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0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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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맥 바넷/존 클라센 그림/서남 옮김, 시공주니어)
-크공 1-5기 3rd.
-2015 칼데콧 상

📌줌 모임 전&중 생각
🖍그림 살피기
1️⃣처음 그림과 끝 그림이 다르다.
📍풍향계(닭, 오리)의 방향
📍화분의 꽃 종류(빨간 튤립, 파란 꽃)
📍고양이 목걸이 색(빨강, 파랑)
📍뜰에 심긴 나무(사과, 배)
📍깨끗한 샘과 데이브, 더러운 샘과 데이브(삽과 개조차도)
👉붉은 색 계열과 푸른 색 계열
2️⃣개는 보석의 위치를 알고 있다. 그림마다 개의 눈이 보석을 향해 있다.

🏷˝언제까지 파야 해?˝ 샘이 물었어요.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아낼 때까지 파야 해.
그게 우리의 사명이야.˝
데이브가 대답했어요.

🤔내 사명은 무엇일까?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아내지 못해서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함께 팠다는 것.
혼자 파지 않았기에 긴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겠다.

목사님이, 다니카와 슌타로의 [구덩이]에는 땅을 파고 메꾸는 행위가 의미 있었다고 하시면서, 땅을 계속 파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물으셨다. 샘과 데이브에게 사명의 의미는, 같은 것을 같이 하는 것,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이 아니었나 싶다.
사명에 관한 질문, ‘누구와 하고 있지?‘, ‘누가 하라고 했지?‘도 생각해보아야겠고, ‘사명은 목표가 아니다‘는 말씀도 하셨던 것 같은데, 이건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나는 땅속 깊숙한 곳까지 팠을까?
깊이 파지도 않았으면서 힘들다고 징징거리고 있는 건 아닐까.

🤔계속 밑으로만 파서 보석을 발견했다면?
보석을 비껴 갈 때마다 안타깝기도 했는데, 보석을 발견한 후의 삶을 상상하니 보석을 발견하는 것이 꼭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질문은 모임 중 목사님이 던지신 질문 중에도 있었다. 원래 기획의도는 다이아몬드 자리에 해골이 있었다고 한다. 해골이 있었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엄청 깜짝 놀랐을 것 같고, 땅을 더 파려는 시도를 안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함께 있는 사람이 더 파자고 한다면 팠을 것 같기도 하다.

🤔아래로 떨어진 후 한다는 말이,

🏷부드러운 흙 위에 털썩 내려앉았지요.
˝음,˝ 샘이 말했어요.
˝음.˝ 데이브가 말했어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졌어.˝
둘은 동시에 말했어요.

🤔가치관이 같은 사람을 만나는 축복.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이 같은 두 사람.

🤔마지막의 집은 누구의 집일까?
베이스캠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과 끝의 집이 다르지만, 결국 샘과 데이브가 나오고, 들어가는 집은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쉼터, 쉴 만한 물가의 역할을 했을 것 같다. 처음 나올 때는 붉은색 계열의 열정, 쉬러 들어갈 때는 푸른색 계열의 차분함, 평안함.

📌줌 모임
📚사랑해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사명이 달라진다.

📚내 은사는 무엇일까? 사랑과 관계없이 하는 것이라면 의미가 없을 터다. 결국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것‘.

📚나의 존재 가치는?
다른 사람의 평가와 나의 업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평가와 그리스도의 업적에 있는 것이라고 답했던 것 같은데, 여기에도 내가 하는 일에는 아무 의미가 없는 건지 질문을 던지셨다. 뭐라고 답했더라..? 아직 생각 정리가 되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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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데어라 혼 지음, 서제인 옮김, 정희진 해설 / 엘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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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Horn, Dara/서제인 옮김, 엘리)

이 책은 굉장히 읽기 힘들고, 진도가 안 나가는 책이었다.-서평도 진도가 안 나간다. 말이 어려웠나 하면 그건 아니고, 번역상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평소에 에세이를 읽기 힘들어하고, 이 책이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져서 힘들게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다.

