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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평점 :
어느덧 나이가 이만큼 들고 보니. 할머니가 된 나를 상상해 보게 된다.
요즘 연말이라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 연금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아서 퇴직 후에 어찌 살지, 연금은 얼마나 모아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더욱 그렇다.
몇 해 전부터 박막례님을 보면서, 참 멋지다, 감탄하면서 나는 막례님처럼 명랑한(?) 할머니는 못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면, 이 책 <즐거운 어른>의 이옥선님의 경우에는 내가 꿈꾸는 할머니의 모습과 비슷한 거 같았다.
너무 애쓰지 않고, 남들의 관심을 받지 않으며, 평온하고 자유로운 삶.
매일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자식들과 친구들과 종종 만나지만 주로 혼자임을 즐기는 삶.
가끔은 공연과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삶.
큰 재산은 없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잔소리나 조언보다 용돈과 식사를 베풀 수 있는 정도의 여유있는 삶.
노인의 절반 가까이가 빈곤한 현 상황을 봤을 때 허영이 가득한 노년의 삶이지만.....
그냥 꿈꾸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는 이런 말들을 나도, 눈치보지 않고 편히 할 수 있겠지.
여름 한 철 더울 때 쓰려고 에어컨을 일 년 내내 자리 차지하게 세워두는데, 큰 가슴을 적정 수준으로 이용하려면 에어컨보다 효율이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 P56
의리를 잘 지킬 수 있는 것도 유능해야 할 수 있다. 인간관계를 잘 이어나가고 서로를 돌보는 면에서도 여자들이 유능하다. 알고 보면 의리라면 여자인 셈이다 - P96
마지막 부부싸움을 한 이후 나는 이 싸움에서 승자가 된 것이다. 모든 것은 승자의 몫이다. 전리품으로 남은, 남편이 못 버리게 하던 것들을 모조리 다 버렸다. 당신이 평소에 옳다고 주장하고 끝까지 소장한 것들을 내 손으로 다 정리했다. 그러게 오래 살아남아서 천년만년 지키고 살지, 쌤통이다. - P123
인생의 끝이라고 해서 그것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노쇠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변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 왔을 때 인생의 끝지점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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