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르게 - 박노해의 희망 찾기
박노해 지음 / 해냄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노동자 시인 박노해 씨가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나온 이후 처음으로 산문책을 내었다. 박노해 씨는 이미 지난 97년에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책으로 세간의 주목을 끈 바 있는데, 신작 <오늘은 다르게>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그의 '새로운 시작', '새로운 희망 찾기'를 더욱 뚜렷하게 얘기하고 있다.

박노해 씨가 서태지나 N세대를 얘기하고, 주식 투자를 얘기하는 것을 두고 그의 깊이를 대수로이 보거나 가볍게 보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러나 이는 피상적인 접근일 따름이다. 이는 8년여의 감옥생활 동안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정진을 통해 얻은 그의 사고의 확장이자 깊이의 한 외화일 뿐이다.

또 한편 박노해 씨를 두고 수행자 같다고 한다. 그가 항상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통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낳은 결정체를 자신 안으로만 싸안는 것이 아니기에 그는 결코 수행자로만 말할 수 없다.

또한 노동자 시인임을 버리지도 않는다. '아름다운 것을 모두의 것으로 돌려주려' 노력하는 그의 시선은 여전히 소외 받는 계층에게 따뜻이 다가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바뀌었으면서도 바뀌지 않았다. '노동의 새벽'을 노래하던 가치는 그대로 가슴으로 온통 받으면서, 그 가치에 더욱 큰 옷을 입혔을 뿐이다. 어찌 이를 두고 바뀌었다고만 할 수 있겠는가. 그는 상처 속에서 새살을 키워내고, 변화된 오늘을 어제와는 다르게 살려 정진하면서, 끊임없이 이 시대에 물음을 던지는 영원한 노동자 시인인 것이다.

다만 다음 저작에서는 박노해씨가 자기 성찰에서 좀 더 걸어나와 사회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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