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홍세화 씨가 택시 핸들을 놓고 프랑스 문화 비평을 들었다. 아니 프랑스를 통해본 우리나라 문화 비평이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고독한 망명가가 애틋하게 타전하는 노래였다면,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는 밖에 있어도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이 결코 식지 않은 망명객의 애정어리되 결코 비켜가지 않은 날카로움을 지닌 문화 비평이다.

서문에 홍세화 씨는 '비판이 프랑스 사회를 추켜세우고 한국 사회를 지나치게 비판하였다 라는 단순한 차원에서는 벗어난 것이길 바란다'고 쓰고 있지만 글을 읽다보면 이러한 것은 나에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엉덩이를 삐죽 빼고서 힐난하는 비평이라면 고까운 눈으로 보겠지만, 홍세화 씨는 밖에 있음에도 오히려 우리들보다 우리 사회 깊숙히 들어와 있었으며, 오히려 우리들보다 우리 사회를 더욱 꿰뚫고 있었다. 이러한 비평은 끝이 날카로우면 날카로울수록 통쾌하기만 할 뿐이다.

홍세화 씨가 지난 20년 여정을 통해 우리들에게 선물한 것이 있다면 타 사회 문화에 대한 객관적이고 심도있는 접목을 꾀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이 점에서 우리들은 홍세화 씨의 고된 여정에 대해 감사해야할 지 모르겠다. 어느 누가 타 사회에 대해 이렇게 쓸 수 있겠는가. 설사 타 사회에 대해 쓸 수 있어도 어느 누가 타 사회에 비추어 우리 사회의 내면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꼬집어가며 얘기할 수 있겠는가.

나는 책을 고를 때 저자를 가장 먼저 본다. 누구 글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될 작가를 한 명 얻었다. 이 어찌 기쁜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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