죽은 유태인은 관심이 많지만, 살아 있는 유태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누군가가 고통을 받고 죽어야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하나도 관심이 없다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그토록 신경 쓰는 게 무슨 소용인가요? (21쪽)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지만 죽은 유대인에 대한 대중의 집착이 겉으로는 가장 상냥하고 시민 정신이 투철해 보이는 형태를 띠고 있을 때조차 인간 존엄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많은 방식을 풀어내고, 기록하고, 묘사하고, 똑똑히 말할 것이다.(24쪽)

이건 비단 유태인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흑인에 대해서도 누군가 글을 쓴다면, 비슷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흑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유태인의 죽음만큼이나 관심이 없는 걸까. 하긴, 유태인 학살 현장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중국에도 있었다.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저자는 유태인이다. 유태교의 전통에 매우 익숙하다. 그런 그녀가 유태인의 학살 현장을 보존한 곳마다 찾아다니며 관람하고, 탐탁치 않게 여긴다. 유태인들도, 스스로를 포기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타협과 순응이라는 오랫동안 지속되는 게임 속으로 이끌려 들어가면서 ‘살아도 된다는 허락‘이라는 가장 큰 상을 타내기 위해 아주 조금씩 자신을 포기했다.
스포일러 주의: 그들은 그 게임에서 졌다.(107쪽)

유태인들은 더 나은 곳을 향해 도망치지만, 그곳에서도 유태인들은 오래지 않아 고통받는 신세로 전락한다.

🏷당신이나 당신의 부모님은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비용을 들여가며, 자신과 자녀들을 바로 그런 모욕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다른 장소들에서 도망쳐 왔다. 그런데 이제 이 새로운 장소 또한 중요한 방식들에 있어, 그리고 삶을 제한하는 방식들에 있어 전혀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천천히, 몸에 스며들어 영혼이 뒤흔들리는 방식으로 고통스럽게 발견해가는 것이다. 당신은 이런 새롭고 충격적인 현실을 받아들이게 될 뿐 아니라, 그 현실에 굴복하고자 하는 동기에 대해 법정에서 거짓말까지 하게 된다. 혹은 더 나쁘게도, 당신은 당신 자신의 거짓말을 믿기까지 하는데, 현실을 인정하는 일이 너무도 고통스럽기 때문이다.(167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쓴이는 그 장소에서 희망을 찾으려 한다.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과거의 의미를 바꿀 수 있다고. 어떻게 보면 정신승리인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과거의 의미를 바꿀 수는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창조적인 행동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용기와 사랑에서 나오는 행동이기도 하다. 엘리스섬에서 변경된 이름들에 관한 그 불멸의 전설을 우리에게 선사한 사람들에게 내가 할 말은 딱 하나뿐이다. 감사합니다.(170쪽)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하기 직전에 저명한 유태인 예술가들을 빼돌렸던 미국인에 대한 기록도 있다. 그런데, 유태인들은 구조된 후 그 미국인을 만나기 꺼려한다. 작가는 구조된 자의 수치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빚지는 마음이 싫었던 걸까.

시오니즘으로 이스라엘에 돌아가게 된 이야기도 있다. 여기에는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있었다. 그 시절, 이스라엘에서 다시 나온 사람도 많다고 했다.

작가는 유태인 학살 보존 현장이 ‘인체의 신비‘ 전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후술되어 있지만, 산 자도 모욕을 당하는 기분이 이런 걸까. 마치 일본에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현장이 재현된 곳이 있다면 작가와 비슷한 생각을 했으려나.

🏷˝이 여성은 가정주부였을 수도, 공장 노동자였을 수도, 음악가였을 수도 있습니다...˝ 이 말들이 주는 인상은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이 여성은 당신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여성을 당신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그 여성이 실은 자기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해야 한다. 이런 사색의 말들은 사람을 은유로 바꿔버리는데, 이것이 목표라는 사실이 내게는 서서히 분명해진다. 모든 것을 완전히 제대로 해냄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회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기 위해 사업에 밀어 넣어진 익명의 죽은 사람들로 가득했던 <인체의 신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291쪽)

🏷같은 시민으로서 살아 있는 유대인에 대한 혐오나 차별, 고정관념을 사회정의의 의제로 삼는 대신, 죽은 유대인을 찬양함으로써 ‘우리는 안전해진다‘. 이것이 사회적 약자의 죽음을 숭배함으로써, 죽은 자와 산 자를 모두 매장하는 방식이다.(355쪽-해설)

그럼에도 유태인들은 틈을 찾아 나간다. 회복을 위한 길을 제시한다. 삶의 사소한 부분을 쌓아 올림으로써, 상처를 싸맨다.

