러 곳에 실린 글들을 전체적으로 묶은 이 책에는 물론 미발간 된 글도 담겨있다. 마지막 부분은 결국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안된다는 메시지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인공부화된 생명이 야생성을가질 수 있다. 치어를 바다로 내보내지만 살아오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단순함을 강조하는 이유다. 파타고니아는 더 이상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다. 한 번 생산한 의류가 계속 사용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한다. 파타고니아는 리스판서블 컴퍼니다.


파타고니아에서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뒤의 파타고니아의 모습을 떠올린다. 파타고니아가 하는 일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이윤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288쪽


파타고니아는 이제 독자에게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믇는다. 우리가 대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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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이 되는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 소모적인 인간관계에서 해방되는 21일 프로젝트
마리옹 블리크 지음, 조민영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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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 유튜브 영상을 봤다. 지나영 교수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영상이었다. 내용인즉, 체력 배터리가 10%밖에 남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내가 그런 상황과 마주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간 살아온 삶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면서 산 것이 너무 후회스러울 것 같다.


좀 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도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는 있는가. 일에 대해서 그렇다면 사람에 대해서는 어떤가. 만나고 싶지 않은, 혹은 대화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말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가.


만나면 그냥 편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불편한 사람도 있다. 정작 나는 어떤가. 상대가 생각할 때 나는 편안한 사람인가. 그렇게 상대나 나나,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한다면 안 만나면 되지 않나. 관계를 끊는다면 어떤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마리옹 블리크의 <나는 독이 되는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는 관계를 끝내는 기술에 관한 책이다. 상대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쉬운 것은 나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그렇다면 우선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이 책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성격 혹은 성품을 갖고 있는가를 따져본다. 사람 사이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구라도 처음 보는 사람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이 둘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상대의 유형을 파악함으로 해서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상대가 하는 행동에서 마음이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자신의 행동 유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 대응을 하면 된다.


이 책은 나에게 부모의 자녀 양육 태도가 인생 태도를 결정한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사람들 속에서 유난히 밝고 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왜 그런 건지 생각해 봤는가. 부모의 삶이 자녀의 성격을 결정한다. 불안한 증세를 보이는 아이가 있다면 그것이 아이의 잘못 만이 아니다. 그런 습성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저자는 그 지점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준다. 안정형, 혼돈형, 회피형의 특성을 나열하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렇게 하루하루 한 유형씩을 살펴보고 대응전략을 짠다. 21일간의 마음 여행이다. 갈등이 일어나는 원인을 사람의 유형에서 찾는다. 다른 성향의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갈등을 해결하고 안정적인 대화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맞지 않는다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 선 긋기로 정리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임어당은 이렇게 말했다. 삶의 지혜라는 것은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는 데 있다고 했다. 버리는 데 있다고 했다. 없어도 되는 것들을 꾸역꾸역 챙겨, 쓸데없이 끌어안고 살고 있지 않나. 사람 관계는 어떤가. 그도 다르지 않다. 유형에 따라 감정을 통제하고 몸에 독이 되는 것들을 줄여나간다면 좀 더 건강한 내 몸과 정신을 만들 수 있다. 독성을 빼내면 몸에 활기가 돈다.


인간관계에 자신이 없다면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돌아보자. 부모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았는지를 말이다. 어떻게 길러졌는지 질문해보자. 이 책은 3부로 구성됐으며 모두 21일 차에 걸쳐 인간 유형을 기반으로 독성을 빼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방법, 문제 발생 조건과 전략적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 유형에 대한 분류와 일자별 진단할 수 있는 질문은 복잡한 관계를 단순하게 펼쳐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좋은 감정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다른 사람과 자신의 감정을 섞지 말라고 조언한다. 둘째는 상대의 감정에 나의 좋지 않은 감정을 던지지 말라는 것이다. 불똥이 엉뚱한 사람한테 튈 때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흥분하지 않으며, 현재 일어나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마지막으로 권한다.


편안한 호흡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상대의 기분까지 나쁘게 할 일이 있나.


"자기도 모르게 신체적, 감정적 느낌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면 자신에게 집중하라. 심호흡하라. 몸의 긴장을 풀어라(때로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기 자신과 땅의 기운을 느껴라. 당신이 피하려고 하는 이 감정의 파도를 당신 안에서 순환시켜라.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라."-260쪽 중에서


이 책은 각자의 감정을 하루하루 점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일 별로 테스트할 수 있는 지면도 들어 있다. 선을 긋고 유연한 태도를 살자. 공격적 성격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사회와 조직 생활을 위한 조언이기도 하지만 특히 가정 내 가족 간 관계 형성이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관계를 끝내는 게 능사는 아니다. 좋지 않은 것들을 끝내지만, 좋은 것들을 더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상대는 적이 아니라, 아군으로 받아들일 것을 조언한다. 싫은 것들에 대해 싫다고 분명히 말하는 것은 나쁜 게 아니라 좀 더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관계를 위한 '출발 지침서'를 통해 피곤한 관계를 유쾌하게 만들어보자. 그게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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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하브루타 - 창의력부터 사고력까지 아이의 공부머리가 바뀌는
김정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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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것이다.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질문을 받는 것이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마음이 생겨난다. 부모와 아이가 대화로 풀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문제 해결력이 커지기 시작한다. "


