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황적현 지음 / 클레이키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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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를 소개합니다](황적현, 클레이키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회 북앤콘텐츠페어에 가서 산 책이다. 우리 딸과 함께 여기저기 누비다가, 책 한 권을 사주겠다고 했는데 딸이 이 책을 골랐다.

여기에는 많은 친구들이 등장한다. 이사 가서 헤어진 아이, 청각 장애인, 다문화 가족, 입양 가족,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아이, 지체 장애인, 친구를 구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둔 아이가 나온다. 제일 처음 등장하는, 이사 가서 헤어진 아이를 제외하면, 다른 아이들은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은 아니다. 그게 조금 충격적이었다. 어떤 내용은 그림을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내용도 있다.

죽음과 관련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미취학아동인 딸에게 함께 얘기하는 게 맞나, 싶긴 했는데, 정작 딸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아직 죽음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고, 고작 경험한 죽음이 달팽이의 죽음이었는데, 그마저도 달팽이를 사랑한 게 아니라 신기하게 생각했기에 죽음마저 신기해 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소개하려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소개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아마도, 도덕이나 사회 시간의 다문화, 입양 가족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장애이해교육 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한 번에 소개되어 있으니, 교육과정을 좀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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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배신 - 아직도 공감이 선하다고 믿는 당신에게
폴 블룸 지음, 이은진 옮김 / 시공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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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배신](폴 블룸/이은진 옮김, 시공사)
-부제: 아직도 공감이 선하다고 믿는 당신에게

나는 공감이 힘들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서적 공감이 힘들다. 이 책은 정서적 공감을 비판한다. MBTI로 따지자면, 세 번째 알파벳인 T와 F에서 이 책을 쓴 지은이는 T일 것 같다. F 성향 사람들이 가진 정서적 공감을 비판하는 책이라니, 흥미롭지 않은가!

이 책은 공감과 선(도덕)의 연관성을 다룬다. 이 부분에서 글쓴이와 내 의견이 살짝 갈린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선(도덕)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더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의 논지가 전개되는 방향에 동의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정확하게는, 결론적으로는 글쓴이의 의견과 내 의견이 같지만, 그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우리의 도덕적 결정과 행동은 공감의 힘에 영향을 아주 많이 받는다. 둘째, 이것은 종종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살기 힘든 곳으로 만든다. 셋째, 우리에게는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21쪽)

글쓴이는 (정서적) 공감이 도덕적 행동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짚어나간다. 🏷‘공감은 지금 여기 있는 특정 인물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스포트라이트다. 공감은 그 사람들에게 더 마음을 쓰게 하지만, 그런 행동이 야기하는 장기적 결과에는 둔감해지게 하고, 우리가 공감하지 않거나 공감할 수 없는 사람들의 고통은 보지 못하게 한다.‘(21쪽) 이 내용은 뒤에 또 반복된다. 🏷‘우리는 곤경에 처한 어린아이들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 아이들이 우리와 비슷하고 우리와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는 경우에는 특히 더하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태도, 언어, 생김새가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가장 신경을 쓴다. 앞으로도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련된 사건을 가장 신경 쓸 것이다.‘(129쪽) 한 마디로, 우리 편만 공감한다는 뜻이다. 우리 편이 아닌 사람은 고통을 겪더라도, 우리 편의 고통에만 예민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렇지 않나? 여기서 문제는, 모두의 고통을 다루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런데 우리와는 거리가 먼 수많은 사건들 중 어느 시건에 초점을 맞출지는 저널리스트들과 영화제작자들, 소설가들의 직관에 의해 결정된다. 그들은 어떤 사건이 가장 의미가 있고 어떤 사건이 가장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지 직감으로 선택한다. 그 결과, 어떤 것들은 많은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임에도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한다.‘(131쪽) 이것은 소수만 선택하는 문제를 낳는다. 🏷‘소수의 고통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우리의 감정이 다수에게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앞날을 계획할 때는 공감이라는 직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도덕상의 의무와 예상 결과에 대한 이성적이고 반공감적인 분석을 따르는 것이 낫다.‘(172쪽) 그래서 글쓴이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감에 의존하는 건 잘못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29쪽)고 말한다.