🏷언제, 어떻게 어떤 기도를 암송할 것인지를 두고 몹시 흥분해 논쟁을 하는 현자들은 생존자들과 생존자의 후예들이며, 파괴된 세계의 자취다. 그들은 마치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장 조그만 기억에까지 집착하는 애도자들처럼 하느님과의 그 잃어버린 관계의 모든 마지막 세부사항까지 기억하기 위해 속을 태운다. 누군가는 이런 기억은 결국에는 사라질 거라고, 사람들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거라고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반대되는 일이 일어난다. 기억의 과정이 일단 중요해지면, 그것의 세부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누적된다. 왜냐하면 기억 자체가 살아 있는 것이 되고, 거기에 새로운 의미를 가져다주는 다음 세대 사람들 모두에 의해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다.(340쪽)

기억이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 사회의 고통과 아픔을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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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 은그루 웅진책마을 121
황지영 지음,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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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 은그루](황지영, 웅진주니어)
-웅진주니어 티테이블 9월 도서

나는 어릴 때 정말 샤이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더 했다. 어른이 다가오면 벌벌 떨었고,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관심 받는 것을 싫어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받은 유일한 상이 일기상인데, 선생님이 그 일기를 다른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좀 부끄러웠다.-내가 동생과 논 걸 가지고 일기를 썼는데, 다른 아이들은 그렇게 안 노는 것 같으니까. 좀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해서.

아마, 내가 초등학생(국민학생) 때 칭찬하고 인정해주시던 선생님이 1학년, 6학년 선생님이었던 것 같다(내 기억에는 그렇게 남아 있다.). 6학년 때 현장체험학습 가서 아이들이 장기자랑 하느라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를 한창 보여줄 때, 나는 ‘저거 왜 추지?‘라는 생각을 했다. 춤에 관심 없었고, 아이들에게 관심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반에도 춤추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급식 먹으러 가거나, 교과전담 수업 받으러 갈 때 가만히 서 있지를 못하고 춤을 춘다. 맞다, 이 책은 추억을 소환하는 책이다.

🏷그루는 춤이 좋았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춤을 출 때 재미있고, 신이 났다. 그러니 자꾸 또 추고 싶었다.(5쪽)

그러나 아이들 앞에서는 절대 춤추지 못하는 그루였다. 춤 잘 추는 시하 무리를 바라보면서도, 한 번도 춤을 같이 추고 싶다거나, 끼워 달라고 말하지 못했다. 수련회 장기자랑에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도 주저하다가, 시하의 비웃음이 도화선이 되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장기자랑에 나가게 됐다. 선택한 곡은 샐러드보울의 ‘샤이닝 걸‘.

춤에 존재감 없던 아이들이 모이니 연습이 잘 될 리 없다. 그루는 잘하고 싶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그 와중에 그루가 줍게 된 ‘블랙홀‘. 알고 주운 것은 아니었지만, 블랙홀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마치 신수현 작가님의 ‘빨강연필‘ 같기도, 애런 레이놀즈의 ‘오싹오싹 크레용‘ 같기도 했다. 다른 점은, 블랙홀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빨강연필과 오싹오싹 크레용은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루가 블랙홀을 가지고 등교하자, 다들 그루에게 말을 걸었다. 블랙홀을 지니고 춤을 춘 영상이 SNS에 퍼지고, 샐러드보울 멤버에게서까지 칭찬을 받게 됐다. 그리고 그 춤 안무가인 아랑 쌤에게까지 연결된다. 그루가 존경해마지 않는 아랑 쌤에게! 만나자는 그 글이 얼마나 설렜을까!
그런데, 아랑 쌤은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은 눈치였다. 라이벌인 시하도 뭔가를 눈치챈 것 같다. 결국 시하는 그루에게 블랙홀에 관련된 영상을 보낸다. 그 영상을 보고 그루는 생각이 많아진다.

🏷지금까지는 블랙홀을 가진 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블랙홀이 너무나 두려웠다.
‘다시는 쓰지 않을 거야.‘
블랙홀을 팔지 말지도 결심이 서지 않았다. 이렇게 무서운 물건을 돈을 받고 판다는 게 뭔가 꺼림칙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혹시 이걸 산 사람이 나쁜 곳에 쓴다면? 블랙홀을 산 사람이 죽기라도 한다면? 그러면 그루는 평생 괴로울 것 같았다.(115쪽)

블랙홀 같은 아이템이 생기는 게 좋을 것 같다가도, 내 노력으로 뭔가를 이뤄나가는 게 더 재미있어서 딱히, 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블랙홀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아이템이라면, 관계의 진전을 위한 노력도 없이 금방 얻었다가 사라지는 걸 바라보며 허전한 마음이 들 것 같다. 과정의 중요함은, 노력하지 않은 결과를 생각하며 느끼게 될 수도 있겠다.

