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 김영사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짐 콜린스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의 저자로 이미 국내에 알려져 있다. 그 책에서 저자는 약 100년에 걸쳐 장수하는 기업을 업종별로 18개 선정하고, 해당 기업과 대비되는 또 18개의 기업을 선정하여 성공하는 기업의 특징을 밝혀내었다.

그 뒤 6년 뒤인 2001년에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를 내놓았다. 분석 방법도 비슷하다. 다만 분석의 주안점이 다를 뿐이다. 그가 착안한 점은 “좋은 것(Good)은 큰 것(Great, 거대하고 위대한 것)의 적이다”라는 점이다. 좋은 성과에서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블랙박스’가 있을 듯 한데, 그 블랙박스를 찾아 떠나는 연구라 할 수 있다. 즉, 좋은 조직을 줄곧 큰 성과를 내는 위대한 조직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 쓴 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계열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작이 기업의 탄생에서 영속적 발전까지 그린 반면, 신작은 도약시점 전후에 무엇이 있었냐를 그리고 있어 전작이 좀 더 긴 시간을 조망하고, 신작이 변화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조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짐 콜린스의 분석 방법은 독특하다. Good to Great에서도 Good에서 Great로 도약한 기업 11개를 업종별로 찾아낸다. 그리고 그 업종에서 도약에 실패한 고만고만한 비교기업 11개를 또 찾아낸다. 그리고 양 비교그룹을 도약시점 전후 15년 정도를 훑으면서 ‘도대체 무엇이 있었나’를 심혈을 기울이며 ‘증거’를 찾아나선다. 이점이 짐 콜린스의 분석 방법의 장점이다. 실제 사례의 풍부한 경험을 통해서 이론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 때문에 짐 콜린스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물론 경영전략을 다룬 미국發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경험사례에 의거한 일반화 논리가 들어맞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도대체 무엇이 있었나. 짐 콜린스는 6가지 법칙을 얘기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위대한 기업의 6가지 법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법칙들은 하나의 명제로만 볼 때는 극히 상식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콜린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다.

먼저, 그는 <단계5의 리더십>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단계5의 리더들은 차세대의 후계자들이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는데 반해서, 자기 중심적인 단계4의 리더들은 후계자들을 실패의 늪에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리고 후자의 대표적 인물로 잭 웰치나 아이카코카를 거론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우리의 상식과 잠시 혼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키운 CEO 11명 중 10명은 회사 내부 출신인 반면, 비교 기업들은 6배나 자주 외부 CEO 영입을 시도했다는 대목에서도 우리는 잠시 의아해할 수 있을 것이다.

콜린스는 그 외에 <사람 먼저, 그 다음에 할 일을>,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라>, <고슴도치 컨셉>, <규율의 문화>, <기술의 가속페달> 등의 원리를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원리는 ‘Built to Last'와 비슷한 내용도 있고, 새로운 내용도 있다. 저자는 근작이 전작의 서문격이라고 말하는데, 그러나 이 두 책을 비교하며 서로 간의 상관관계를 애써 밝히는 것은 크게 의미 있지 않을 듯 싶다. 두 책에서 거론하는 비교기업들이 거의 중복되지 않은데다, 각각의 사례는 각각 나름의 진리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짐 콜린스 책을 읽다보면 위대한 기업의 내부 목소리에만 의존해서 쓸 경우 ‘결과론에 의거한 과거 역사에 대한 포장’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조그만 아쉬움이 약간은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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