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 잘한 습관들 - 삶을 바로 세우는 신앙의 원칙
박길웅 지음 / 구름이머무는동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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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 잘한 습관들](박길웅, 구름이머무는동안)
-부제: 삶을 바로 세우는 신앙의 원칙

이 책은 줄 그을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필사를 해야 하는 책이다. 지금 필사하는 책 다 쓰면 이 책 필사로 넘어가 볼까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천천히 읽어야 한다. 다시금 꺼내 읽으면서 마음에 새겨야 한다.

책 구성이 독특하다. 비-눈-구름-맑음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날씨에 따라 버려야 할 습관의 모습이 조금씩 다른 양상이다. 자기비하나 자기기만의 습관들의 모습을 날씨와 연관지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얇고, 누군가는 기초적인 내용에 불과하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건 눈 한 송이 때문이니, 그만큼 기본은 중요하면서 무너지기 쉽고 잊기 쉬운 게 아닐까.

📚책에서 꼽은 문장
🏷무엇이든 세우기 전에는 반드시 허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안의 잘못된 습관을 버리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끈끈하게 붙어 있는 삶의 방식들을 철저하게 버리기 위해서는 하나님에게 나아가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를 변화시키실 수 있으니까요.(14-15쪽(프롤로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삶을 이끌어 가는 힘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이끌려 가는 힘이다. 이 힘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영역에서 벗어나려는 순간,
하나님이 우리를 다시 끌어당기셔서 돌아오게 하는 힘이다. 믿음이 좋다는 것은 큰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떠나지 않으려 애쓰고 몸부림치는 열심이다.(20쪽)

🏷믿음 안에서 생활하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니다 . 나의 하루의 주인은 하나님임을 고백하고, 그분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삶을 살아 내는 것이다. 큰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주어진 하루를 온전히 보낸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우리의 소명을 기억하는 것도 게으름을 멈추는 좋은 방법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매일 읽는 것도 게으름을 벗어나는 데 도움 된다. 말씀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과 열정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기억나게 하기 때문이다.(31쪽)

🏷모든 일이 하나님의 보호하심 안에서
이루어지듯이, 우리가 걱정하는 일들도 하나님의 손에 불들려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의심으로 삶의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하나님의 선하신 뜻 안에 있음을 날마다 마음에 새기자. 우리의 불안과 염려는 날마다 하나님을 신뢰해 가는 연습을 통해 사라질 것이다.(46쪽)

🏷결과만을 바라보면 결과를 우상으로 모시고 살게 될 것이다. 결과를 우상으로 모시고 살면 인내하지 못한다. 어떻게든 목적 달성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성품과 반대된다. 하나님은 오래 참으며 인내하는 분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님은 우리 삶의 모든 과정에 간섭하기를 원하신다. 시작부터 하나님과 함께해야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매듭을 지을 수 있다.
신앙생활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어 냈는가를 드러내는 삶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삶을 통하여 하나님이 옳으셨음을 증명해 내는 삶이다.(56쪽)

🏷무너지지 않는 삶은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가능하다. 하나님은 세우시는 분이다. 삶으로 다가오는 비바람도 다스리시는 분이다. 흔들릴 때, 무너지려할 때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앞에 엎드려야 한다. 하나님의 도우심만이 우리를 무너지지 않게 한다.(67쪽)

🏷우리 삶의 목표는 안정된 삶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인해 안전하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일은 떠나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다.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은 내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구름을 삶에서 발견하는 것은 큰 축복이다.(72쪽)

🏷기도의 목적은 기도 제목의 성취가 아니다. 모든 일의 결과가 하나님에게 달려있음을 인정하는 데에서 기도가 시작되고 그것은 믿음이 된다.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에게 맡기고 기도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성공이냐 실패냐‘에 관심 없으시다. 우리가 기도하며 하나님과 동행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신다. (84쪽)

🏷오늘을 잘 살아 내는 것이 내일을 잘 살아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91쪽)

