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출신입니다만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인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문과 출신이라서 ‘문송합니다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때 거부감이 들었다. 몇 년 새 취업이 잘 안 되는 문과에 속한 대학의 학과들은 통폐합되거나 이상한 이름의 학과로 새로 탄생했다. 언젠가 다시 또 사라질 이름들일 것이다.      


문과 졸업생들에게는 사회에 나가서 할 일이 없나? 뭘 하든 뭘 배우든 자신의 분야를 이루면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가보지 않고서는 확답할 수 없는 것이 삶이 아닌가.       


책 더미에 앉아 고민하는 한 남자의 모습의 일러스트를 표지로 한 <문과 출신입니다만>이 여러 책들 사이에서 눈길을 끌었다. 처음에는 ‘뭐 이런 제목이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성공한 문과가 되자’는 부제목에서 ‘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건가, 성공한 사람이 있기는 있나?’ 하는 의문이 줄을 이었다.    


이 책을 쓴 저자, 가와무라 겐키는 신문학 전공의 문과 출신이다. 1979년 일본 요코하마 시에서 태어난 그는 문과와 이과의 차이가 뭔가 하는 호기심을 가졌다. “뭐가 다른 거야?” 저자는 이 책에서 만난 사람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던 질문의 답을 얻었다. 차이가 없다는 것. 같은 목표를 행해 가지만 가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와무라 겐키는 적극적인 성향의 인물이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것을 즐겨한다. 호기심은 그를 새로운 일로 이끈다. <억남>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다. 돈과 행복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의 책 <억남>에는 그의 생각이 담겼다. 앞으로도 그의 호기심이 멈추지 않기 바란다. 문과 출신으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방면에서 삶의 본질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들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문과 출신입니다만>은 2년여 동안 이과계 사람을 만나 성공의 이유를 묻고 그러한 길을 걸을 수 있는 동기가 어디에 있었는지 묻는다. 일본의 IT분야를 비롯 과학과 문화 등 다방면의 인물들을 소개한다.


문과생으로 이과생의 삶이 어떠한지 궁금한 그가 던진 질문과 답을 통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무엇을 더 채워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던진다. 저자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좀 더 쉽게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관점과 일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람들은 어느 순간 현실의 안락함에 젖어 변화의 시기를 놓쳐버린다. 그런 면에서 고정관념 탈피를 주장하는 메시지는 어떤가.     


"그리고 요즘 세상은 정보와 유행이 인간을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사례로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등이 있지요. 그러한 생각 때문인지 점점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이라 불리는 알껍데기를 깨부수지 못하면 인간은 미래를 향해 변화해나갈 수 없습니다. 그 알껍데기를 스스로 부수든 남이 부숴 주든 해야 합니다."-170쪽 중     


'당연한 것은 없다, 의심해야 한다'는 부분도 새롭게 느껴진다. 의심은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만난 인물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듣는 것,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경험하는 것에 견줄 것이 없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오묘한 감각을 스스로 죽이고 있지 않은가.       


"곤충 채집을 할 때도 어떤 곤충을 찾다 보면 꼭 그와 비슷한 신종 곤충을 발견하곤 합니다. 내가 기존에 가졌던 생각, 즉 상식은 반드시 무너진다는 점이 참으로 유쾌하더군요. 세상일이 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우면 인생이 편해집니다. 다들 뭐든지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으니 짜증을 내는 거지요."-23쪽 중    


해부학자, 작가, 곤충연구가이며 도쿄대 명예교수인 요로 다케시의 말이다.      


늘 새로운 일을 추구하는 사람들, 원칙에 충실하기보다는 불합리한 것에 도전하며,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살기보다는 자신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일에 더 집중하는 사람은 어떤가. 남의 말을 듣고 일하는 사람보다는 제멋대로 하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을 받아들이는 기업의 회장이 있다면. 그리고 그가 성공을 이룬 사람이라면.      


인공지능과 딥러닝의 발전 상황 등 현재 각광받는 기술과 산업분야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또한 매 인물 인터뷰가 끝난 지점에서 다시 한번 인터뷰 중 중요 부분을 요약정리해준다. 이에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메시지 이해가 쉽다. 다른 인물들과의 비교도 어렵지 않다.        