내게,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간주된다. 글쓴이도 다르지 않게 느꼈나 보다. 🏷‘공감에 반대한다는 말에 사람들이 그렇게 충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공감을 ‘절대선‘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30쪽) 사랑이든, 선이든, 귀중한 가치로 여긴다. 어떤 공동체든, 분위기가 대체로 그렇다. 그러나 글쓴이는 공감을 도덕의 원천(절대선)으로 받아들이는 시선에 파문을 일으킨다. 🏷‘이처럼 공감만이 도덕의 원천인 것은 아니다.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원천은 공감 외에도 많다. 한 사람의 도덕성은 주관적 세계관이나 철학적 세계관에 뿌리 내릴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운명에 대한 보편적인 염려 때문에 어떤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 이는 종종 염려 또는 연민으로 묘사되는 것으로, 나는 공감보다는 이런 염려를 도덕 지침으로 삼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39쪽) 글쓴이는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더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보는 관점을(?) 비판하는 것 같다. 이 부분에는 나도동의한다. 글쓴이가 말하는 것처럼, 공감은 옳은 행동을 유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공감과 도덕을 같은 것으로 놓고 글쓴이의 생각을 전개해 나간다면, 그건 잘못된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 있어 공감은 도덕(옳고 그름)이 아닌, ‘동조‘ 정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글쓴이의 생각을 따라가 본다. 🏷‘우리는 공감의 긍정적 효과를 꼽느라 바빠서 공감의 대가를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부분적인 이유는 자신이 선호하는 대의와 신념이 공감을 통해 강화되었다고 믿는 자연스러운 경향성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대개 친절하고 정당한 행동(성공한 원조, 정당한 전쟁, 적절한 처벌)은 공감에 뿌리를 둔 것으로 생각하고, 쓸모없거나 잔인한 행동(실패한 원조, 부당한 전쟁, 무자비한 처벌)은 다른 데 뿌리를 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다.‘(69~70쪽) 친절하고 정당한 행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공감이라고 보지는 않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나는 그 동인을 ‘자신의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간디나 테레사 수녀처럼 훌륭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돕는 행동마저 ‘자기의‘가 있다고 보는 판국에 공감이라니. 글쓴이는 공감에 너무 꽂힌 것 같다.

그러면 글쓴이가 공감 대신 도덕적 행동의 바람직한 요인으로 꼽는 것은 무엇인가 하니, ‘이성‘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성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글쓴이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지만. 글쓴이는 파스칼이 [팡세]에서 이성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 읽어봤을까. 글쓴이는 🏷‘공감이 스포트라이트처럼 작용하는 문제에 관해서, 공감이 우리가 신경 쓰는 것들만 환히 비추는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그러나 도덕적 행동과 도덕적 판단에 관여하는 다른 정신 과정들 또한 편향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72쪽)라고 말한다. 이 ‘다른 정신 과정들‘에 이성은 들어 있지 않는 걸까?

글쓴이의 생각은 이렇다.
🏷인간은 이성에 의지할 때 도덕적으로 가장 올바른 행동과 판단을 할 수 있다.(73쪽)
🏷문제는 추론을 수행하는 이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툰 추론 실력에 있다.(74쪽)
🏷도덕 지침은 실제로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관한 판단을 수반한다. 그런 점에서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라는 사실이 심리학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77쪽)
🏷인센티브 제도는 사리사욕에 호소하는 방법이고, 관습은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 호소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친절을 유도하는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세 번째 방법은 바로 사람들에게 공감을 독려하는 것이다.(84쪽)

공감의 동기가 도덕적 행동이 아닌 관계 때문임을 생각할 때,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비도덕적 행동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글쓴이는 공감이 우리를 친절하게 만든다는데, 역시 잘 모르겠다.

🏷공감이 자동적으로 친절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공감을 이미 존재하는 친절과 연결해주어야 한다. 공감은 선량한 사람들을 더 선량하게 만든다. 친절한 사람들은 고통을 좋아하지 않고, 공감은 고통을 눈에 띄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107쪽)

한편, 그럼에도 낮은 공감능력과 폭력성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116쪽). 그럼 높은 공감능력과 친절함에도 상관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 불행하게도 사이코패스도 인지적 공감능력은 뛰어나다고 하니, 그럼 이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닌가? 사이코패스의 폭력성은 낮은 공감능력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말이 되니 말이다.

글쓴이에게 궁금한 게 많다.

