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울대 글쓰기 특강'
박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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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은 사람의 첫인상과 비슷한 면이 있다. 첫인상이 좋으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가 쉽다. 물론 첫인상은 관계의 초기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따뜻함이나 신뢰감 등이 더 중요해진다. 글로 치면 주장하는 핵심 내용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문장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는, 독자의 관심을 끌어 글을 계속 읽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첫 문장 쓰기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둘 중 하나다. 독자를 사로잡을 만큼 잘 쓰거나, 아니면 첫 문장에 연연하지 않을 정도로 글에 강력한 주장을 담는 것이다."-249쪽


​서울대 박주용 교수의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는 기존의 글쓰기 책과 다른 관점에 있는 책이다. 기본적인 흐름은 같지만 단지 글을 쓰기 위한 것에 치중된 게 아니라 목적이 있는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글을 쓰다 보면 앞 문장이 잘 나올 때가 있지만 나가는 문장이 형편이 없을 때가 있다. 끌어들이는 첫 문장이 약하면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보는 사람을 늘릴 수 없다. 그래서 첫 문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연습해서 된다고는 하지만 사실 쉽지 않다. 첫인상을 바꾸는 게 쉬운가. 첫 문장이 좋아 다음 문장을 읽으려고 하는데 내용이 갈팡질팡하면 글의 맥을 잡을 수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균형 잡힌 혹은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표현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은 독자를 설득하는 방법을 찾아가도록 한다. 남의 글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담은 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독자를 끄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거기에 문장의 구조를 갖춘다면 더할 게 없다.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이나 보고서를 평가하는 기준은 독창성이다. 새로운 주장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점이다. 


​논문을 쓰거나 보고서 등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어떻게 갖춰야 하는가. 특히 대학생들의 경우 글쓰기 훈련이 안 되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대학이 그러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교육은 없다. 일반적 서론-본론-결론의 구조 속에서 어떻게 남과 다른 주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순서대로 챙겨야 할 문장 구조를 이야기하며 본문 속에서 글쓰기 트레이닝 코너를 통해서 실습과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전 글쓰기를 수업을 진행하는 저자의 현장 이야기가 흥미롭다. 학생들의 실제 사례들도 만나 볼 수 있다. 


​"개요가 어느 정도 잡히면 초고를 쓰게 되는데, 주장과 근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면 디자인이 필요하다. 초고를 쓰는 과정에서도 수시로 퇴고가 필요하다. 문장 수준에서는 물론 전체 논의 전개 구조에 대한 퇴고도 일어난다. 초고는 도처에 다듬어야 할 부분과 부분들 간의 연결을 더 매끄럽게 하는 작업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주장을 중심으로 전체 구조가 갖추어진 상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초고가 완성되어야만 일단 주장하는 바가 분명히 드러나고, 스스로 독자가 되어 비판적으로 읽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214쪽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 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는 글쓰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이야기하면서도 특히 설득을 위한 문장 구조를 만드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여덟 개 챕터로 이뤄졌다. 7주 차의 강의와 1주 차의 평가 형식의 강의 과정을 밟은 느낌이다. 글쓰기 책답게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다. 


왜 우리는 글을 쓰는가,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첫걸음, 자료 수집부터 요약정리까지 등 피해야 할 문장과 글에 힘들 주는 여러 가지 기법 등 글쓰기를 디자인 설계 과정으로 비유하며 문제 발견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저자의 글쓰기 강의로 초대한다. 


​일단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타인의 글을 읽어보는 것도 글쓰기를 위한 첫걸음이다. 무엇이라도 한 발을 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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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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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구분을 어떻게 했을까 궁금했다. 본문 내용이 깔끔하다. 저자가 누군가 했더니 김성희다. CEO 리더십을 연구해온 분이다. 회사 경영자들의 마인드를 연구해오고 직장인들의 조직 문화에 대한 인터뷰를 해 온 결과들을 엮어 낸 솜씨가 이 책 안에 들어 있다. 딱 생각난 게 깔끔하다는 것이다. 아하, 이런 차이가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하라는 대로 일을 하던 올드보이가 있다면 왜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를 먼저 되묻는 세대가 있다. 자기 일만

하고 퇴근하는 세대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세대는 꼰대 세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이별 문화별로 베이비부머 세대, X세대, MZ 세대로 구분해서 그들이 일하는 직장에서의 문제해결 방법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조언을 담았다. 이해 못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다시금 떠 올리며 왜 그렇게 했는지, 왜 그런 모습을 보였는지 짚어봤다.