수련회에 블랙홀을 가져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 블랙홀을 가져간다. 블랙홀이 없어도 블랙홀을 가진 것처럼 사는 시하를 질투하며, 장기자랑에서 블랙홀을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솔직했던 그루는 정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다.

🏷그루는 이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블랙홀을 가져왔지만 이제는 진짜 마음이 뭔지 헷갈렸다. 어쩌면 아이들은 핑계였을지도 몰랐다. 그루 자신이 ‘샤이닝 걸‘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아닐까.
아이들에게 무대를 망치는 것보다 더 큰 실망은 그루가 그동안 몰래 블랙홀의 힘을 이용했다는 것일지도 몰랐다.
‘내가 울퉁불퉁을 망치고 있는 걸까?‘
그루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152쪽)

블랙홀을 가지고 무대에 섰지만, 라희의 재치로(?) 블랙홀 없이 장기자랑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울퉁불퉁 모두를 향한 응원의 박수를 만끽할 수 있었다.
라희가 숨긴 블랙홀은 아연이 가져가고, 시하가 낚아채가고, 시하가 가져간 블랙홀은 아랑 쌤이 가져가려 하지만 강물에 빠지고 만다. 아랑 쌤의 말은 너무 소름끼쳤다. 자기가 주운 것도 아니면서, 자기 것이라고 믿었다. 자기가 오랫동안 원했기 때문에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까지 생각했다. 얼마나 꿈을 이루고 싶었으면, 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신이 잠식되면서까지 꿈을 이루어서 얻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홀을 가진 사람에게만 다른 사람들이 마음을 주는 게 아니라, 블랙홀 자체에도 사람들이 마음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듯한.

그루가 블랙홀 없이 울퉁불퉁 아이들과 장기자랑을 마무리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홀이 강물에 빠진 것도. 노력 없이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이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24년 하반기 웅진주니어 티테이블 멤버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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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 반드시 결과를 내는 탁월한 실행의 기술
이소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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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이소연, 다산북스)

이 책은 알라딘에서 대여 페이백으로 판매할 때부터 눈에 넣어두고 있었다. 구매 타이밍을 놓쳐서 한참 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자기계발서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는 않는데,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마다 실천할 것처럼 하다가 흘려버리기 때문에 그렇다. 설령 실천한다고 하더라도 곧 원래 내 상태로 돌아오기 일쑤여서, 이런 실천에 대해서는 자신감도 많이 낮아져 있다.

이 책은 OKR을 중심으로 설명한다.🏷OKR은 인텔에서 고안되어 구글 등의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널리 쓰이는 목표 달성 방법론 중 하나로,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야심찬 목표인 O-Objectives와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달성해야 하는 수치인 핵심 결과인 KR-Key Results로 구성되어 있다.(6쪽)
생각보다 간단하다.-자고로 실천하기 쉬우려면 프로세스가 간단해야 한다.

목표를 정할 때는 큰 그림을 그린다. 약간 미라클모닝의.. 이미지화시키는 단계 느낌이 난다. 미라클모닝에서는 자기세뇌의 느낌이라서 거부감이 좀 들었는데, 이 책에서는 논리적으로 설명하니 받아들이는 게 훨씬 수월하다.

🏷꼭 해야 하는 일이지만 지금까지 미뤄왔던 일, 언젠가 해보려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일, 꿈은 거창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던 일이 있다면 먼저 그 일을 하고 싶은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그 목표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난 다음 1년 후, 3년 후, 5년후의 나의 모습은 어떻지 구체적으로 떠올리며 그림을 그려 본다면 내가 그 일을 하고 싶은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102쪽)

🏷목표한 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적절한 기간 설정, 세밀한 계획 수립, 또 꾸준하고 성실하게 나의 성장을 확인해나가는 루틴의 구축이 단기간의 성과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 (24쪽)

글쓴이는 철저하게 J 스타일의 사람인 것 같다.

