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가난해서 남들의 아픔을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닐까"


"내가 겪은 고통을, 희생을, 인내를 모두가 겪길 바라는 졸렬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간절히 바란다. 밤새워 놀다 지친 그녀가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는 일요일이 되었기를."


에세이를 읽다가 눈물이 났다. 지하철에서 말이다. 다행히 손수건이 있어 눈가를 슬쩍 찍어냈다. 눈물나게 하는 건 가난과 장애를 겪은 혹은 겪고 있는 작가님들의 삶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힘든 상황으로 인해 다른 이들의 불행이나 아픔을 보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는 태도에서였다. 이 숭고한 마음이 너무 멋져서 눈물이 났다. 


어린 시절의 가난과 불행에 있어서라면 나도 할 말이 많지만, 나는 한번도 이런 숭고한 태도를 가져보진 못한 것 같다. 그저 가난과 불행을 감추기 급급해서 못되고 못난 짓만 했던 그때의 나를, 아직도 내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그 아이를 한번 들여다 보았다.      


이 여성 작가님들의 에세이, 정말 좋다. 

요즘 책을 덜 사려고 노력중인데, 그래도 이런 좋은 책들은 꼭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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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까지 모두 읽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소설. 멋지다. 소설도 작가님도.

선량함을 고집하기 위해 지켜온 선택들이 병렬적으로 이어지는 순간, 미래에 남는 건 원하지 않던 삶이라는 모순.

우리는 결여된 존재로 남고 싶어 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는 결여를 채우는 게 가끔은 버겁다. 있는 그대로 수용되길 원한다. 비록 내도덕성이 상대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도,
내가 이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지 못해도, 심지어 그 정의에 균열을 만드는 존재라 할지라도. 그냥 살아 있고 싶다. 있는 그대로.
나는 그런 우리에게 공감을 던지고 싶었다.
공감과는 가장 거리가 먼 말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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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집 율리아 스타르크 시리즈 1
알렉스 안도릴 지음, 유혜인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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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더 재미있기를.

"이제는 이 질문을 해야 할때가 온 것 같군요. 불쾌한 부분을 깨끗이 드러낸 진실을 듣고싶으신가요? 아니면 잔인해도명쾌하고 완전한 진실을 알고싶은가요." 율리아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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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읽기
금정연 지음 / 스위밍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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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내가 좋아하는 읽고 쓰는 이야기.

우리 앞에 보이는 세상이 아무리 어둡고 절망적이라고 느껴져도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합니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을 눈앞에 보이는 가능한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한밤의 읽기입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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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함은 작은 승리와 무한한 실수로 만들어진 숲과 같고, 모든 걸 쓰러뜨린 폭풍이 지나가고 햇빛이 내리쬐는 숲과 같다. 우리는 넘어지고, 밀려나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최선을 희망하며 예측할 수 없는 조각들을 모아가며 성장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우리 모두는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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