"X세대는 개인주의 세대로 고립무원이다. 마음을 풀어헤치고 이야기할 곳도 없다. 자급자족, 자력갱생이다. 잘하면 선배님, 후배님 덕분이고 못하면 자신을 탓한다. 인어공주가 다리를 얻기 위해 마녀에게 목소리를 준 것처럼, 이들 역시 직장에서 버티기 위해 목소리를 버렸다."-107쪽


"MZ 세대는 불가측성을 싫어한다. 느닷없는 보고나 채근은 질색이다. 반면에 온라인 보고는 자신들이 준비된 시간에, 준비된 자세로 임할 수 있고, 바쁜 일이 있으면 우선순위를 조절할 수 있다. 편한 시간을 선택해 지시사항을 열어보고 보고사항을 답할 수 있는 주도성 면에서도 안정감을 준다. 또 한 가지 온라인 보고는 '증거'가 남는다.-137쪽


"기성세대는 이른바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일단 쥐를 잡으면 유용하다)'식으로 수적 세 불리기의 결집력이 우선이었다. 반면에 이들을 정체성 강화를 통한 소규모 응집력을 더 중시한다. 노력에 따라 층층의 위계를 구분하는 게 정의라고 생각한다.-89쪽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보는 관점도 다르고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같은 조직 내에서 이 같은 구성원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일을 풀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대에 대한 이해와 일을 푸는 방식에 대해서 먼저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책은 조직 문화를 풀어가고자 고민하는 리더들을 위한 세대별 대응방법에 대한 가이드북이다.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어느 날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이해되지 못하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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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더 저널리스트 : 카를 마르크스 더 저널리스트 3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영진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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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와 조지 오웰에 이어 나온 마르크스.

한빛비즈가 더 저널리스트 시리즈 세 번째로 마르크스를 소개했다. 편집자의 선택이 왜 마르크스였을까. 위험한 선택은 아니었을까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다. 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지금은 생각하기 어렵지만 한때 보지 말아야 할 책, 혹은 보지 못하게 한 책이 마르크스에 관한 책이 아닌가. 숨어서 보고, 돌려서 보고 복사해서 본 책이 마르크스다.

시대가 바뀌고 금서였던 책들이 풀리는 시대를 맞이하며 마르크스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토의가 이어졌다. 2020년 지금, 자본 시장에 대한 마르크스의 생각과 노동에 대한 생각을 당시의 그가 쓴 글을 통해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1818년에 태어난 그가 쓴 글, 1848년의 글을 지금 읽어도 다르지 않은 현실감에 놀랐다. 시장을 바라보는 눈과 당시의 노동 현장의 상황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책이 <더 저널리스트 카를 마르크스>다.

"노동 계급은 자연을 정복했습니다. 이제 인간을 정복할 차례입니다. 성공하는 데 거창한 힘은 필요치 않습니다. 평범한 노동자 개개인의 힘이 조직화되어 노동 계급이 전국적으로 단합해야 합니다. 노동자 회의가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목표가 바로 노동 계급의 조직화입니다."-102쪽, <카를 마르크스> 중에서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17편의 기사와 임금노동과 자본에 관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중국과 영국 등에서 일어나는 노동문제에 대한 그의 시각을 만나보고 임금노동자와 임금과 자본의 관계에 대한 생각들을 통해 우리가 지금 접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점을 연결해볼 수 있었다.