🏷공감 때문에 발생하는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우리에게 공감이 주는 유익을 안겨줄 수 있는 다른 힘이 많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탓이다.(141쪽)

공감이 주는 유익을 안겨줄 수 있는 다른 힘은 이성 외에 무엇이 있나? 무엇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쓴 걸까?

🏷연민과 친절은 공감과 상관없이 따로 존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공감과 대립한다. 때로 우리는 공감에서 비롯된 감정을 억누를 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190쪽)

연민과 친절이 공감과 상관없이 존재할 수 있다는 예시를 제시했던가? 공감에서 비롯된 감정이 연민이나 친절이 아닌가...?
그러면서도 공감의 유익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꺼이 타인을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공감이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 탐욕은 누군가를 때려눕히고 돈을 빼앗고 싶게 만든다. 이때 공감이 우리를 저지한다. 분노는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주먹을 날려서 우리가 받은 모욕을 갚아주고 싶게 만든다. 이때도 공감이 우리를 저지한다.(246쪽)

🏷비인간화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흑인이나 유대인이나 여성에게 주체성, 자결권, 풍부한 감정생활과 같이 결정적인 인간의 자질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인식은 무관심과 잔학 행위를 자극하거나 그 핑계가 됨으로써 끔찍한 결과를 불러을 수 있다. 일부에서 공감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감은 비인간화를 차단하고,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해준다. 그렇다면 이는 공감을 옹호하는 강력한 논거가 될 것이다.(265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쓴이는 공감보다 이성의 편을 든다.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면, 사람들이 더 높은 지능과 자제력을 갖추도록 빌어야 한다. 지능과 자제력이야말로 행복하고 성공한 삶, 선하고 도덕적인 삶으로 이끄는 핵심 요소다.(302쪽)

글쓴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빈약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했다. 차라리 이런 주장을 할 거라면 [팩트풀니스]가 더 논리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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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리미티드 에디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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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애나 렘키/김두완 옮김, 흐름출판)
-부제: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긴글주의

현대 사회는 중독 사회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미디어와 전자기기가 발달한 지금, 나도 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10분만 본다는 게 1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내가 생각해도 스마트폰에 과의존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안 보려고 앱도 설치해보고, 전자책은 전자책 리더기로 읽으려고 해봤는데, 다 잘 안 됐다. 앱은 보완이 필요하고, 전자책 리더기보다 폰이 가벼워 폰에 손이 더 많이 간다. 서평도 pc보다 폰으로 쓸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간편하다는 이유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짧은 영상이나 릴스를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끊기 어려운 것은 도파민 중독 때문일 거다. 그 도파민이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다. 환자로 찾아온 사람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어려운 내용은 많지 않다. 생각보다 술술 넘어간다.

🏷도파민의 발견과 더불어 지난 한 세기 동안 신경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는, 뇌가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는 사실이다.
(중략)
초콜릿을 한 조각 먹으면 다음 조각이 또 먹고 싶어지고, 괜찮은 책, 영화, 또는 비디오 게임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라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순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리 뇌의 균형은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쾌락이 아니라 고통 쪽으로 기울어진다.(6쪽)

너무 큰 쾌락은 고통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과도 연결되는 건지 모르겠다.

🏷접근성 증가만이 중독의 위험 요소는 아니다. 중독과 무관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해도 생물학적 부모나 조부모에게 중독 증상이 있다면 중독 위험도가 높아진다. 정신 질환도 위험 요소로 언급되지만 중독과의 연관성은 확실치 않다.
정신적 외상, 사회적 격변, 가난도 중독의 위험을 높인다.(32쪽)

중독에 여러 요인이 있지만, 유전적 요인도 있다는 게 놀랍다. 아, 유전적 요인이 아닐 수도 있나? 중독된 것을 보고 자라면서 환경적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 같지는 않았는데.

