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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3월
평점 :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이꽃님, 우리학교)
-스포일러 주의
처음부터 끝까지 해주의 입장에서 기록된 책이다. [죽이고 싶은 아이]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어서, 결말을 보고 속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해주는,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하는 걸까. 해록이는, 평생 해주를 피해 살아야 하는 걸까.
해주는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있다. 부모님과의 소통을 거부한다. 아니, 친구들과의 소통도 거부한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기애가 넘치고, 남자친구 해록이가 자신에게 시킨 것처럼 상황을 조작할 수 있는 영악한 아이다. 어쩜 이렇게 거짓을 사실처럼 말할 수 있을까. 너무 뻔뻔하기도 하고,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연민이 생기기도 했다.
실은, 이 책의 거의 끝부분에 이를 때까지 해주가 잘못했다는 것을 몰랐다. 해주를 믿었는데, 역시나 한쪽 말만 들으면 안 된다는 것을 또다시 깨닫게 된다. 소름이 돋을 만큼.
해주는 소유욕도 엄청났고, 그만큼 집착도 심했다. 🏷맞아. 나는 그렇게 점점 네 것이 되어 갔어. 네가 원하는 대로, 네가 좋아하는 대로, 난 그게 좋았어.
내가 네 것이 되어 가는 만큼, 너도 내 것이 되어 갔으니까.(82쪽) 그러나 이건 해주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해주의 옷, 화장, 이런 것도 해록이가 시켜서 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 거면서 해록이 핑계를 댄 것에 지나지 않았다. 🏷˝엄마, 날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것도 사랑이지만, 그 애가 좋아하는 대로 날 바꾸는 것도 사랑이야.˝(83쪽) 해록이는 이렇게 시킨 적이 없는데, 해주는 망상에 걸린 것으로 봐야 하나.
해주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들통났음에도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너무 안타까웠다. 해주가 다른 사람도 존중해주는 사람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한참 동안 경찰이 했던 말을 생각해 봤어. 왜 그렇게까지 너와 헤어질 수 없었던 걸까. 왜 너에게 겁을 주면서까지 너를 불잡고 싶었던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하나더라.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사랑하니까.
사랑했기 때문이었어.
해록아. 나는 정말로 널 좋아해. 너무 좋아해서 온 마음을 다해 너를 대했을 뿐이야. 그게 잘못이었을까? 그치만 너도 분명 날 좋아했잖아. 좋았던 날들이 수도 없이 많았잖아.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이 모두 짓밟힌 기분이야. 싸운 적도 많았지만, 서로 소중하게 여긴 순간들도 많았잖아. 우리가 얼마나 좋았는데, 얼마나 행복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경찰이 우리의 시간을 오해하고 매도하는 걸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어.
나는 있잖아, 내 전부를 다해서 널 사랑했어. 그래서 그랬나 봐. 네가 내게 주는 사랑이 내 사랑보다 언제나 너무 작고 부족하게 보였거든.(201-202쪽)
📌내가 읽은 이꽃님 작가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