지금이야 참고할 자료도 많고 즉각적으로 정보를 구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시의 상황은 어땠을까. 세상을 넓게 보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어렵게만 생각하거나 혹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마르크스지만 사실 아는 게 없다. 제한된 정보이기도 했고, 사실 일반인이 관심 갖고 들여다볼 만한 주제나 이야기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십 년 전의 이야기를 다시 들여다보고 이야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반적인 경기 변화에 따라 노동자와 고용주 간의 상대적 지위도 변하는 게 마땅하다. 변화가 급작스럽기는 했지만, 그 결과 수많은 파업이 시작됐고 더 많은 파업이 계획되어 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파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파업도 계속될 것이다. 임금을 올려줄 여력이 없다는 공장주의 주장에 대해 노동자들은 식량 구하기가 점점 저 어려워지고 있다고 답할 것이다. 양측의 주장 모두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이렇다. 경기 침체가 오래가게 되면 노동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될 것이고, 인력 감축 앞에서 헛되이 저항하다가 이내 실패하고 말 것이다. 노동자들의 활동은 곧 정치 영역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파업을 통해 생성된 노동 조직들은 매우 가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87쪽

한 사람이 남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그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획이 돋보인다. 당시 파업의 상황이 어떠했으며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마르크스의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아티클을 찾아내고 그것을 다시 정리 편집한다는 것은 쉬운 듯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을 엮고 옮긴 이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책이라 생각하낟.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마르크스의 책이기도 하지만 편집자의 기획이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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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코노미 - 돈도 벌고 세상도 바꾸는 밀레니얼 경제 공식
크레이그 킬버거.홀리 브랜슨.마크 킬버거 지음, 이영진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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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그 길을 걸어오는 동안 많은 장애를 겪었다. 우리가 사회적 기업가로 보낸 지난 20년간 배운 것이 앞으로 평생 배울 교훈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우리는 사람들이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에 필요한 청사진과 도구를 전해주고 싶어서 이 책을 쓰기로 한 것이다."-52쪽


기업의 역할은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판 대가로 돈을 버는 데 있다. 그리고 사회 공헌을 통해 소비자들이 구매한 제품에 대한 이익을 다시 환원하는 것도 새로 추가되고 있는 기업의 활동이다.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이런 흐름으로 넘어가고 있다. 다만 활동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떤 기업은 직원들의 동아리 차원에서 진행하기도 하지만 기업이 아예 계열사를 만들어 사회봉사와 사회적 경제활동 지원을 해나가고 있다. 무엇을 하든 하지 않는 기업보다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새로운 기업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출범시키는 데 있어 ‘목적’은 ‘브랜드’나 ‘사람’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될 것이다.-111쪽


단지 물건을 팔기 위해 광고를 하는 것이 마케팅의 역할이었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 기업의 브랜드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넓히는 것이 사회 공헌활동이다.


"버진은 이제 막 출발점에 섰다. 우리는 이제껏 가장 시급한 사회 환경적 현안으로 여겨지는 분야에 영향력과 재정적 기회를 창출할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일에 주력해왔다. 버진은 전문성과 대중적 인지도로 이익을 가져다줄 조직들에 투자를 고려해왔다. 그동안 우리는 신출내기 기업가들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도왔다. 또 사회적 양심을 가진 새로운 사업체들을 위해 자금과 인력을 지원해왔다. 우리는 버진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이나 투자자들을 경유한 경우에도 가능하다면 지원하려 한다. 특히 젊은 기업가들이 새로운 회사를 일구는 것을 도울 때 우리는 신이 난다. 결국 그들이 내일의 리더다."-213쪽, < 위코노미> 중에서


의도적으로 좋은 뉴스를 내보내 나쁜 이미지를 감쇄하고 덮어버리기도 한다. 기업 오너의 부도덕한 경영에 관한 이미지가 있을 때 사회봉사 활동과 같은 뉴스를 만들어 낸다. 기업 홍보 마케팅팀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의 위도를 눈치 못 챌 만큼 어리석지 않다. 한두 번이면 모를까. 그렇게 반복적으로 한다면 누가 믿어줄 수 있을까.


이렇게 앞뒤로 이익을 따지지 않으며 순수한 목적으로 활동할 수는 없을까. 기업이 돈을 버는 데 그 목적을 두지 않고 인류의 행복과 가치를 추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한다면 기업의 브랜드를 소비자는 어떻게 인식을 할까. 일시적인 홍보가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기업 브랜드는 상승한다.