다양한 인물을 통해 삶에 지배당하지 않고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인간의 즐거움을 창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각자의 방법을 포함하여 사람들이 환호하고 좋아하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비결은 무엇인지도 살펴볼 수 있다.      


"결국에는 개인이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실패할 때마다 고민을 거듭하고 스스로 땀 흘리며 일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런 부분을 외주로 맡겨 버리면 정작 자기 자신은 경험을 쌓지 못하니 남는 것이 없습니다. 역시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186쪽 중     


위 말은 로봇 제작자 다카하시 도모타카의 말이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이런 비슷한 일을 경험해봤다. 시간을 줄인다고 큰돈 들여 외주 개발을 했지만 결국 서비스는 무너지고 말았다. 외주는 시간을 단축하지만 결국 거기에 발목 잡혔다. 더 발전할 수 없다. 끌려가기보다 끌고 가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창조적인 인간으로 생각한다. 단순한 수동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생산자로서의 위치를 만들 때 사람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에  반응하고 환호한다.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일이 아직 남아 있다. 그게 무엇인지 찾아내는 조직은 미래가 그들의 것이 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어떻게 만들어 줄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한 사람들이 이루어낸 결과를 부러워하다 인생 끝낼 이유가 없다. 내 것을 찾는 일에도 시간을 보태보자.      


잘 나가는 사람은 처음부터 생각의 그림이 다르다.      


문과생이나 이과생 할 것 없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우리는 우리 삶의 예술가들이다.     

 

“사실 그렇게 함부로 분야를 구분 지어서는 안 됩니다. 수학과 문학은 둘 다 언어에 관한 학문입니다. 단지 언어의 종류, 표현할 수 있는 내용, 생각하는 바가 다를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화가와 디자이너만 예술가인 것이 아니라, 물리학자도 예술가라 볼 수 있습니다.”-306쪽 중     


일본에 인터넷을 보급하기도 한 MIT 미디어랩 소장 이토 조이치의 말이다.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벗어나도록 자극한다. 


문과생으로서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자. 300여 쪽이 넘는 분량 속 15인의 인생 승부를 들어보며 자극 한 번 받아보자. 로봇의 시대, 기계와 제조업의 시대를 희망하는 일본이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엿보여 살짝 배가 아프기도 하지만 그건 덮어두자. 배우고 익힐 것들이 있다면. 계획만 세우다 인생 종 치지 말고, 실행도 좀 하며 살아야 한다. 남들 가는 길 똑같이 가서는 승부를 볼 수 없다. 다르게 사는 것을 두려워할 게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과 출신입니다만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인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가와무라 겐키라는 인물이 궁금했다. 마침 그가 쓴 책이 나왔다. 제목도 특이하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제목이다. 신문 학부를 나온 그가 문과생으로서 문과가 나갈 길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나온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궁금증은 그의 작품의 시작이다. <전차남>을 비롯 다수의 영화제작자로,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을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것을 즐겨 한다. 호기심은 그를 새로운 일로 이끈다. 그리고 궁금한 점들은 직접 사람을 만나 답을 찾는다. <억남>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다. 


이 번에 내놓은 <문과 출신입니다만>은 2년여 동안 이과인들을 만나 묻고 답한 인생 책이다. 이 책에 앞서 그는 이미 12명의 인물을 만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쓴 경력이 있다. 제목은 <일>. 


이 번 책은 일본의 사회와 문화를 관통하는 사람들 15인을 만나 이과생으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묻고 그들이 향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했다. 책 속에는 시작은 다르지만 그 끝은 결국 같다. 문과나 이과나 가는 길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는 결론을 얻어낸다. 문과라서 죄송할 것도 기죽을 것도 없다는 것이다. 


두 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하는 호기심의 시작이 이 책의 시작이고 결국 길은 다르지만 도착점은 같다는 결론을 보여준다.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관점과 일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 세상은 정보와 유행이 인간을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사례로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등이 있지요. 그러한 생각 때문인지 점점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이라 불리는 알껍데기를 깨부수지 못하면 인간은 미래를 향해 변화해나갈 수 없습니다. 그 알껍데기를 스스로 부수든 남이 부숴 주든 해야 합니다."-170쪽 중


'당연한 것은 없다, 의심해야 한다'는 부분도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의심은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만난 인물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듣는 것,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경험하는 것에 견줄 것이 없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감각을 우리는 살려야 한다. 


