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개청춘 - 대한민국 이십대 사회생활 초년병의 말단노동 잔혹사
유재인 지음 / 이순(웅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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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다. 아픈 청춘,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시원하게 쏟아놓는다. 백수탈출해서 직장을 잡았지만 꿈꾸던 직장은 그렇게 만만한 곳도 아니고 정이 넘치는 곳도 아니다.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게임장이기도 하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한 직장인의 생존기, 나름의 필살기가 솔직하게 그려져 있는 책이라 본다. 직장에 들어가 고분고분하며 후배로서의 역할을, 막내 사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도리지만 그러한 복종의 강요에 따르지 않고 기죽지 말고 살아가자는 것으로, 청춘에게 위로를 보내는 내용들이라 여긴다. 회사내 실무담당자의 일처리와 작업방식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는데 직장상사와의 관계, 가정과 직장, 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의 거리, 자신이 읽고 소화한 책들을 등장시키며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이끌어간다.

내가 처음에 회사생활을 할 때 의아했던 것이 그거였다. 세상에는 그렇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 같던 권위주의 지역주의 남성우월주의라는 것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물리치는 게 바로 갑을 관계였다. 내가 자본주의 물신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리얼하게 느꼈던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돈을 주고받는 갑과 을의 관계 아래서는 모든 가치가 재편됐다.

청춘의 시각에서 바라본 직장풍경과 사회생활을 단편들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가 공격하는 대상이 독자 자신은 아닌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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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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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붙잡아두는 데에는 감각 경험을 충실하게 기록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우리가 보는 것을 나열한 자료는 예술이 되지 못한다. 오직 선별을 할 때에만, 선택과 생각이 적용될 때에만 사물들이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124페이지. 

 흔히 말하듯이,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모두 희극적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중요한 외과 수술을 하는 의사를 비웃지 않는다. 그러나 수술을 끝낸 뒤 집으로 돌아가서 거만하게 의학적 은어로 부인과 딸들을 으르는 의사는 비웃을 수 있다. 우리는 지나치고 어울리지 않는 것을 비웃는다. 자신의 과대평가하는 왕, 능력이 권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왕을 비웃는다. 인간적 본성을 잊고 특권을 남용하는 높은 지위의 권력자들을 비웃는다. 

136페이지.
 

이 부분을 읽어가면서 저자의 생각과 글쓰기에서 아, 이 분의 감각이 이렇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잘 알려져있고 많은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은 길지 않은 문장들이지만 저자의 글쓰기와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교양있는 책이다. 최근 벌어진 개그맨과 국회의원간의 고소사건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뭔가 웃어야 할 때 제대로 웃지 못하고 자신의 처지에 따라서 생각하는 바, 그렇게 밖에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도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을 저자는 글을 통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심각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게 말이다. 저자의 다른 책들로의 접근을 쉽게 해준다. 공항에 가기라는 제목을 단 내용도 공감하는 바 컸다. 남자와 여자의 심리와 그 차이, 글쓰기에 대한 부분도 짧지만 글이라는 것이 어떠해야 하는 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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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봄나무 사람책 2
김성수 지음, 김호민 그림 / 봄나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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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이라는 이름은 들어보고 대강을 알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묻는다면 대답할 것이 제대로 없는 아는게 너무 없다. 뭐 한 것인지. 그래서 문득 이 작은 책으로 일단 시작을 했다. 더 알아가기 위해 많은 책들을 남겨두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앞선 이들의 수 많은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1900년대를 들어서면서 소용돌이치기 시작한 우리 땅의 역사 그리고 6.25 이후 우리 나라의 정치상황들.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그 속에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희생들이 있었다. 다 열거할 수 없는 일들이지만 그러한 시대의 아픔에 쓰러지지 않고 굳건히 일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 사람들의 저항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룩해왔다. 지금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이 작은 책을 통해서 느낀다. 함석헌 선생, 그는 고인이 되었지만 그가 남긴 사상, 말들을 따라가봐야 할 일임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낀다. 감옥을 들어갔다 나갔다하면서도 ‘하늘의 생명을 받은 존재답게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라’고 당부하는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함석헌, 이 땅의 평화와 사랑을 위해 일생을 다한 고인의 삶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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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편지
마야 안젤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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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세가지 중요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인종차별을 이기기 자신의 자리에선 한 사람의 이야기인데, 솔직하라는 것, 그리고 상대에게 미소를 보이라는 것이고 마지막은 용기이다.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어떠한 형태로든 숨기거나 피하려 하지만 그것은 문제해결을 하지 못한다. 직접적으로 맞부딪혀 이겨야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각자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다보면 상대를 볼 수 없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지점이 여기에서 시작된다. 상대게에 미소를 보여, 상황을 잘 이끌어갈 수 있다.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숨김없이 꺼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자, 저자는 용기있는 태도를 통해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보여주고,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하는 것이 좀 더 삶을 깊이있게 가져갈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  

“천박한 문화를 묵인하면 무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우리의 미래가 흔들리고 무너진다. 그래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는 미래를 용감하게 직면할 수 있는 현명한 머리와 용기가 있다.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시대, 이 공간에 대해 책임을 지자. 선조를 공경하고 후손들에게 걱정거리를 물려주지 않으려면 예의 바르고 용감하며 선한 미국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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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에게 드리는 글 이오덕 교육문고 3
이오덕 지음 / 고인돌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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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글을 머리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삶을 그대로 쓴다. 그래서 아이들의 글은 싱싱하다는 느낌이 들고, 아이들을 시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거짓 꾸미기와 비참한 흉내 내기를 글짓기 공부라하여 하고 있으니 가슴 아픈 일이다.  

아이들의 생각을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이 망치고 있다. 정해진 대로 답을 요구하고 거기에 벗어나면 답이 아니라 고쳐쓰게 한다. 질문에는 이상한 것이라고 답을 피하거나 답에 맞는 질문을 또한 요구한다. 거기에서 아이들의 순수성은 사라지고 무한히 커나갈 수 있는 잠재력은 막히고 마는 것이다. 어찌해야 하나, 이 노릇을, 반복의 세월을 말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키워주기 위한 부모들의 태도에 대해서 질책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길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가 아니라 마음을 가르치는 일에 더 앞장서야 할 일이다. 이오덕 선생은 이 책에서 그 점을 강조한다. 말에 대한 교육 또한 빼놓지 않고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은 어떤 아이라도 그 스스로 끝없이 자라나고 뻗어나갈 재주와 힘을 그 몸속에 감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나지 못하는 것은 모두, 뻗어나가려고 하는 그 싹을 어른들이 짓밟아 버리거나, 비닐로 덮어씌워 숨도 못 쉬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기는 매일 매일 써야 한다고 하고, 쓰기를 강요하고, 책을 읽고 무조건 남기라고 한 잘못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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