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는 없다>는 전 충북대 철학과 윤구병 교수가 일구고 있는 '변산 공동체'에 관한 윤 교수의 글이다. 변산공동체는 현재 10여가구가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모든 생산은 유기농법으로 이루어진다. <잡초는 없다>라는 문구는 윤 교수가 '잡초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깨달은 화두다. 기르려 하는 곡식과 기르려 하지 않는 잡초 사이에서 지긋지긋한 전쟁을 치르다가 자신이 제거한 잡초가 사실은 잡초가 아니라 모두 귀중한 약초이자 식용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윤 교수는 이런 잡초까지 유용한 약초/식용으로 보듬어 안는다. 그러면서 '잡초는 없다'라고 말한다. 이쯤되면 이제 우리는 호칭을 바꿔야 한다. 윤 교수가 아니라 농사꾼 윤씨다. 그들의 작업은 '고행' 그 자체였다. 우리 땅을 살리는 일은 분명하지만 우리 농법을 30년 뒤로 돌리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농법이 현실문제의 대안이 될 수 없듯이, 변산공동체의 농법 역시 대안으로 자리 잡기에는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는 생각만은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산공동체는 하나의 출발점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는 마음 깊이 공감한다. 현재 우리는 패러다임이 상당히 변화했다는 것을 절감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짜는 것은 다방면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변산공동체는 또 하나의 축의 한 꼭지점을 이루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