세미나나 회의가 끝날 무렵에 주최자 혹은 강연자가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질문이 있는지를 묻는다. 누군가 질문을 해주면 좋겠지만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는 그 시간이 참 어색하다. 재차 질문을 요청하지만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 


물어볼 것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부끄러움이 먼저 앞선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못해서 괜히 핀잔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하지도 못하면서 정작 질문을 한 사람을 향해 속으로 저런 것을 질문을 하나 싶을 때가 있다. 기자 회견장에 있는 기자들은 좀 다를까. 보도자료가 다 배포된다고 하지만 정작 물어봤으면 하는 것을 묻지 못한다. 왜 그런 걸까.


질문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은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아닐까. 인터넷 검색으로 답을 얻는 시대에서 어떻게 보면 질문이 줄어드는 게 당연할 수도 있지만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얻는 삶의 지혜 외 비교할 수 있을까. 


질문은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 


<창의력부터 사고력까지 아이의 공부머리가 바뀌는 K-하브루타>는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지혜라고 전한다. 저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지혜 톡톡'이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앱을 만들었다. 사진을 선택하고 주어진 질문에 대해서 사회 현상에 대해서 자녀들이 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저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대화가 열리고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15개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얻을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때다. 언제까지 우리는 객관식 답을 쓰는 일에만 집중할까. 오직 점수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려면 대화와 토론문화가 형성이 되어야 한다. 독단적인 결정으로 만들어지는 사회가 아니라 대화와 토론이 만들어가는 사회를 기대하려면 교육부터 변해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자녀와 부모 간 대화를 해야 한다. 


점점 사라지는 대화, 살려야 한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해야 한다.


"거의 모든 수업이 대화와 토론으로 이루어지는 유럽 국가에서는 수업이 곧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과정이 된다. 교사가 문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은 친구들과 대화하며 여러 답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가장 좋은 답을 제시한다. 이런 교육을 10년 이상 받으면 문제 해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그러나 한국의 학교는 이런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할 수밖에 없다."


체계적인 부모교육을 위해 K-하브루타를 구상했다는 저자는 비판적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기를 바란다. 나의 생각에만 갇혀 사는 시대에 자녀들이 좀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로운 부모가 되는 일이 급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각각의 챕터를 통해 인성발달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며, 자녀와 나눈 대화법을 공개한다. 간단 명료한 내용이어서 쉽게 읽힌다. 다만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저자의 주장에서 크게 색다름을 느끼지는 못했다. K-하브루타라는 거창한 제목과 달리 스마트폰 앱 소개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어른들이 좀 더 분발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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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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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힘든 세상, 미국은 그 와중에 한 흑인 시민의 죽음으로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숨을 쉴 수 없다는 사람의 말에 경찰은 왜 귀 기울이지 않고 8분 여가 넘는 시간 동안 목을 조르고 있었을까. 어떤 잘못을 했길래 그토록 이미 숨이 넘어간 상황에서까지 조르던 발을 떼지 않았던 걸까. 


<하케 씨의 맛있는 가족 일기>를 쓴 악셀 하케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의 책이 2017년에 출간되고 국내 번역본이 쌤앤파커스에서 나왔다. 그간의 책이 좀 유쾌한 내용이었다면 책 제목이 이전과 다르게 무겁다. 삶의 태도에 대한 의문을 담았다.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혐오와 무례를 수집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들여다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절과 상식이 있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다. 그러기에 더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켜야 내 것을 지킬 수 있다. 상대의 것을 존중해 줄 때 비로소 내 것도 존중받을 수 있고 지켜낼 수 있다. 상대의 것은 함부로 하면서 내 것을 지켜달라고 할 수는 없다. 


현실은 다르다. 반인격적인 대우와 공격이 문제를 일으키고 분란을 만든다. 가정과 사회는 우리 삶의 무대다. 무대는 순서가 있다. 질서가 있어야 제대로 공연을 할 수 있다. 막무가내로 행동해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이런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다. 잘 지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순서를 어기고 맘대로 하려고 한다. 무례한 사람들이다. 무례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불행한 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할 때 우리는 더 큰일을 잘 해낼 수 있다. 


지금, 이 시대는 예절과 상식이 지켜지고 있는가. 기본에 충실한 사회인가. 어린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말을 듣지 않는 어른들이 많다. 


