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2006-05-03  

쥴님
날씨가 좋은데 기분은 가라앉는 이유는 뭘까요? 노처녀이기 때문에, 라는건 그다지 합당하지 못한듯 한데 말이죠. (맙소사. 처음 남기는 방명록의 내용치고는 참으로 생뚱맞군요 ^^;;)
 
 
Joule 2006-05-0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른 아침 아픈 배를 쓰다듬으며 찬바람을 쐬고는 한 시간쯤 화를 냈더니 진이 다 빠져버린더군요. 그래 백만년 만에 때목욕을 다녀왔습니다. 살이 쓰릴 만큼 문질러대는 아줌마의 이태리 타올에 몸을 맡기고 누워있으려니 가슴에 터질드한 통증도 잠시 후엔 가라앉더군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 최승자의 시집을 무작정 펼치니 안그래도 두 어 편의 시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는 벌써 중년
자칫하다가는 중견
하마터면 중늙은이
오 이 삶의 중노동!

이라고 읊조리는가 하면, 당신을 사랑했을 적에 나의 시계가 멈추어 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잠잘 시간도 없노라는, 때때로 옛일로 잠 안오는 밤엔 피가 나도록 이빨을 닦자는 그런 시도 있었습니다.

음, 페리오 파란 치약으로 이빨을 한 십 분쯤 닦아보자고 제안하면 절 따라쟁이라고 하실 건가요.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에는 미친듯이 젊음을, 나를 탕진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이런 날엔 내 자신이 맥주깡 속에 담겨져 있으면 참 좋겠지 싶어요. 벌컥벌컥 마셔버리게.


어때요. 이만하면 생뚱맞은 첫 글에 어울리는 생뚱맞은 첫 답글이 됐나요. :)

다락방 2006-05-0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벅찬 웃음이 나올정도로 말이죠,
근사한 답글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