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은 추리+사회 소설을 읽었다. 베트남에서 온 여성 유학생의 죽음과 연관된 사건들을 이 사회의 차별과 구조적 문제들에 잘 섞었다.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은 별다를게 없었다고 해도 여성 형사과장을 전면으로 내세운 것만으로도 시선은 달라지고 이야기는 특별해진다.

오지영은 보편타당한 윤리 법칙이 존재하지않는다고 확신했다. 가해자에 의한 피해자, 지배자에 의한 피지배자의 구조만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구조의 내용을 남녀를 구분하는방식으로도 채우려 해왔다, 지금까지도.

어떤 사건이든 피해자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여성이 많았다. 연쇄살인범의 대상은 거의 여성이었다. 분쟁의 피해자도 여성이었고, 전쟁의 진정한 피해자 또한 여성이었다. 경찰이되고 살인 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더욱 그렇게 느꼈다. 아니 확인했다. 죽어서도 여성의시체는 더 많은 호기심과 상상력의 대상이 되었다.

타오라는 이름에는 초목의 의미가 있다.
푸른 숲이 푸른 숲으로 보존되려면 숲을 훼손하거나 초목을 휘감는 검은 욕망의 손길이 없어야 한다. 《타오》를 통해서 말하고 싶은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그래서 현실적인 사건을 추리소설로 이야기할 때 탐정 역할을 여성 형사로 설정하고 싶었다. 과거의 야만성과 무식에 대해 속죄하는 의미도 있지만, 피해자 혹은 약자의 사정을 좀 더 깊이 이해하려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오지영 형사과장을 주인공으로 사회 문제를 다룬 단편 추리소설 네 편을 2021년과 2022년에 《계간 미스터리》에 발표했다. 《타오》는오지영 형사과장이 등장하는 다섯 번째 추리소설이고 전작들과는 달리 장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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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2-10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읽고 좋아서 이 작가의 책 한 권 더 사뒀어요.

비공개 2024-12-10 13:58   좋아요 0 | URL
역시!! ㅎㅎ 저도 김세화 작가님 검색중이었어요. 오지영 형사가 나오는 소설은 다 단편이라니 좀 아쉽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