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쌍둥이 장갑! 그림책이 참 좋아 54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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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쌍둥이 장갑!](유설화, 책읽는곰)
-스포일러 주의

해마다 쌍둥이 장갑 같은 아이들이 없는 해가 없다. 그나마 올해는 좀 덜한 편이다. 쌍둥이 장갑 같은 아이들이 불편한 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생각 못하는 건 그럴 수 있다고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요즘 같이 고소가 난무하는 시대에는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민원을 받는 것은 고스란히 담임 몫이다. 요즘은 부모들이 쌍둥이 장갑 같은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빠르게‘ 해결을 하려면 혼내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 해결은 되지 않는다.

쌍둥이 장갑이 교실에 있었으면, 이미 민원을 받고도 남았다. 쌍둥이 장갑이 아이들을 괴롭히면서 서서히 아이들과 멀어진다.-이러면 또 쌍둥이 장갑 부모가 아이들이 자기 아이를 왕따시키네 어쩌네 하고 연락온다. 쌍둥이 장갑끼리만 노는 상황이 되었다. 둘만 노니 재미있을 리 없다. 아이들에게 사과하려는 순간 발생한 회오리 바람이 비닐장갑을 나무에 걸어놓았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비닐장갑을 돕고 싶지만 도울 수가 없다. 이때 나서는 게 바로...!

쌍둥이 장갑도 가끔은 착한 일을 한다. 그래서 얘네의 장점이 뭘까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얘네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고 상황을 보려 애쓴다. 진짜 열에 하나는 얘네가 잘못한 게 아닐 때도 있다.

그래도 이 책 보면서 PTSD 올 것 같다. 너무 잘 그리셨다. 쌍둥이 장갑이 마지막에 사과하기는 했지만, 순식간에 장난을 안 치는 아이들이 되지는 않을 거다. 맨 뒷 그림에도 그렇게 적혀 있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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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 비닐장갑! 그림책이 참 좋아 75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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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 비닐장갑!](유설화, 책읽는곰)
-스포일러 주의

장갑초 아이들이 별자리를 보러 장갑산에 오르는 날이다.

책장을 넘기고, 교실에 들어서는 장면이 보이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교실이 보이는 듯했다. 아직도 나는 아이들의 산만함에 적응이 안 된다(옛날보다 덜 무서워졌지만(?) 여전히 협박과 경고로 일관한다.). 진짜 교실에 있는 줄 알았다. 어떻게 아셨지..

비닐장갑은 사서 걱정을 하는 스타일이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한다. 나랑 비슷하다. 겁이 나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냥 주변에 휩쓸려 가게 됐다.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일이 벌어졌다. 손전등이 꺼진 것. 할 수 없이 선생님은 쌍둥이 장갑을 앞뒤로 내세워 산을 내려가려 한다. 선생님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사고가 난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져 구른다. 모두들 구덩이에 빠지는데, 가벼운 비닐장갑만 유일하게 구덩이 바깥에 있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구할 수 있는 건 비닐장갑뿐이다. 자신이 의도한 상황이 아닌데, 책임이 막중하다. 비닐장갑은 겁이 났지만, 회피하지는 않았다. 무서웠지만,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그리고 꾸역꾸역 자신의 길을 갔을 때, 반딧불이를 만났다. 투명한 자신의 몸을 이용해 등불이 되었다. 비닐장갑은 두려움보다 책임감이 더 컸고, 그 책임감은 사랑에서 나온 것 같다. 책임감으로 발현되는 사랑이라.. 비닐장갑 모습이 나와 너무 닮았다.
비닐장갑은 얇고 투명한 몸을 이용해 살아남았고, 반딧불이를 자기 몸에 넣어 등불이 되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지금 같으면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린 선생님은 소송을 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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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달 글.그림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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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여름휴가](안녕달, 창비)
-스포일러 주의

따뜻한 책이다. [순례 씨]가 생각난다. 할머니가 주인공이라서 그럴 거다.

할머니는 주택에 산다. 주택에 난 큰 문 사이로 고층 아파트가 보인다. 할머니는 선풍기로 더위를 식힌다.
할머니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버선발로 뛰쳐나가(?) 손주를 맞는다. 손주는 바다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며 소라를 꺼내 할머니께 건넨다.

