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나무에게서 배운 인생의 소금같은 지혜들
우종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무박사로 통하던 이 책의 저자 우종영씨가 한번은 나무가 죽어간다는 어느 나무농장에 치료차 갔다. 주인은 계속 약의 강도를 높여가며 나무를 살리려 하는데 우종영씨는 약 대신에 인내력만 있으면 살릴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 방법은 벌레를 잡기 위해 새와 해충을 잡아먹는 벌레를 불러들이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새집과 새 먹이를 주고, 거미 알이 숨어있는 볏짚을 바닥에 깔아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었다.

우종영씨가 나무박사인 것은 나무에 대해 많이 안다는 것보다 나무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미관만을 고려하여 가기치기를 하기 전에 먼저 나무의 삶을 생각한다. 또 자살하려는 나무나 죽어가는 나무에게는 억지로 손을 대지 않고 그의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오히려 도와준다.

서른살, 너무도 초라한 자신의 모습 때문에 자살하려던 그를 돌아세운 것은 나무였다. 그리고 그 나무에 그는 18년의 세월을 묻혀 보냈다. 온 산야를 돌아다니고, 나무의 모습을 사진 찍고, 죽어간다는 나무를 찾아 전국을 다녔다. 그 과정에서 나무에 대한 그 나름의 철학을 깨달았고 그 나름의 시각을 완성했다. 이의 결과가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이다. 이 책에서 그는 나무에 대한 따뜻한 애정으로 나무를 얘기할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인생의 진리를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그 애정이 너무나 따뜻하여 그가 말하는 인생이 잔잔하게 가슴에 스며든다.

두 나무가 서로 가까이에 뿌리를 내려 영양분과 햇볕의 부족으로 두 나무 중 한 그루는 죽게될 운명이라면 두 나무의 가지가 합쳐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른바 연리지(蓮理枝)라는 것이다. 합쳐져도 서로의 성격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연리지를 보면서 저자는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이라는 얘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또 과일을 맺는 나무들에는 이런 현상이 있다. 지난해에 열매를 많이 맺을 경우 그 다음해에 열매를 거의 맺지 않는 것이다. 이를 해거리라고 한다.

저자는 이를 에너지 활동의 속도를 늦추면서 오로지 재충전하는 데만 신경을 쓰는 나무의 지혜를 얘기하면서 삶의 휴식의 중요성을 얘기한다.그 외에도 자작나무, 주목나무, 등나무 등 나무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 속에서 우리 인생의 여러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나무에 대한 얘기도, 그 나무에서 가지쳐서 나온 인생의 얘기도 모두 재밌게 다가온다.이 책을 읽고 주변의 나무를 한번 다시 보게된다면, 그것은 저자의 나무사랑이 조금 전염된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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