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중에 일어나 담배를 찾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하지만 세상이 까마득한 새벽 4시에는 구원을 청할데가 없다. 식탁위에 놓인 아이리스는 꽃잎이 말린 채 시들어 가지만 여전히 투명하리만치 하얗다. 눈을 돌렸더니 깜빡이는 자동 응답기의 빨간 불빛이 보인다.
수키 김의 통역사 중에서
닐스 란드그렌(Nils Landgren)의 음울한 무드 보이스에 취해있다보면, 어느새 서글픈 눈물이 맺힌다.
그건 분노의 눈물도 아니요, 설움의 눈물도 아니다. 그건 상실의 눈물이다. 우린 무엇을 상실해버린걸까?
현대사회에서는 순수히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하다. 이른바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어, 이른바 "소양이 없는"사람으로 취급되어 수치감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인은 맘놓고 울지도 못한다. 때로는 비좁은 화장실에서 숨죽인 이불 밑에서 손가락을 깨물어가며 울음을 참아야만 한다. 그 눈물속에서 우린 자신의 존재를 서서히 상실해 간다.
현대인은 사랑도 cool 해야하며, 삶도 cool 해야한다. 구질구질하거나 찌질해서는 안된다.
cool하다라는 의미는 '철저하게 조작된(인위적인)'이란 말과 다름아니다. "내보기에 좋았더라"가 아닌 "남보기에 좋았더라" 라는 것이 cool 하다라는 것의 진정한 본질이다.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소외문제는 타인과의 소통의 부재에서 찾아야 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나는 "진정한 나"와 얼마나 떨어져 있나?
얼마나 오랫동안 "그"를 내버려 둔 걸까?
매우 도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닐스 란드그렌의 2번째 발라드 앨범
"sentimetal journey"는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고 한없이 부유하고 있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 음반을 한마디로 평하자면...
"그저 입술을 꼭 깨문채 어깨로만 울어야만 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밑의 가사를 조용히 음미해 보시길...
Ghost in this house
I don't pick up the mail
I don't pick up the phone
I don't answer the door
I'd just as soon be alone
I don't keep this place up
I just keep the lights down
I don't live in these rooms
I just rattle go around
I'm just a ghost in this house
I'm just a shadow upon these walls
As quietly as a mouse I haunt these halls
I'm just a whisper of smoke
I'm all that's left of two hearts on fire
That once burned out of control
You took my body and soul
I'm just a ghost in this house
I don't care if it rains
I don't care if it's clear
I don't mind staying in
There's another ghost here
He sits down in your chair
And he shines with your light
And he lays down his head
On your pillow at night
I'm just a ghost in this house
I'm just a shadow upon these walls
I'm living proof of the damage
Heartbreak does
I'm just a whisper of smoke
I'm all that's left of two hearts on fire
That once burned out of control
And took my body and soul
I'm just a ghost in this house
Oh, I'm just a ghost in this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