기업가들은 항상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애쓴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마사이족을 통해 우리는 통념에서 벗어난 사고에서 최고의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화이트보드나 비싼 컨설팅 그룹은 필요하지 않다. 지금 나는 신제품을 창출하거나 사업 솔루션을 내기 위해 케냐로 날아가라고 제안하는 게 아니다. 다만 위코노미 혁신가들은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141쪽


기업의 활동과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사례들을 선보이며 새로운 경영 현장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사실상 두 제품의 품질과 가격이 유사하다면 브랜드의 사회적 목적이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큰 동기로 작용하게 된다. 이제 음료 캔을 쥐고 있는 브리트니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끄는 요인이 아니다. 에델만의 연구에 따르면 2008년 이후부터 사회적 목적이 다른 구매 요인들을 꾸준하게 앞질러왔다. 지금은 심지어 디자인이나 브랜드 충성도보다 사회적 목적이 우선시되고 있다. 나는 이런 현상을 우리의 협력사들에게서 목격해왔다.”-176쪽


크레이그 킬버그, 홀리 브랜스, 마크 킬버그가 함께 쓴 위코노미는 기존의 전통적인 마케팅이 보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돈도 벌 수 있게 하는 위코노미 개념을 도입, 설명하면서 독자의 참여를 촉구한다. 사회적 대의를 도모해야 한다는 개념인 위코노미가 지금과 같은 시대에 필요한 이유와 실행 방법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에 적합한 사회적 사명을 찾아서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게임들은 게임을 개발, 보급함으로 해서 회사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회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들이 있다.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해소할 수 있는 길은 있는 걸까. 사람에게서 찾아봐야 한다.


다양한 ‘위’를 통해 사회적 사명을 다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오늘 하루의 삶을 재점검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자. 세 명의 저자가 번갈아가며 공동 집필한 이 책은 각자의 경험들이 한 곳으로 집중된다. 지역사회가 경제적 자급이 가능한 집단으로 만드는 길을 찾아간다. 많이 버는 게 아니라 함께 사는 길을 찾는 게 모두가 가야 할 길이다. 지역적 빈부의 차가 점점 커지는 요즘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많다.


본문 중 각 영역별 다양한 수치와 그래픽은 일목요연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직장인들의 행복이 결국 경영과 연결되고 있음을 느끼는 대목도 있다. 경영책임을 쥐고 있는 리더들이 눈여겨볼 부분이다. 직원의 행복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다.


우물 안에 갇혀 지내서는 세상을 볼 수 없다. 안에서 놀지 말고 좀 더 큰 물에서 노는 것은 생각의 차이에서 온다. 결과의 차이를 이끄는 것은 실행력이다. 그냥 이뤄지는 게 없다. 이 책이 증명을 한다.


“당신도 우리처럼 할 것을 강력하게 제안한다. 사업체의 입장에서 밖으로 나가 ‘당신을 완성해 줄’ 고리들을 찾으라고 말이다. 이미 지식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서 청년들의 발전을 도와줄 수 사람들을 활용하라.”-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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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바침 - 결코 소멸되지 않을 자명한 사물에 바치는 헌사
부르크하르트 슈피넨 지음, 리네 호벤 그림,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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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만 가는 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다. 


보지 않는 책들이 더 많다. 기억도 나지 않는 책들이 더 많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구하게 된 책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책들도 더 늘어났다. 빌린 책도 있다. 언젠가 보면 줘야지 했던 책이 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다. 신문지로 책 커버를 만들어 보던 책도 있다. 남들이 책 제목을 보면 안될 것 같아 지하철에서 보던 책이다. 


드러내고 읽고 싶은 책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책도 있다. 광고를 보고 사서 후회한 책도 있다. 누군가의 소개로 구입한 책인데 너무 잘 샀다고 생각한 책도 있다. 내가 읽고 남에게 준 책도 있다. 한 권을 사서 읽고 같은 책을 사서 준 책도 있다. 제목만으로 구입한 책도 있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다가 아예 구입을 한 책도 있다. 


나도 이런저런 사연을 들어 이야기할 만한 것들이 많은데 나는 왜 이런 책 이야기를 뭐하는거야. 내가 쓴 책이 아직 없어서 그런걸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독서의 길은 끝이 없다. 끝날 것 같으면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이 있다. 책은 그렇게 다 왔다가 생각한 목적지를 계속 해서 변경하게 한다. 아니 그게 아니라 처음부터 목적지는 없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으면 종착역을 계속 더 뒤로 미루는 그 누군가의 계략인지도 모를 일이다. 수직으로 올라가다가 다시 수평으로 가면 끝이 없다. 책은 인류 문명의 발달을 이끌었다. 읽고 쓰는 일을 재촉했다. 


