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상 7 - 성역과 금기에 도전한다
강준만 외 지음 / 개마고원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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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잡지 저널리즘을 개척했다. 거대 조선일보나 사회의 저명 인사에 대해 일 개인의 잡지가 맞서 이제 사회 일부에서 반향을 얻어가고 있다. 일 개인이 이러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면서 세력을 얻어가는 것은 신선한 주목을 받을 만하다. 80년대의 '조직 대 조직'의 문화 대신 개인이 주창하며 세를 만들어갈 수 있는 문화의 또 하나의 흐름이 보여지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사실 강준만 교수의 글에는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가 이룬 하나의 형태에 많은 박수를 보내긴 하지만, 그가 얘기하는 내용에는 힘찬 박수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런 용어가 도대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강준만 교수가 이렇게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독설 상업주의'다. 흔히들 강준만 교수는 어느 단체, 어느 누구도 가리지 않고 도마 위에 올려놓아 마음대로 요리한다는 것을 얘기한다.

여기에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자유로운 반면 또 그렇기 때문에 사실 책임은 지지 않는다. 혹자는 럭비공 튀듯이 비판한다며 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바로 이게 문제다. 방향 없는 독설, 그게 바로 독설 상업주의다.

그러나 나는 사실 그가 독설가인지에 대해서도 고개가 갸우뚱한다. 독설은 모름지기 '독'을 품고 있어야 하는데 별로 '독'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의 글은 심하게 얘기하면 독이 없는 독설이다.

비판하는 내용도 사실 실감나지 않는다. 수많은 자료 조사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느낌도 덜하다. 그러다 보니 타인이나 타단체에 대해 비판을 가할 때 정면전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측면전을 치르는 듯 하고, 귀납법에 의한 단정 대신 연역법에 의한 단죄도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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