🏷인터넷은 중독 대상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우리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 법한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강박적 과용을 부추긴다. 영상은 ‘입소문이 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밈meme이 등장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혹자들이 온라인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할 때, 그 행동은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기 때문에 ‘평범하게‘ 보인다.(41쪽)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문제 아닐까. 중독이 중독인 줄 모르는 이유는, 다른 사람도 하는 평범한 행동이기 때문에 중독임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박적 과용의 문제를 겪기 가장 쉬운 이들은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인데, 그중에서도 잘사는 나라에서 사는 이들이 특히 그렇다. 그들은 보상 수준이 높고, 효능이 강하며, 새로운 약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시에 의미 있는 일자리, 안전한 주거, 수준 있는 교육, 적절한 의료 서비스, 법 앞에서의 인종 및 계급적 평등에 소외되어 있다. 이는 중독 위험 요소의 위험한 연쇄 작용을 불러온다.(44쪽)

위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이 중독에도 취약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인 걸까. 정의에 행복이 끼어들어도,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는 걸까? 후에 저자도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싸구려 도파민에 얼마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즘 세상에서 가난이 중독의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132쪽)

🏷하지만 나는 우리가 완충재를 가득 채운 독방 같은 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유년기를 너무 질병처럼 대하고 과하게 관리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이러면 아이들은 상처받을 일이야 없겠지만 세상에 대처할 방법도 모르게 된다.
우리가 아이들을 역경으로부터 과보호한 탓에, 아이들이 역경을 그토록 두려워하게 된 건 아닐까? 우리가 아이들을 거짓으로 칭찬하고 현실을 감추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인 탓에, 아이들이 참을성이 떨어지고 권리만 더 내세우며 자신의 성격적 결함에 무지하게 된 건 아닐까? 우리가 아이들이 원하는 걸 다 들어준 탓에, 새로운 쾌락주의 시대를 조장하게 된 건 아닐까?(53쪽)

굉장히 흥미로운 주장이다. 아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기 때문에 새로운 쾌락주의 시대를 조장하게 되었다니.
부모의 마음은 한결 같다. 자식이 힘들어하는 것을 잘 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 이면을 잘 살펴야 한다. 내가 보기 힘든 것 때문에 자식이 힘든 것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국 부모의 이기심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학교에서 일어나는 (부모와 관련된) 수많은 문제들은, 대부분 자식이 힘든 것을 보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다. 물론, 상담이 꼭 필요한 일도 있다.

🏷우리는 모두 고통으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어떤 사람은 약물을 복용하고, 어떤 사람은 방에 숨어서 넷플릭스를 몰아본다. 또 어떤 사람은 밤새 로맨스 소설을 읽는다. 우리는 자신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거의 뭐든지 하려 든다. 하지만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이 모든 회피 시도는 고통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62쪽)

정답. 내가 몰입하는 이유는 회피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회피에서 벗어나는 법을 찾고 싶다. 저자도 후에 이렇게 말한다. 🏷‘개인적으로 가끔은 한 번 일을 시작하면 그만두기 어려울 때가 있다. 깊은 몰입의 ‘흐름‘ 은 그 자체가 마약과 같다. 몰입은 도파민을 분비하고 특유의 도취감을 낳는다. 이러한 무아지경은 부자 나라에서는 큰 보상을 보장한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친구와 가족과 맺는 밀접한 관계를 가로막는다면 인생에서 덫이 될 수 있다.‘(205쪽) 내가 몰입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이유다.

🏷왜, 우리는 전에 없던 부와 자유를 누리고 기술적 진보, 의학적 진보와 함께 살아가면서 과거보다 불행하고 고통스러워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비참함을 피하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이다.(64쪽)

이 문장은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내게 적당한 예시가 잘 안 떠오른다. 비참함을 피하려고 독서모임을 하나? 뭐, 그럴지도. 비참함을 피하기 위한 모든 행동은 사람을 더 비참해지게 하는 것 같다. 예수님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파민과 중독에 대한 설명을 모아보았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67쪽)
🏷쾌락 쪽으로 기울었던 저울이 반작용으로 수평이 되고 나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쾌락으로 얻은 만큼의 무게가 반대쪽으로 실려 저울이 고통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70-71쪽)
🏷쾌락을 느끼기 위해 중독 대상을 더 필요로 하거나 같은 자극에도 쾌락을 덜 경험하게 되는 것을 내성tolerance이라고 한다. 내성은 중독의 발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72쪽)
🏷신경과학자 노라 볼코프Nora Volkow와 그녀의 동료들은 고도의 도파민 물질에 오랫동안 과하게 기댈 경우 뇌가 도파민 부족 상태에 이른다는 것을 밝혔다.(75쪽)
🏷고통 쪽으로 기울어진 쾌락-고통 저울은 앞서 상당한 절제 기간을 거친 사람들도 다시 중독에 빠지게 만든다. 왜 그럴까? 우리의 저울이 고통 쪽으로 기울어 있으면, 그저 평범한 기분(수평 상태)을 느끼려 해도 중독 대상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자 조지 쿱George Koob은 이러한 현상을 ˝불쾌감에 따른 재발dysphoria driven relapse˝ 이라고 표현한다. 중독 대상에 과거와 같이 다시 의존하게 되는 이유는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랜 금단에 따른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물론 희망적인 소식은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충분히 기다리면, 우리의 뇌는 중독 대상이 없는 상황에 다시 적응하고 항상성의 기준치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린다.(77쪽)
🏷중독 대상에 다시 노출되는 경우뿐 아니라 그 대상을 떠올리게 하는 단서 또는 암시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괘락-고통 저울은 요동친다.(78쪽)