그렇게 오늘의 삶 속에 책은 깊이 스며들고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그 자리를 내주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삶의 여유를 갖게 하는 게 또 책이다. 간접적인 체험을 하게 하고 가보지 않은 세상,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느라 바쁘다. 바쁘지 않은 게 인간이다. 바쁜 척하고 살 뿐이다. 


종이책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큰 저자의 책 이야기다. 충분히 공감하는 저자의 독서력과 책에 대한 애정과 애착은 나의 독서 경험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람에게는 첫 인상이 있듯 책도 그렇다. 처음 책을 만져보고 그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어떠했는가를 생각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 기분을 아주 생생하게 느낀다. 처음부터 남과 다른 존재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도대체 이 사람 누군가. 1956년 독일태생의 저자, 못하는 게 없다. 직접 글을 쓰고 소설을 썼다. 문학상도 받았다. 


“읽힌 책은 그것을 읽은 독자가 살아온 삶의 일부이다. 심지어는 아주 중요한 장의 특별한 한 단락이 삶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 독자가 가장 머물러 있고 싶어 했던 부분, 가장 편안함을 느낀 부분이었다면 언제나 그렇다. 모든 텍스트는 언어로 이루어진 세계이다. 이와 동시에 독자에게는 그 세계를 여행한 기록이다. 그러므로 이따금씩 그 여행을 회상하귀 위해서라도 읽힌 책은 여행 기록처럼 보관될 필요가 있다. 여행 기록들이 다 그렇듯이 기억을 생생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163쪽


을지로에 새로 생긴 서점이 하나 있다. 어느 날 방문을 했는데 책 한쪽 벽면을 파란색 커버의 책들로만 진열을 했다. 파란 색 계열인데 다양하다. 소설, 그림책, 경영서 등. 그렇게 책 표지의 색으로만 책을 진열하니 인상이 강렬하다. 그렇게 책을 표지의 컬러로 구분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신에게 다가온 책들의 다양한 인상으로 나눠 분석을 한 사람도 있다. 후자의 경우가 저자가 쓴 <책에 바침>이다. 


“여기저기 책을 찾아다니다 보면 쉽게 병적인 욕망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나도 그런 욕망을 느꼈고, 그 욕망은 끊임없이 나를 가난의 늪으로 빠트리려 했다. 나는 그로 인해 병들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부정했다. 그러나 체력이 벽에 부딪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71쪽.


이런 책에 대한 병적인 집착에 대한 이야기들이 목마른 날의 땀과 목마름을 비켜가게 하는 생수 한 통처럼 다가온다. 책 자체, 그 몸통에 대한 이야기, 책의 다양한 형태, 책 출생의 비밀, 그리고 책이 소비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각각 책장에 꽂혀 있는 책 한 권처럼 독자의 눈을 기다린다.


‘분실한 책’, ‘빌린 책’, ‘아름다운 책’, ‘훼손된 책’, ‘불완전한 책’, ‘주석을 붙인 책’ 등등 저자에게 책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책이다. 텍스트의 집, 책에 대한 저자의 진지하고도 여유로운 접근이 지루한 오후 햇살 속에서 잠들지 않게 만든다. 


“나는 개인적으로 부적절한 책을 알맞은 책으로 만드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 특히 앞에서 말한 것처럼 외딴 섬에 갇힐 경우에는 부적절한 책을 읽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은 실체를 숨긴 알맞은 책이었을 수도 있고, 또는 알맞은 책인데 미처 알아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정말 부적절한 책이라고 증명될지언정 기회가 없었다면 결코 읽지 않았을 책을 어쨌든 읽지 않았는가. 이런 경험은 자신의 취향을 여러 번 확인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보람된 일일지도 모른다.”-63쪽


<책에 바침>은 작지만 강한 책이다. 그냥 종이 쓰레기로 묵혀 두는 게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이 되도록 닦아주는 일은 끊임없는 독서력에 있다. 


책에 대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책에 대한 애정은 어디쯤에 있는가를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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