🏷하나님이 어떠한 값을 치르고 우리를 구원하셨는지를 날마다 기억하는 것, 이것이 첫사랑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우리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잊어버리면 그 사랑은 종교적인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었던 우리가 구원받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된 그 은혜를 기억하지 못할 때 첫사랑은 사라져간다. 우리가 구원받은 첫사랑의 기억은 우리가 그분과 거리가 멀오질 때 언제고 돌아갈 수 있는 이정표가 된다. 그리고 우리를 구원하신 그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123쪽)

🏷어제의 믿음이 오늘의 신앙을 보장하지 않는다. 만나가 매일 필요했던 것처럼, 우리 믿음도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 어제의 믿음은 어제만으로 충분하다. 오늘이 어제와 다르길 바라는 우리 마음처럼 믿음도 새롭게 채워져야 한다.
우리가 과거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하는 이유는 새로운 날들에 대한 불확실함 때문이다. ‘그 정도로 좋은 날이 다시 올까‘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만나는 새날에 새로운 기회를 주시는 분이다.(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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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 2021년 피터 팬 상 수상작 미래그림책 167
아네테 멜레세 지음, 김서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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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아테네 멜레세/김서정 옮김, 미래아이)
-크공 1-5기 4th.
-2021년 피터 팬 상 수상작

📌줌 모임 전&중 생각
🤔단골손님들이 뭘 사려고 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3주~두 달?

🤔키오스크를 벗어나고 싶을 때는 여행잡지를 읽는다.
학교를 벗어나고 싶을 때는 독서(동화, 소설)를 한다. 가끔은 피아노를 친다. 나름의 소소한 일탈이다.

🤔과자를 훔치려던 남자애 둘은 어떻게 됐을까?
잡히지는 않은 것 같다. 과자를 가져갔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올가가 넘어졌을 때 주변에 사람들이 없었을까?
있었지만 도울 생각을 안 한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돕기 전에 올가가 먼저 일어난 건지도 모르고.

🤔키오스크가 넘어졌고, 키오스크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자기 키오스크의 물건을 다 두고 산책을 가는 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어쩌면 자신의 전 재산일 수도 있는데.. 모두 버리고 예수님을 좇은 제자들이 생각난다.

🤔올가가 산책을 가면서 단골손님을 만났을 때, 각각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올가는 단골손님들의 동선을 보며 재미있었을 것 같고, 단골손님들은 깜짝 놀랐을 것 같다.

🤔올가는 바다까지 갔을 때 걱정하지 않았을까?
3일 동안 안 먹고 어떻게 버텼을까. 밝은 표정이라니 신기했다. 모르긴 해도 키오스크 안의 물건들은 하나도 못 쓰게 될 지경이었을 거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올가. 그러나 여기서 질문. 아이스크림 키오스크를 만들 돈은 어디서 생겼을까?

📌줌 모임
📚이 책은 루마니아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올가에게 키오스크란?
올가의 인생, 집, 전부.
그러나 산책하는 모습은 가벼워 보이고, 두고온 물건은 잃어버려도 괜찮은 모양이다.

📚언제부터 키오스크에서 살았을까?
처음에 들어갔을 때는 몸이 낄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다.

📚왜 올가는 강물에 빠졌을 때 바다까지 갔을까? 우연일까, 필연일까?
올가의 귀차니즘이 한 몫 한 것 같다. 키오스크 안에 세면대, 변기가 다 있었으므로 그동안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소극적으로 지냈을 것 같다. 흘러가는 대로 지내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강이 바다로 이어지니, 자신이 원하는 바다로 갈 것을 예상했는지도 모르겠다.

📚올가의 꿈은 바다에서 산으로 변한다.
사실, 이거 목사님이 말씀해주셔서 알았다. 그림을 더 꼼꼼하게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산으로는 어떻게 움직이려나.