"곤충 채집을 할 때도 어떤 곤충을 찾다 보면 꼭 그와 비슷한 신종 곤충을 발견하곤 합니다. 내가 기존에 가졌던 생각, 즉 상식은 반드시 무너진다는 점이 참으로 유쾌하더군요. 세상일이 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배우면 인생이 편해집니다. 다들 뭐든지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으니 짜증을 내는 거지요."-23쪽 중


해부학자, 작가, 곤충연구가이며 도쿄대 명예교수인 요로 다케시의 말이다. 


늘 새로운 일을 추구하는 사람들, 원칙에 충실하기보다는 불합리한 것에 도전하며,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살기보다는 자신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일에 더 집중하는 사람은 어떤가. 남의 말을 듣고 일하는 사람보다는 제멋대로 하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을 받아들이는 기업의 회장이 있다면. 그리고 그가 성공을 이룬 사람이라면. 


인공지능과 딥러닝의 발전 상황 등 현재 각광받는 기술과 산업분야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작가의 간결한 요약 덕분에 다양한 인물을 통해 삶에 지배당하지 않고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인간의 즐거움을 창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각자의 방법을 포함하여 사람들이 환호하고 좋아하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비결은 무엇인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에는 개인이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실패할 때마다 고민을 거듭하고 스스로 땀 흘리며 일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런 부분을 외주로 맡겨 버리면 정작 자기 자신은 경험을 쌓지 못하니 남는 것이 없습니다. 역시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186쪽 중


위 말은 로봇 제작자 다카하시 도모타카의 말이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직접 경험도 해봤다. 시간을 줄인다고 큰 돈을 들여 외주 개발을 했지만 결국 서비스는 무너지고 말았다. 외주는 시간을 단축하지만 결국 발목 잡히는 일일뿐이다. 더 발전할 수 없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지 못한다. 핵심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스스로 창조적인 인간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단순한 수동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생산자로서의 위치를 만들 때 사람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에  반응하고 환호한다. 사람의 마음은 건드리는 일이 아직 남아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어떻게 만들어 줄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한 사람들이 이루어낸 결과를 부러워하다 인생 끝낼 이유가 없다. 내 것을 찾는 일에도 시간을 보태보자. 


잘 되는 사람은 역시 처음부터 그림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책들 살 것도 많지만 막힌 생각에 답답하다면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작은 세상에 갇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로봇의 시대, 기계와 제조업의 시대를 희망하는 일본이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엿보여 살짝 배가 아프기도 하지만 그건 덮어두자. 배우고 익힐 것들이 있다면. 


요로 다케시, 해부학자, 작가, 곤충연구가

카와카미 노부오, 카도카와 대표이사 사장, 도완고 대표이사 회장

사토 마사히코, 도쿄 예술대 대학원 영상연구과 교수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전무이사 크리에이티브 펠로

마나베 다이토, 미디어 아티스트(드론)

마쓰오 유타카, 도쿄대 대학원 준교수, 인공지능 연구 선구자

이즈모 미쓰루, 유글레나 대표이사 사장(연두 벌레)

아마노 아쓰시, 준텐도대학 심장혈관외과 교수

다카하시 도모타카, 로봇 제작자

니시우치 히로무, 통계전문가

마스다 준, 라인 이사, 최고전략 마케팅 책임자

나카무라 유고,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와카타 고이치, 일본 우주항공 연구개발기구 우주비행사

무라야마 히토시, 이론물리학자

이토 조이치, 메사추세츠공과대학 미디어랩 소장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마천 2017-03-21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인 이사, 도완고도 유명한 게임인데.. 꽤 흥미롭네요. 문송이라는 풍조에 좋은 시각전환 되겠습니다
 
체 게바라의 100가지 말 아르테 인사이트 100 시리즈
다카라지마사 편집부 지음, 송태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체 게바라의 삶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른다. 자서전이나 몇 가지 책을 놓고도 채 읽지 못했다. 읽어야지 했던 차에 이 번에 아르테에서 출간한 <체 게바라의 100가지 말>을 만났다. 


