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의 지혜의 말들
헬렌 니어링 지음, 권도희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어떤 사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라온 환경, 인상, 대화도 중요하겠지만, 그 못지 않게 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 책에 밑줄이 그어져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헬렌 니어링의 지혜의 말들』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 선인들의 지혜의 말들이자, 헬렌 니어링의 생각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헬렌 니어링은 『조화로운 삶』, 『소박한 밥상』으로 이미 국내에 널리 알려진 자연주의자이자 생태주의자이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 스코트 니어링은 문명화된 뉴욕을 떠나 버몬트의 한적한 시골에서 직접 돌집을 짓고 땀 흘려 농사를 지으며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법을 몸소 실천했다. 그들의 검소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Simple Life)은 20세기 후반을 거치면서 많은 반향을 일으켰고, 이제는 전세계에 걸쳐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헬렌 니어링은 1년 중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시간은 6개월로 줄이고 나머지 6개월은 여가 시간으로 정했다. 그 기간에 연구, 여행, 글쓰기, 대화, 가르치기를 했다. 『…지혜의 말들』은 헬렌 니어링이 읽은 수 천 권의 책 중에서 적어둔 수많은 글들을 거르고 걸려서 모아놓은 책이다.

인용된 책들을 보면 우선 헬렌 니어링의 독서량에 놀란다. 기원전 2500년 전의 고대 중국, 기원전 1세기 로마의 키케로 등 고대에서부터 중세, 근대에 이르기까지 두루 두루 섭렵했다. 고대 철학가의 책은 물론 중세의 어느 먼지 쌓인 요리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책에서 진리를 찾고자 하는 헬렌 니어링의 탐구열이 경건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전원생활의 기쁨’, ‘건강과 부와 지혜’, ‘검소한 생활과 절약’ 등 모두 17개의 주제별로 인용문들을 분류했다. 주제만 보아도 헬렌 니어링이 어떤 것에 관심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인용된 책은 유기농 원예, 자연요법에서부터 점성술에 이르기까지 분야는 다양해도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헬렌 니어링이 삶이 그러했던 ‘검소하게 단순하게 사는 삶’이다. 헬렌 니어링의 삶을 그녀의 책을 통해서 읽는 것과 그녀가 인용한 문구를 통해서 접하는 것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 나온 한 인용구를 다시 인용해본다.

“우리에게 진짜로 유용한 것은 전부 적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들이고,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은 불필요한 것들뿐이다. 모든 아름다운 것은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불멸의 신들에 의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다. … 만족과 마음의 평화는 도시의 웅장한 궁전보다 시골의 작은 오두막집에서 더 잘 자란다.” - 악셀 문테

『…지혜의 말들』을 읽다 보면 자신의 삶을 자신이 읽은 책에 밑줄을 그음으로써 남기고 싶은 욕구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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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4 13: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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