📚올가는 시내에 있을 때도, 바닷가에 있을 때도 단골손님이 같다. 무엇을 의미할까?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은 달라지지 않는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나님 중심의 삶 vs. 하나님을 우선순위로 두는 삶
예전에 이렇게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다. 처음을 드려야겠다. 그러다 ‘아, 중심이 중요하지.‘ 생각하며 ‘처음을 드려 중심에 이르기까지, 부분을 드려 전부에 이르기까지‘를 모토로 삼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나님을 우선순위로 두는 삶이 반복되면 하나님 중심의 삶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잘 되지 않았고, 흐지부지됐다.
오늘 모임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살면 우선순위가 하나님일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산다(합 2:4; 롬 1:17)
✔️믿음(에므나): 겉과 속이 일치하는 순수함, 신실함
✔️믿음으로 구원: 삶으로 이루어지는 믿음
✔️어떤 모습으로 살아내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자리를 지키는 것
✔️은혜의 자리는 우리의 힘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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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의 겨울 이야기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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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의 겨울 이야기](프란치스카 비어만/송순섭 옮김, 주니어김영사)
-스포일러 주의

🔑키워드: 크리스마스, 산타클로스, 편지

이런 책은 겨울에 읽어야 하는 건데, 본의 아니게 여름에 읽었다. 여름 이야기, 봄 이야기를 읽었으니 겨울 이야기도 읽어야지 싶어서. 좀 아껴두었다가 겨울에 읽을 걸 그랬나.

여우 씨에게 잘못 배달된 책 때문에 책의 진짜 주인 여우 피에니를 찾아 나선다. 피에니는 핀란드 외딴 곳에 살고 있었다. 책을 갖다 주기 위해 먼 여행도 마다하지 않다니. 역시 여우 씨라는 생각을 했다. 피에니의 책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책이었는데, 그 책을 쓰게 된 건 ‘편지‘ 때문이었다. 나이 많은 산타클로스 대신 쓰기 시작한 편지에 답장을 쓰다보니 책까지 쓰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하필, 산타클로스 대신 편지를 써야 하는 피에니가 몸살에 걸렸다. 시간은 촉박한데. 결국, 여우 씨가 피에니 대신 편지를 쓰게 되었다. 평소 쓰는 장르가 아니어서 고민하다가 편지를 먹어치웠더니 술술 편지가 써진다. 와, 이거 진짜 부럽다. 편지를 먹으면 편지가 술술 써진다니. 아, 그러고 보니, 나도 예전엔 편지를 꽤 썼었다. 신랑한테는 별로 안 썼는데..(아마 스마트폰이 없었으면 편지를 썼을지도 모르겠다.) 주로 친구들한테 썼다. 일본어 배울 때는 일본어로 쪽지 주고받기도 했고, 영어로 쓴 적도 있었던 것 같고.
아이들이 쓴 편지에서 받고 싶은 선물을 목록으로 만들어야 했는데, 피에니는 아파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여우 씨는 그것도 모르고 편지를 다섯 통이나 먹어치웠다. 그런데 성탄절 분위기에 물구나무서기 한 번만으로 아이들의 이름과 소원이 생각나다니. 기억도 집어 넣었다가 끄집어 내는 게 마음대로 되면 좋겠네. 그럼 감정이 요동치는 일도 없을 것 같은데. 음, 뭐든지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여우 씨를 너무 부러워했나. 여우 씨는 내가 부러울 수도 있지, 암.

우리나라에도 산타클로스 전용 우체국이 있다고 한다. 우리 딸은 산타가 있다고 믿는지 없다고 믿는지 모르겠네. 교회에서는 없다고 가르치는 것 같았는데.. 성탄절의 주인은 산타클로스가 아니긴 하지만..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산수화로 10 1층

📌내가 읽은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책
✔️슈퍼 토끼의 결심
✔️책 먹는 여우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의 여름 이야기
✔️책 먹는 여우의 봄 이야기
✔️책 먹는 여우의 겨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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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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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안녕달, 창비)
-스포일러 주의

윤영님 추천으로 읽었다.