쾌락-도파민 과다-고통(도파민 부족)-쾌락의 사이클이 반복되면 중독까지 가게 된다는 내용인 것 같다. 상당한 절제 기간을 거쳐도 다시 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다시 오랫동안 충분히 기다려야 한다는 게 두렵다.

이 책의 제목 ‘도파민네이션‘은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중독을 해결하는 방법을 DOPAMINE의 앞 글자를 따서 설명한다.

Data 데이터: 너 자신을 알라(무엇에 얼마나 많이 자주 의존하는지)
Objectives 목적: 핑계 없는 무덤 없다(중독 물질, 행동에 의지하는 이유)
Problems 문제: 중독의 악영향을 찾아라(사용의 안 좋은 점)
Abstinence 절제: 30일의 인내(중독 대상을 사용하는 것과 느끼는 방식 사이의 진정한 인과 관계를 파악하는 데 필요)
Mindfulness 마음챙김: 고통 들여다보기(고통스러운 감정 인내하고 받아들이기)
Insight 통찰: 진짜 나와 대면하기
Next step 다음 단계: 중독 대상과 새로운 관계 맺기
Experiment 실험: 중독과 친구가 되는 법

중독을 해결할 때 자기 구속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자기 구속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론적으로 도움이 된다. 내가 안 써본 방법은 아닌데, 용서를 계속 해야 하는 것처럼, 자기 구속(절제)도 계속 해야 하는 건가 싶다. 때로는, 저자의 말처럼 자기 구속이 곧 자유로워지는 길이 되기도 한다(147쪽).

🏷자기 구속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물리적 전략(공간), 순차적 전략(시간), 범주적 전략(의미). 그러나 자기 구속은 완벽한 안전장치가 아니다. 심각한 중독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자기 구속 역시 자기기만, 불신, 엉터리 과학의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그럼에도 자기 구속은 바람직하면서도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117쪽)
🏷자기 구속의 또 다른 형태는 시간제한과 결승선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 연 단위 등으로 기준을 잡아 일정 기간으로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시간적 기회를 줄이고 사용에 한계를 둘 수 있다.(127쪽)
🏷범주적 자기 구속은 도파민을 여러 범주로 나누어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자신에게 허락하는 하위 유형, 그리고 허락하지 않는 하위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다. 이는 중독 대상뿐 아니라 그 대상을 갈구하게 만드는 계기도 금지하는 방식이다.(138쪽)

중독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의지박약을 문제로 들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가 놀라운 말을 한다. 🏷‘의지는 인간의 무한 자원이 아니다. 의지는 근육 운동에 더 가까워서 쓰면 쓸수록 더 피로해진다.‘(123쪽) 의지는 원래 그런 존재다. 의지 때문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겠다.
중독 현상으로 지연 가치 폄하를 들고 있다. 🏷‘지연 가치 폄하는 보상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보상 가치를 낮게 보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129쪽) 이것은 🏷‘우리가 중독성 있는 물질에 지배를 받고 있을 때 ‘시간적 시야‘가 얼마나 좁아지는지를 보여준다.‘(130쪽)

