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5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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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를 배제하고 로마제국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원전의 역사를 만든 인물 중 다섯 명을 꼽으라면 아마 앞쪽의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그러나 보통은 알렉산더 대왕이 33세에 요절한 것은 알지만 카이사르가 언제 어떤 연유로 살해되었는지에 대한 이해는 떨어지는 편이다.

카이사르에 대한 일반적인 연상은 클레오파트라와 관계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카이사르 인생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그만큼 우리는 카이사르에 대한 인지로부터 멀어져 있는 셈이다.

카이사르 전기를 시오노 나나미에게서 빌려 읽어 본 어느 사람은 단 한마디로 '카이사르 밑에서 백인대장을 하고 싶다'고 감상을 얘기했다고 한다. '복종심이란 능력있는 상관에게 보내는 부하의 선물이다'라고 할 때 카이사르는 이 사람으로부터 복종을 받을 만한 느낌을 충분히 준 것이다.

동방에 삼국지가 있다면 서방에는 알렉산더 대왕의 '개척시대'를 능가하는, 한니발에서 카이사르에서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무협지'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만으로 카이사르를 축소해서 본다 해도 이 책을 볼 만한 가치와 재미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카이사르가 왜 확전을 해야만 했는가, 그리고 왜 제정이라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시오노 나나미의 해석은 너무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원인에는 시오노 나나미가 카이사르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좀 우습게 얘기하면 카이사르는 당시대의 뭇 여성들을 사로잡은 게 아니라, 2천년 후의 한 여성, 시오노 나나미마저 사로잡은 것이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그래도 만인은 재밌게 가정을 즐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이라고 호사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코가 낮았더라도 카이사르는 영향받을 인물이 아닌 듯 보이며, 그랬더라도 안토니우스는 패배자의 대열에서 못 벗어났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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