주인공 소년은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댁으로 하교한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 그리고 익숙하다는 듯 주섬주섬 옷을 벗어 젖힌다. 뜨끈뜨끈한 방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곰이 운영하는 찜질방이 나온다.-아이한테 이 책 읽어주고 찜질방 가야지, 싶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찾은 소년은 찜질방 국룰 식혜와 달걀을 얻으러 간다. 곰이 꺼내는 달걀들 사이로 작은 사람들이 보인다. 술래잡기하는(얼음땡인가?) 아이들, 계란 장사 트럭도 보인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예전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이다. 식혜 항아리에서 식혜를 꺼낼 때도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 위에 얼어 있는 얼음 위로 썰매 타는 아이가 보인다. 진짜 옛날 썰매다. 어릴 때 외할머니 집에 가면 그 썰매 타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리고 얼음 낚시하듯이 국자를 쑥 밀어넣어 식혜를 뜬다.-아이랑 찜질방 가서 식혜랑 달걀 먹어야지. 이 아이는 옛날 사람인가.
이 책은 겨울에 다시 읽어야겠다. 찜질방 가기 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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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으리한 개집 그림책이 참 좋아 38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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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으리한 개집](유설화, 책읽는곰)
-스포일러 주의

🔑키워드: 반려동물, 반려견, 가족
📌찬반토론 주제: 반려동물은 가족일까?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슈퍼 토끼], [슈퍼 거북] 쓰신 분 책인 걸 알고 냉큼 집었다.
집에서 기르는 동물에 ‘반려‘라는 말을 붙인 건 얼마 되지 않는다. 10년도 안 된 것 같다. 그 전에 기르는 동물들은 그냥 ‘애완 동물‘이었다. ‘애완‘이라는 말 때문인지, 사람들은 동물을 소유로 여기고 마음대로 취급했다. 물론 안 그런 집도 있지만 말이다. 요즘은 너무 모시고 사는 집이 많다. 장난감 취급하지도, 모시고 살지도 않게 딱 중간 정도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주인공 월월 씨는 어릴 때 사람 가족을 만났다. 나이가 들면서 모습이 변하자, 이 사람 가족들이 월월 씨를 갖다 버렸다. 월월 씨는 (누가 풀어줬는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모은다. 그리고 혼자 살겠다는 꿈도 키운다. ‘근사한 집을 지어 혼자 살겠어, 아무도 날 버리지 못하게!‘
월월 씨는 으리으리한 집을 짓는다. 사람 집보다 더 좋다. 혼자 지내니 쓸쓸했는지 같이 살 동물을 구한다. 사람은 빼고, 라고 적었는데 도착한 건 사람 가족이다. 월월 씨는 같이 살고 싶지 않았고, 사람 가족의 부모도 월월 씨와 같이 살고 싶지 않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아이들이 월월 씨를 좋아했고, 월월 씨도 아이들의 손길이 그리웠던가 보다. 6개월만 같이 살자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있는 집은 알겠지만... 월월 씨는 힘들어 했다.
어느 날 월월 씨가 아이들과 놀면서, 육아가 월월 씨 몫이 되는 날이 많아졌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정이 붙는 법. 사람 가족이 이사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사하게 되었을 때 월월 씨는 부모에게 온갖 참견을 했다. 아빠가 듣다 못해 ˝아, 그렇게 걱정되면 따라와서 직접 돌보시든가!˝라는 말을 듣자마자 신나게 따라나선다. 월월 씨는 으리으리한 개집이 필요했던 게 아니라 가족이 필요했던 거다. 월월 씨는 신났지만, 막상 자동차 앞에 타고 있는 엄마와 아빠의 표정은 썩 그리 밝지 않다.
그 으리으리한 개집은 누구의 집이 되었을까?

우리 집에는 이제 만 2년을 넘긴 달팽이(백와로 추정)가 산다. 어린이집에서 가져와서 어쩔 수 없이 돌보고 있다. 신랑이나 나나 집에서 기르는 동물에 ‘반려‘라는 말을 붙이기 싫어하는데, 생명이 왔으니 책임감을 가지고 돌본다(대부분 신랑이). 이 달팽이는 천적도 없고, 원래 집(또는 학교)에서 기르는 동물은 밖에 함부로 풀어두지도 못해서 죽을 때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아이 말에 따르면, 어린이집 다른 친구들 달팽이는 죽었다는 아이도 있고, 도망쳤다는 아이도 있다고(헉) 한다.
우리 집 달팽이는 얼마나 살게 되려나? 이 달팽이가 죽을 때 우리 아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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