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같은 도시 도시 같은책
황기원 지음 / 열화당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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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사장, 꽃가게, 가로, 자동차 매연.. 우리가 매일 접하는 환경이다. 잠시 시골로, 자연으로 떠날 수 있어도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도시 환경의 일부다. 이 안에서 하루 24시간 대부분을 부대끼고, 1년 거의를 생활해야 한다.

도시는 근대화가 만들어낸 멋들어진 말인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인간 군상의 백태와 그 백태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기재가 복잡하게 숨쉬고 있다. 도시는 거대한 그릇 같다. 수많은 인간과 그 인간의 생산물이자 폐기물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이 그릇은 인간의 반영이자, 인간을 규정짓기도 하는 환경인데, 정작 우리는 인간은 볼지언정, 자연은 그리워할 줄 알지언정, 우리가 하루 종일 숨쉬어야 할 이 그릇에 대해서는 따뜻한 시선을 보낼 줄 모른다.

이제 이 도시에도 우리의 눈길을 한 번쯤은 돌려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도시를 하루 종일 쏘다닐 수 없다면 황기원 교수의 이 책을 보는 것도 좋다.

황기원 교수는 빛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도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도시의 회색과 잡색은 결국 우리 삶이 만들고 비추는 빛깔일 뿐'이며,'그처럼 어두우 회색 속에서 밝은 흰빛을 밝혀낼 수 있다면 고단한 우리 삶에도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마음에서 도시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황 교수가 서문에서 얘기한 프리즘 얘기를 꺼내고 싶다. 황 교수는 프리즘이 햇빛의 다양한 색깔을 꺼내 놓을 뿐 아니라 이를 다시 모아 흰빛으로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한다. 사물에 대한 시각도 이래야 되지 않을까 싶다.

프리즘처럼 사물의 모든 성격을 꺼내 놓더라도 다시 이를 모아 사물을 복원해 놓아야 할 것이다. 그 때 복원되는 것은 이미 다른 차원에서 보이는 사물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물을 복원하는 시각이 따뜻해야 할 것이다. 이 복원은 대안이 될 수 있고, 시각의 교정일 수 있고, 사물에 대한 애정의 회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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