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2 - 한니발 전쟁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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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대해 간단하게는 두 개의 평이 있다. 하나는 재미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객관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읽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가 어느 곳에도 적을 두지 않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자유롭게 역사 서술을 할 수 있었기에 그러한 평이 나왔을 것이다. 역사를 다룰 때 그 역사를 살아간 사람을 끌어들이고, 거기에 혼을 불어서 생동감 있게 만든 게 무슨 큰 문제인가? 오히려 우리가 읽는 역사에는 이것이 부족해서 탈이 아닌가?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 인물이나 한니발을 언급할 때 무협지처럼 흥미진진하게 엮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무협지처럼 이 책을 쫓다가는 시오노 나나미도 놓치고, 로마도 놓치고, 그 무엇보다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 인식을 놓치게 된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책 곳곳에서 자신의 역사관을 얘기하고 있다. 1권 말미에 히틀러도 프랑스 혁명도 이미 겪은 현대인이 이에 대한 역사인식을 갖고서 과거 역사를 보게 되면 고정된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없을 수 있다라는 통찰도 가슴에 새겨 볼 만하다.

시오노 나나미는 어떠한 사상도 어떠한 윤리도덕도 심판하지 않고 로마인의 여러 소행을 추적코저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말은 이데올로기에 가려 이미 눈을 잃어버린 사람이나 교과서 식의 서술에 젖어있는 사람이나, 당파성에 입각한 역사평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역사를 결과론적으로 보거나 특정한 이데올로기에 입각해 읽는다면 정말 보고자 하는 것 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관점을 버리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다만 로마인의 관점에서 그 당시를 읽는 게 일차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권에서는 로마가 어떻게 번성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 답을 내리고 있다면, 2권에서는 이러한 로마의 저력이 장기간에 걸친 전쟁을 통해서 어떻게 발휘되는가가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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