또한, 우리는 뒤집어 생각할 수 있다. 🏷‘고통이 우리가 쾌락에 지불하는 대가인 것처럼, 쾌락 역시 우리가 고통을 통해 얻는 보상이다.‘(181쪽) 쾌락을 고통에 대한 보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도가 심하거나, 강력한 형태를 띤 고통에 사로잡히면 강박적이고 해로운 과용에 빠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적절해 ‘큰 고통을 작은 고통으로 억제‘할 수 있다면 건강을 도모하는 치유법을 발견하고 때로는 ‘발작적 기쁨‘까지 얻을 수 있다.‘(206~207쪽)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동체의 도움으로 중독을 해결할 수 있다. 이 공동체는 솔직함을 근간으로 삼는다. 🏷‘근본적인 솔직함은 첫째, 우리의 행동을 확실하게 의식하도록 한다. 둘째,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셋째, 진실한 삶을 이루어 현재의 자신뿐 아니라 미래의 자신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다. 더 나아가 사실대로 말하기는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중독을 막을 수 있다.‘(214쪽) 🏷‘있는 그대로 말하기는 관계의 애착을 강화한다. 반면 도파민의 강박적 과용(중독)은 관계를 멀어지게 만든다. 중독은 고립과 무관심을 낳는다.‘(224쪽) 반대로, 고립과 무관심 속에서 중독에 빠져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지금 시대야말로, 중독에 빠지기 가장 적합한 환경이 아닐까.

사실, 오늘날의 교회가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전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를 죄의 문제로 보기 때문에(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중독에 빠진 사람에게 죄책감은 심어주지만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못한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어주는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혹은, 오지랖만 넓으신 분들의 잘못된 처방이 있을 수도 있다. 이 책에서 그 부분을 잘 짚어주어서 깜짝 놀랐다.

🏷˝교회 어른들을 만났어요 ˝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녀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전에 해본 적이 없었던 방식으로 마음을 열었어요... 물론 당신은 예외고요. 그 사람들한테 모든 걸... 거의 모든 걸 말했어요. 거기에 모든 걸 쏟아부었죠.˝
˝그랬더니요?˝
˝이상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았어요. 불안해하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는 듯했어요. 저한테 기도하라고 말했죠. 저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고요. 그리고 다른 교인들과는 저의 문제를 논의하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그게 전부였어요.˝(255쪽)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죄의 문제를 다루는 것은 항상 어렵다. 모두가 솔직할 수 있는 교회는 존재하지 않는 걸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종교 단체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약물과 알코을 오용 확률이 낮다. 하지만 신앙에 기반한 단체가 죄인을 외면함으로써 그리고 비밀과 거짓말을 숨기라고 당부함으로써 수치심 문제에서 그릇된 쪽으로 가둬버리면 그 사람을 수치심의 파괴적 사이클로 밀어 넣는 꼴이 된다.
파괴적 수치심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과용은 수치심으로 이어지고, 수치심은 집단의 외면 혹은 집단에게 거짓말을 해서 외면을 모면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고립을 낳고, 사이클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중독 대상에 대한 의존도 계속되는 결과를 낳는다.(256~257쪽)

수치심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 책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교회가 이런 공동체가 돼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은 항상 바탕에 깔려 있다.

🏷친사회적 수치심은 수치심이 공동체 번영에 쓸모 있고 중요하다는 생각에 근거를 둔다. 수치심이 없으면 사회는 혼돈에 빠져버릴 것이다. 따라서 관습에 반하는 행동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는 건 적절하고 좋은 경험이다.
더 나아가 친사회적 수치심은 누구나 결점을 가졌고, 실수할 수 있으며, 따라서 용서할 수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근거를 둔다. 옆길로 엇나간 사람을 내치지 않으면서 집단 규범을 고수하도록 하는 열쇠는, 벌충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명시한 수치심 이후의 ‘할 일‘ 목록을 만드는 데 있다.(258~259쪽)

🏷우리는 자신을 책임져야만 다른 사람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리고 수치스럽게 하지 않으면서도 수치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서 열쇠는 동정심이 깃든 책임이다. 이러한 교훈들은 중독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고,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관계에서 활용할 수 있다.(261쪽)

🏷상호간의 솔직함은 수치심을 없애는 동시에 친밀감을 길러준다. 우리가 결점을 갖고 있음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때, 그들과 나누는 깊은 유대감에서 이러한 따뜻한 감정이 커진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친밀감을 만드는 방법은 완벽함이 아니다. 실수를 바로잡는 데 다 같이 노력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가 친밀감을 높인다.(270~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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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탐정의 척척척 대한민국 7 - 세종 대왕이 우리말 랩을 한다고? K탐정의 척척척 대한민국 7
양화당 지음, 권송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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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탐정의 척척척 대한민국 7(세종 대왕이 우리말 랩을 한다고?)](양화당, 웅진주니어)
-웅진주니어 티테이블 10월 도서