남들이 잘못한다고 무례하다고 같이 그 춤에 동조하며 살 수는 없다. 좀 더 다른 대응 방식이 필요하다. 악셀 하케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꺼내놓고 무례의 개념과 인간의 삶의 태도를 풀어놓는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그의 이번 책은 그가 지금까지 쓴 책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다. 어떻게 보면 르포 형식의 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간은 서로 다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차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콰메 앤터니 에피아


기본예절과 타인에 대한 예의가 지켜질 때 우리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가져와 품위를 정의하고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강요하지 않는다. 비교해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디지털 공간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가져와 이해를 돕는다.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주는 의미가 뭔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별력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구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불필요한 감정을 내세워 현재 내가 해야 할 일을 망치는 일을 하지 말기를 권한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길 당부한다. 맞는 말이다. 거짓이 더 진실처럼 보이고 거짓이 더 빨리 전파되는 세상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이것을 극복할 수 있을까. 악셀 하케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잘못한 일에 대해 처벌받고 잘한 일에 대해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면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처벌받지 않는 사회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리고 때로는 그런 일로 끌어들인다. 


품위 있는 삶은 어떤 삶인가.


우리는 이 책을 시작할 때만 해도 품위라는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었다. 그런데 여기까지 다다르니 그 개념에 조금은 가까워진 듯하다. 한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하는 행위라고 말이다. 아니면 살을 좀 더 붙여서 이렇게 표현하는 건 어떨까. 품위란 다른 이들과 기본적인 연대 의식을 느끼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생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라고, 또한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크든 작든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며, 이를 일상의 모든 상황 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208쪽


우리가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우리는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책임을 져야 한다. 인간으로서. 그리고 질문을 해야 한다.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들을 의심하고 반문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우리 모두 함께 생을 공유하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것, 그러한 일을 향해 함께 나아갈 때 우리는 무례한 시대를 좀 더 품위 있게 건너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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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임승규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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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르다. 이런 책이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7분이 공동으로 썼다. 경제, 교육, 부동산 등 우리 삶의 영역에 긴밀한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한 현황과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을 진단했다. 7개 영역에 대한 전문가들이 진단한 상황을 살펴보고 내일의 삶을 찾아보자.


이 책의 장점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우리가 대응하고 따라갈 것인가에 대한 진단과 예측이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카테고리를 빠르게 살펴봤다는 점이다. 다만 예측과 진단에 있어서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예측을 하고 진단을 한다면 뭔가 명확한 결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니다. 인간이 하는 일이니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장담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필자는 코로나19가 머지않아 진정되고 세계 경제도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버냉키와 비슷한 입장이다. 하지만 루비니처럼 대공황 '급'의 경제 파탄을 예고하는 학자도 적지 않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다른 대안으로 '회색 지대'도 가능하다. 버냉키처럼 지나치게 낙관적이지 않고, 루비니처럼 지나치게 비판적이지 않은 상황 말이다."_-282쪽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 부분은 교육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도 관련이 있는 일이기도 하다 보니 더 관심이 간다. 부동산시장이나 경제 부분은 국가적인 일이거니와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변동폭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교육은 직접적인 영향권 내에 있다. 사업을 하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교육'이라고 하면 달러 빛을 내서라도 가르친다고 하지 않는가. 구시대의 말이기는 하지만.


두 번째는 역시 한중일,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전파를 두고 대립하고 있으며 여전히 논쟁 중이다. 중국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미중 힘겨루기는 이 코로나19후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이 같은 대립은 미국이 시작한 일이다.


"달러 패권이 모두를 위한 것이고 달러의 가치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는 이 오래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때가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의료, 보건 부분에서 노출된 취약성뿐 아니라 미미한 사회안전망은 미국 사회를 향후 수년간 전례 없는 혼란으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악화되는 가운데 반세계화 파고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달러 패권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다."-60쪽


새로운 변화를 맞는 지금, 이전의 방식대로 삶을 구현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흐름에 맡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끌어야 한다.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을 풀어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새로운 길로 나서기 위한 질문이다. 이전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파고를 넘기 위해 새로운 길로 나설 것인가. 


분야별 전문가들이 나서 질문을 던지고 짚어본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혹은 관심 갖는 분야에 대해서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맡기기보다는 이끄는 삶이 더 유익하지 않겠는가. 저자들은 그런 면에서 최선을 다해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을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는 가장 희망적으로 예측할 때 수개월 만에 끝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미 공급망 등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향후 공급망과 판매망을 재설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92쪽


이제 우리는 우리 사회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새삼 느꼈다. 한 사람만 잘해서 될 것이 아니라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배운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방어막을 준비해야 한다. 점점 더 세지고 강해진다. 인간 사회의 균형이 깨짐으로 해서 일어난 이번 일은 또다시 우리 삶을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미처 생각하지 못한 혹은 무시했던 삶의 방향을 틀어놓았다. 이 책을 읽는 것은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좀 더 생각해보고 길을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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