'100가지' 류의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음악, 예술, 여행 등 분야도 다양하다. 남들이 들어본 것, 가본 것을 책을 통해서 보고 따라 듣고, 가보면 그게 진짜 내가 원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보고 익히기 위해 독서를 하는데 그런 책들은 크게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체 게바라의 100가지 말>도 그럼 그런 게 아닌가?


우리는 역사와 마주하고 있다. 두려워하지 마라!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의와 신념을 가져야 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들과 그가 남긴 삶의 메시지들을 붙여 놓으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개인의 편안한 삶을 추구하기보다는 상대를 위해서 사는 삶이 어디 보통 사람들의 삶인가. 고통 당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마음은 어떤 마음인가.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사회와 국가를 우해 내던지며 산다는 것은 또 어떤 마음인가. 


또한 쿠바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체 게바라의 삶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살아가는 동안, 어떤 사람을 만나는 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세계 어딘가에서 누군가 부정한 일을 당하고 있을 때,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그것이 혁명가의 가장 훌륭한 자질이다.


이 책은 모두 5개의 챕터로 구성되었다. '세계와 나'에 대해서, '일'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여행'에 대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구분되었다. 체 게바라는 지도자로서 삶의 태도도 확고하게 밝힌다. 


국민의 영웅인 자는 국민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된다. 높은 좌대에 올라 국민의 생활과 무관한 곳에 자리를 잡아서는 안 된다."


그가 남긴 일기와 편지, 연설 등에서 뽑은 내용들이다. 출처가 표기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혁명가로서의 삶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전해준다. 의사의 길에서 혁명가로서의 길을 선택한 체 게바라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선택의 순간에 우리는 고민하게 된다.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체 게바라는 민중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 확실한 인간의 착취를 철폐하는 것 외에는 없다는 체 게바라다. 그는 독서와 일기를 놓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했다. 이러한 사소한 삶의 여정과 쿠바를 비롯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경험한 이야기들을 통해 그의 모습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정의로운 지도자로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찾아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지도자가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우리에게는 얼마나 그런 태도를 지닌 지도자들이 있는가.


지도자란 다른 사람이 자신과 같은 곳으로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자다. 다만 말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뒤에 있는 사람들이 기운을 내도록 북돋워주며 자신의 수준까지 끌어올리도록 해야 한다.


마음이 힘들 때 힘을 내게 해주는 명언들이다. 명언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명언에서 한 사람의 인생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체 게바라의 삶은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더 할 수 있는 일들이, 해야 할 일들이 많았을 텐데 채 삶을 다하지 않은 것 아닌가. 쿠바 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지도자이지만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다. 오직 진실에 대한 열정 만으로 살았다. 그의 인생이 남긴 흔적들을 그래서 사람들이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나보다는 우리를 위한 삶을 통해 그간 남긴 말들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애하는 빅 브라더 - 지그문트 바우만, 감시사회를 말하다 질문의 책 1
지그문트 바우만 & 데이비드 라이언 지음, 한길석 옮김 / 오월의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많은 SNS를 쓰다보면 개인정보 활용동의를 요청한다. 요청에 동의해야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이 아니라 강요다. 동의가 안되면 서비스 이용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인정보를 가입 초에 기입하고 난 후에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무엇을 먹고 어디로 여행을 갔는지 스스로 공개를 한다. 감추었던 지극히 사소한 이야기조차도 다 꺼내 놓는 것은 왜 그런 걸까?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듯 사생활을 보여준다. 이러한 삶의 모습을 통해 이보더 더 강력한 기구들이 우리의 삶의 순간들을 계속 지켜보고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음을 우리는 제대로 느끼지 못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무뎌졌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나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살아야할까. 두 사회학자, 지크문트 바우만과 데이비드 라이언의 대담집 '친애하는 빅브라더'는 이러한 감시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현실의 삶을 진단한다. 


어디로 가야할까. 감시사회로 치닫는 현실속에서 우리가 우리의 모습을 잃지않는 길이 있다면 무엇일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깨끗하고 밝은 곳 쏜살 문고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개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이 중 마지막으로 소개된 작품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지만 행복한 생애'는 인상적이다. 헤밍웨이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허무'를 벗어나지 않았다. 웃을 수 없는, 그러나 슬퍼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까 싶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간들의 삶의 모습을 드러낸다. 사냥에 나선 매코머와 그의 아내,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윌슨을 통해 각자 다른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