이 책은 최근에 나온 ‘K탐정의 척척척 대한민국‘ 시리즈물이다. 이 시리즈를 살펴보았다.
1️⃣어린이 국민 팀의 진짜 국민 찾기
2️⃣옹 아저씨, 대통령 선거에 나가다!
3️⃣김반듯의 월급이 사라졌다?
4️⃣왕눈이 분식, 떡볶이를 수출하다!
5️⃣한가한 변호사, 나양심을 구해 줘!
6️⃣오렌지와 양배추가 가족이 되었다고?
7️⃣세종 대왕이 우리말 랩을 한다고?

주로 초등학교 중, 고학년(3~6학년)의 교과와 연계해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시리즈물이다(3학년이 전체를 읽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사회, 도덕의 교과와 연계할 수 있으며(대부분 사회), 이번 시리즈물은 국어 교과와 연계할 수 있는 책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을 스토리가 있는 만화의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으며, 많은 양의 지식을 얕은 깊이로 읽을 수 있는 ‘지대넓얕‘을 추구한다. 만화 형식인 데다 스토리에 등장하는 인물 이름을 내용과 연결되는 이름으로 재미있게 지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쉽게 책을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회 교과는 아이들이 사회에서 경험을 많이 하지 않으면 상식이 부족해서 수업을 어렵게 느낄 수 있는데, 이런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면 수업을 좀 덜 어려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3학년 1학기, 5학년 2학기, 6학년 1학기 국어 수업과 연계할 수 있다.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1국어의 의미, 2소리글자 우리말의 우수성(한글날과 연계해서 수업하면 좋을 것 같다.), 3어원, 4사투리, 5높임말, 6외래어의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3학년을 맡고 있어 높임말 부분을 쓸 수 있다. 정확한 개념 설명뿐 아니라 챕터 끝에 있는 ‘K탐정의 깜짝 퀴즈‘, ‘K탐정의 세계 탐구‘ 등 수업할 때 곁가지로 얘기해주기 좋은 이야기들도 많다. 특히 좋았던 것은 ‘K탐정의 세계 탐구‘였는데,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비교하면서 서로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어원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의 3챕터를 읽을 때 매우 흥미로웠다. 부록으로 연계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나 참고한 책을 함께 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4년 하반기 웅진주니어 티테이블 멤버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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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뿡뿡, 고무장갑! 그림책이 참 좋아 96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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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뿡뿡, 고무장갑!](유설화, 책읽는곰)

고무장갑은 누구보다 정성껏 화분에 씨앗을 심었다. 그리고 정성을 다해 돌보았다. 그런데 씨가 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충대충 키우는 것 같은 다른 장갑 아이들의 화분에서 먼저 싹이 났다. 고무장갑은 조급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자기 화분 빼고 다 싹이 났을 때, 자기 화분과 마지막에 싹이 난 화분을 바꿔치기했다. 이름표를 떼서 바꿔 붙이는 방식으로. 아, 물론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화분과 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때마다, 자신의 생각보다 더 크게 반응했다. 눈덩이처럼 거짓말을 불려갔다. 급기야 아이들이 자신의 거짓을 알게 될까 두려워, 더 예민하게 굴었다. 실제로는 자기에 대한 말을 한 것이 아님에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과하게 반응을 했다. 그리고 사실을 말하지 못해 걱정이 점점 쌓이고 쌓이다 몸이 부풀어 올랐다. 부풀어 오른 몸이 가볍게 되려면..? 모두가 아는 그 정답.

원래 고무장갑의 화분에는 계속 싹이 안 났던 건지 궁금하다.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과 거짓말은 종이 한 장 차이 같다는 생각도 했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이야기도 잘 지어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방학 중 선생님이 하지 않은 일은?‘이라는 문제를 낼 때면, 하지 않은 일을 지어내야 하는 게 너무 힘들게 느껴질 정도다.-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 해서 그렇다. 사실과 거짓을 적절하게 섞는 게 참 어렵디ㆍ.

📌내가 읽은 유설화 작가님의 책
✔️슈퍼 거북
✔️슈퍼 토끼
✔️으리으리한 개집
✔️용기를 내, 비닐장갑!
✔️잘했어, 쌍둥이 장갑!
✔️거짓말이 뿡뿡, 고무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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