신기하게도 글쓴이는 ‘사명‘이라는 단어를 쓴다. 크공에서 공부한 내용이 떠오르는데 아무튼.. 자신의 사명을 발견하는 데(?)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사명이란 말은 조금 거창하게 들리지만, 내가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해두고 그를 향해서 나아가는 삶과, 그때그때 되는 대로 살아가는 삶은 결과에 큰 차이가 있다. 나의 사명을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세 번은 연달아 ‘왜?‘라고 묻고 그 이유를 찾아내야 내가 정말로 영위하고 싶은 삶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141쪽)

목표를 정하고 실천을 했으면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피드백을 이 책에서는 다른 말로 ‘회고‘로 표현한다. 회고할 때는 이런 점을 생각해야 한다.

🏷1. KR을 달성한 결과 O를 성취할 수 있었는가?
2. 전체적인 성과는 어떠했는가?(만족도, 필수 목표 설정)
3. 잘한 점은 무엇인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4. 잘못한 점은 무엇인가? 무엇을 바꿔야 더 잘할 수 있는가?
5. 열정과 의욕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192~193쪽)

독서기록을 남기기까지 두 달 가량 걸렸는데, 아직 실천하고 있지 않은 걸 보면... 문제가 있다. 목표를 정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지 않아서 생기는 자신감 저하를 겪지 않을 수 있으니 무의식의 저항인 건지 모르겠다.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하며 편리한 하나의 교리에만 집착하는 태도는 복잡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교조주의를 경계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경험하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232쪽)

결국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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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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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이꽃님, 우리학교)
-스포일러 주의

처음부터 끝까지 해주의 입장에서 기록된 책이다. [죽이고 싶은 아이]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어서, 결말을 보고 속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해주는,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하는 걸까. 해록이는, 평생 해주를 피해 살아야 하는 걸까.

해주는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있다. 부모님과의 소통을 거부한다. 아니, 친구들과의 소통도 거부한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기애가 넘치고, 남자친구 해록이가 자신에게 시킨 것처럼 상황을 조작할 수 있는 영악한 아이다. 어쩜 이렇게 거짓을 사실처럼 말할 수 있을까. 너무 뻔뻔하기도 하고,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연민이 생기기도 했다.
실은, 이 책의 거의 끝부분에 이를 때까지 해주가 잘못했다는 것을 몰랐다. 해주를 믿었는데, 역시나 한쪽 말만 들으면 안 된다는 것을 또다시 깨닫게 된다. 소름이 돋을 만큼.

해주는 소유욕도 엄청났고, 그만큼 집착도 심했다. 🏷맞아. 나는 그렇게 점점 네 것이 되어 갔어. 네가 원하는 대로, 네가 좋아하는 대로, 난 그게 좋았어.
내가 네 것이 되어 가는 만큼, 너도 내 것이 되어 갔으니까.(82쪽) 그러나 이건 해주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해주의 옷, 화장, 이런 것도 해록이가 시켜서 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 거면서 해록이 핑계를 댄 것에 지나지 않았다. 🏷˝엄마, 날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것도 사랑이지만, 그 애가 좋아하는 대로 날 바꾸는 것도 사랑이야.˝(83쪽) 해록이는 이렇게 시킨 적이 없는데, 해주는 망상에 걸린 것으로 봐야 하나.

해주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들통났음에도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너무 안타까웠다. 해주가 다른 사람도 존중해주는 사람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한참 동안 경찰이 했던 말을 생각해 봤어. 왜 그렇게까지 너와 헤어질 수 없었던 걸까. 왜 너에게 겁을 주면서까지 너를 불잡고 싶었던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하나더라.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사랑하니까.
사랑했기 때문이었어.
해록아. 나는 정말로 널 좋아해. 너무 좋아해서 온 마음을 다해 너를 대했을 뿐이야. 그게 잘못이었을까? 그치만 너도 분명 날 좋아했잖아. 좋았던 날들이 수도 없이 많았잖아.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이 모두 짓밟힌 기분이야. 싸운 적도 많았지만, 서로 소중하게 여긴 순간들도 많았잖아. 우리가 얼마나 좋았는데, 얼마나 행복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경찰이 우리의 시간을 오해하고 매도하는 걸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어.
나는 있잖아, 내 전부를 다해서 널 사랑했어. 그래서 그랬나 봐. 네가 내게 주는 사랑이 내 사랑보다 언제나 너무 작고 부족하게 보였거든.(201-202쪽)

📌내가 읽은 이꽃님 작가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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