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은 무엇을 남길까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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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은 무엇을 남길까>. 최근 나온 박완서씨의 산문집이다. 그러나 여기에 실린 글은 최신작은 아니다. 그동안 박완서씨가 출간한 책이 수십 권에 이르렀는데, 그 중 다섯 권 정도가 절판되었다고 한다. 이 다섯 권에 실린 글 중을 추스려서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이 책의 출판사는 '박완서 문학 30주면 기념!'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으나, 여기에는 동의 못해도 의미 있는 작업이자 다행스런 산문집이라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그동안 박완서씨의 책을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했기에 그래도 몇 편의 글은 예전에 읽지 않았을까 하는 했으나, 모든 글이 새롭게만 느껴진다. 아무리 많이 읽었어도 그 이상으로 박완서씨가 다작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박완서씨의 시선은 거창한 주제나 범인이 쉽게 보지 못하는 사물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그저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쉽게 눈에 뜨이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는 주제를 잡아 얘기의 실타래를 끌어낸다. 그 얘기는 생활의 향기가 묻어난 얘기이기도 하고, 고향의 향기가 묻어난 얘기이기도 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단상이기도 한다. 이러한 얘기를 요술 항아리에서 쌀 퍼내듯 술술 끌어낸다. 이게 박완서씨 글의 최대의 매력이다.

<아름다운 것은 무엇을 남길까>는 이 매력 외에 또 하나의 즐거움을 건질 수 있다. 바로 박완서씨의 70년대, 80년대, 90년대 글을 한꺼번에 섭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래 전 얘기라 할지라도 생동감이 떨어진 점은 거의 없다. 간혹 7,80년대의 옛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글이 있으나,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가 읽는 것은 7,80년대의 사실이 아니라 박완서씨의 남다른 시각, 감칠 맛 나는 글 맛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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