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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평점 :
"현장, 즉 고객이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에서 고객의 입장에 서서 정말로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힘 있는 기획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본문 14쪽 중)
2014년 10월, 일본에서 '기획 없이 살 수 없는 입장에 자신을 놓는다'는 마스다 무네아키(Muneaki Masuda)의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지적자본론>이 출간되었다. 기획하는 사람이 미래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스다 무네아키, 그가 '디자인 싱킹'이 어떤 결과를 만들고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해 놓은 책. '세계 최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가치 최대화를 지향하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다케오 시립 도서관처럼 고객가치 창출에 기반을 둔 편안한 공간 구성이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모았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일본 다케오 시의 시장, 히와타시 케이스케가 다케오 시립 도서관 운영을 1983년에 첫 '츠타야 서점 히라카타점'을 연 마스다 무네아키에게 맡기면서 연 100만 명이 찾는 도서관으로 변신한 까닭이 어디에 있었는지 두 사람 간 대화를 바탕으로 기획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장래의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디자이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 책은 기업 활동의 본질을 창조라고 본 저자가 기획이란 무엇인지, 미래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서 군더더기 없는 설명이 돋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서비스의 '제안 능력'을 이야기하는 바 큐레이션 시대로 들어선 지금 서비스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그의 제안 능력은 바로 디자인 능력이다.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제안을 중심적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 이 책은 민음사가 2015년 11월, 번역 출간 현재 6쇄까지 인쇄, 소리 없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왜 이 책이 인기를 모으고 있을까.
사람들은 이 책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 궁금했다.
이 책 본문 끝 CCC의 공간들에 나오는 사진들을 먼저 보고는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공간을, 가보고 싶은 공간을 만든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였구나 하는 생각에 가져던 궁금증이 바로 풀렸다.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운영자로 지정된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2011년 연말에 세우는 등 일본 내 1400여 곳 이상의 츠타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CCC(Culture Convenience Club Co., Ltd.)의 창업자겸 최고경영자가 이 책의 저자였으니 말이다.
츠타야(TSUTAYA)가 어떤 곳인가.
책과 문화공간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 아닌가. 단지 책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하는 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츠타야 서점이다.
"서점이 안 되는 이유는 서적을 판매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
궁금해하는 것, 왜 츠타야 서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걸까, 그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바로 그 궁금한 질문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기획력이다. 무슨 특별한 기획이 있나, 그렇다면 그들에게서?
책 구성도 기획력 넘친다. 출판사의 편집력도 한몫했겠지만 느낌이 그렇다. 짧지만 임팩트 넘친다. 서장을 시작으로 기승전결의 구조로 이루어졌다.
기-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승-책이 혁명을 일으킨다
전-사실 꿈만이 이루어진다
결-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현대카드가 생각이 났다.
현대카드도 자신들이 이룩한 혁신에 대해서 책을 통해 소개를 했다. 현대카드는 단순히 신용카드 회사가 아니라 문화 회사로서의 인식 전환을 통해서 회사의 이미지를 레벨업을 했다. 현대카드는 꾸준히 해외 스타들을 초청 오프라인 컬처 이벤트를 열고 새로운 문화공간 창출을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떠오른 것이 바로 교보문고. 교보문고 광화문점 매장의 분위기가 새로 바뀌었다. 교보문고의 새로운 매장 구성 아이디어는 어디서 온 것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유통 쪽의 입장에서 진열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의 분류를 강조, 자신들이 운영하는 츠타야 서점에 기획의 힘을 쏟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객 가치의 존재를 최대한 의식해 새로운 관점에서 현재 매장의 존재를 생각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대표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는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시도할지 궁금해진다.
민음사의 이 책 <지적자본론>이 나오기 전 매거진 B는 특정 브랜드 만을 다루는 잡지로, 2015년 6월에는 츠타야 서점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렇듯 츠타야 서점과 그 안에 형성된 문화 에너지들에 대해서 출판과 서점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 더 욕심을 내야 할 이유를 발견한다.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이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 좀 도 생각하고 기획하는 태도가 좀 더 혁신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임을 느끼게 한다.
츠타야는 이렇게 고객중심의 경영과 기획으로 자신들의 브랜드를 1400여 개 확장, 전국적인 망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그들은 자신들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미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새로운 시험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무, 즉 돈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해왔지만 지금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에서는 플랫폼이 강조되고 직원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통한 기획력, 즉 지적자본이 요구되는 시대임을 강조한다. 또한 본문 중 새로운 일본을 만들기 위해 더 없이 필요한 것이 디자인이라고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침체된 일본 사회에 희망을 불어넣으려는 의지가 보인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본문 53쪽 중)
이 기업이 다케오 시장의 요청으로 다케오 시립 도서관 운영까지 맡는 일을 보면서 앞으로 국내 전자 업체들의 전자제품 매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판매자의 입장이 아니라 방문자의 입장에서 좀 더 편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단순히 전자제품만을 갖춘 공간이 아니라 제품 사용을 도울 수 있는 전문서적과 교양서적들이 함께 진열될 수 있는 공간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회사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이념은 '자유'입니다."
이러한 공간 창출의 배경에는 기업 경영자의 아이디어와 혁신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닫혀 있는 공간이 아니라 열리 공간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직원들로 하여금 갇힌 사고가 아니라 열린 생각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기 때문이다.
"사원들에게 자유를 요구한다. 사원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길이지만 그 길의 끝에는 커다란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획이 실현되었을 때의 감동은 그 정도로 거대한 것이다."-(본문 20쪽 중)
국내 상황과 일본의 상황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일본 츠타야 서점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이나 혹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한 번쯤 들여다볼 사레 중 하나로 여긴다. 최근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오프라인 중고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예스24도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움직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과 다른 기획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은 그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자유, 즉 얼마나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가에 따라서 인간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양과 질이 달라질 수 있음을 생각게 한다. 폐쇄적이고 자유로움이 사라진 도서관을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힘, 기획의 힘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일본 다케오 시 시장 히와타시 게이스케와 마스다 무네아키의 대담은 짧지만 인상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따라서 기업은 모두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이 책은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자 간의 기획과 업무협력이 어떤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성장의 정체를 보이는 공간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기업 경영자에게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이 책을 통해 잊고 살았던, 아니면 있는지조차 몰랐던 자유와 행복, 그리고 세대와 세대 간의 연결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주는 감정은 개인마다 다 다를 것이다. 그들의 생활방식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생각도. 그러나 이렇든 문화예술의 공적인 공간 활용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부분은 우리가 참고하여 볼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기계적인 분류, 형식적인 틀에 갇혀 있는 생각과 공간을 고객중심으로의 공간 배치와 사고 전환을 위해서 직원들에게 더 없는 자유를 부여해보자. '꿈을 이룬다는 의미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 그 자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