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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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서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집)을 3권째 읽었다.

그의 소설은 한편의 풍경화같다

잘 그려진 풍경화를 한참 들여다 보면 그 안에 이야기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그렇게 풍경화를 들여다보면서 그 안에 있는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죽음 그리고 부적절한 관계.

 

사랑했던 사람, 혹은 오래전 잠시 관계를 맺었던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삶의 한 공간이 사라져버린 공허함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태연한 척 살아가지만, 상실은 어느새 어긋난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 간다.

그리고 그렇게 어긋난 채로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자조.

 

그런데 그의 소설 속에 '부적절한 관계'가 그리 자주 등장하는 것은 왜일까.

그것도 항상 남편의 불륜, 그것을 용서하지 못하고 일을 벌인(?) 아내의 후회따위가 자주 등장하는데, 소설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쾌해지고 만다. (상대의 불륜으로 인해 상처와 상실감이 크더라도, 그때 한번 용서해줄걸.. 하고 후회하는 여자와 그땐 나도 '당신도' 철부지라 그랬다고 말하는 남자는 정말 뭐랄까.. 꼴불견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이가 들면서 우연이 삶을 지배한다는 믿음이 짙어간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뭔가를 잃어버리는 일의 연속이다. 그 뭔가는 늘 모호하다. 그러니 말끔하게 정리된 이야기에서는 거짓의 냄새가 난다. 거짓은 잃어버린 그 모호한 것에서 기인하는 외로움과 불안에서 온다. 그 외로움과 불안 역시 모호하니 거짓말이라도 해서 살아야 한다. 살아가려면 그 거짓을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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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6-2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모토 테루라는 작가는 첨 들어보내요. ㅎ

불륜이라고 하시니 홍상수랑 김민희가 생각이 나요...정말 꼴불견이죠...

불륜을 소재로 쓰는 작가들은 참으로 대단해요. 왜 그런 소재에 관심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ㅎ 전 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구요. 너무 도덕적인가...@.@

오늘 불금이에요. 즐겁게 하루 달려보세요 ㅎ

비공개 2016-06-28 10:31   좋아요 0 | URL
에구 이제서야 댓글을 봤네요. 미야모토 테루 글도 쉽고 재밌어요! ㅎㅎ 저도 불륜은 반대입니다만, 전혀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고... 뭐랄까.... 암튼... 루쉰님도 홧팅입니다!! 더위와 열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