아이와 엄마는 돌아가고, 소라만 남았다. 소라에서 게가 튀어나온다.-처음에는 소라게인가 했다. 할머니의 개 메리가 게에게 반응한다. 게를 쫓아 소라 속으로 들어간다. 띠용! 할머니는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다.
할머니는 휴가 준비를 하고 소라 속으로 들어간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하게 여름을 보낸다. 할머니는 돈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기념품 가게에서 산 바닷바람 스위치가 고장난 선풍기 버튼을 위한 것임을, 뒤의 내용을 보고 알았다. ˝그래, 바닷바람처럼 시원하구나.˝

할머니에 대한 손자의 사랑이, 소라를 타고 넘어왔다. 손자 덕분에 할머니는 여름휴가를 잘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읽은 안녕달 작가님의 책
✔️눈아이
✔️수박 수영장
✔️겨울이불
✔️당근 유치원
✔️할머니의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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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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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유치원](안녕달, 창비)
-스포일러 주의

담임 선생님인 곰은 제일 크게, 원장 선생님 다람쥐는 제일 작게 그렸다. 이것도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담임 선생님이 큰 건 이해가 간다. 심지어 30대에도, 딱 40이신 부장님이 엄청 크고 어렵게 느껴졌다. 지금 나는 그 부장님보다 두 살이나 더 먹었지만, 그 부장님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마흔이 되면 다 가질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말썽꾸러기 토끼는 다른 토끼와 달리 빨간색이다. 보기만 해도 흥분 잘하고 화 잘 낼 것 같다. 빨간 토끼는 선생님과 적응하는 과정에 있어서 선생님을 자기 식대로 해석한다.-그런데 이건 어른도 다 그렇지 않나. 한 가지 사실이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다른 사실이 된다([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이 생각난다. 사실과 가치를 나누던 그 통찰력이 떠오른다.). 이 토끼는 선생님을 ‘목소리만 크고 힘만 세다‘고 해석했다.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선생님이 빨간 토끼 편을 들어주자, 금세 선생님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여기서는 [공감의 배신]이 떠오른다.). ‘우리 선생님은 예쁘다. 목소리도 크고 힘도 세다.‘로 바뀌었다. 힘만 센 것과 힘도 센 것은 참 다르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했는데, 가고 싶어 한다. 선생님한테 잘 보이고 싶어 한다.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음, 여기서 궁금한 게 생긴다. 토끼의 성별은 없다고 간주한 걸까. 아빠랑도, 엄마랑도, 할아버지랑도 결혼하겠다고 하는 걸 보면... 내가 너무 나갔나.

당근 유치원에 학생은 모두 토끼인데, 정작 선생님들은 토끼가 없다. 왜 그럴까.
학예회(당근 발표회) 준비를 마치고 늦은 시간 집으로 가는 동안 곰 선생님이 피식한다. 빨간 토끼가 선생님하고 결혼하겠다고 떼쓰던 모습이 생각나서 아닐까.

유치원, 어린이집 선생님들, 고생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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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기독교 (양장) 믿음의 글들 185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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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순전한 기독교](C.S.루이스/이종태, 장경철 옮김, 홍성사)
-재독
-다북다복 13th.

거의 20년만의 재독인데도 제대로 이해한 건지 잘 모르겠다.
1️⃣1부: 인간 본성의 법칙, 즉 자연법(도덕률=옳고 그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자연법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자연법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이것을 보면, 인간 행동 너머에 어떤 실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2부: 하나님의 존재 여부나 선악을 바라보는 관점들과 기독교를 비교한다. 이런 관점들은 우주의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이 우주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이원론과 기독교를 비교하며 제3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피력한다. 이 이원론에서 선(하나님)과 악(어두운 권세)의 개념을 도입하여 기독교인이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아닌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고, 이 책에 나오는 근거 외에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서,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3️⃣3부: 기독교인의 행동에 대해 다룬다. 2부 끝에서 기독교인이 믿는 것(이론?)에 대해 다루었으니 실제적인 삶은 어떤 것인지를 밝힌다고 해야 할까. 루이스는 옛날 사상가들이 도덕을 분류한 형식을 빌려온다. 그것은 기본 덕목(분별력, 절제, 정의, 꿋꿋함)과 신학적 덕목(믿음, 소망, 사랑)이다. 루이스는 기본 덕목의 수준에서만 그치지 않고, 사회 도덕, 성도덕 등을 다루면서 기독교 도덕이 어떤 것을 요구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설명한다. 해야 할 일(덕목)과 하지 말아야 할 일(죄)를 다루며 신학적 덕목을 설명한다.
4️⃣4부: 루이스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소개하며, 우리의 존재 목적이 삼위 하나님의 생명 속에 이끌려 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설명한다. 삼위 하나님의 관계가 사랑의 관계이며, 그리스도를 통해 그 사랑(생명)을 우리에게 주시고, 구원, 칭의(루이스의 워딩은 아니지만), 성화에 이르는 단계를 설명한다. 내가 늘 생각하던,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은 왜 다르지 않나?‘에 대한 질문도 다루고 있는데, 루이스는 그 질문을 ˝기독교가 진리라면 왜 모든 그리스도인이 모든 비그리스도인보다 더 호감을 주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정리하며 개선이 곧 구속이 아님을 설파한다. 하나님은 ‘옛 사람을 개선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인간을 만들기 위해 하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이다. 하나님 보시기에 모든 사람에게 구원이 필요한 것이지, 호감을 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진정한 새 자아는 그리스도를 찾을 때에만 얻을 수 있다는 결론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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