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이다.

오전중으로는 출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짧은 아침이나마 미안한 마음으로 한 번이라도 아이들과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옷을 주섬주섬 입으니 아이들이 얼굴이 금새 화들짝 놀라며 바지깃을 붙잡는다.

"아빠, 회사 가야돼요? 안가면 안돼요?"

큰애가 애걸하다시피 붙드니 옆에서 아내가 나를 거든다.

"아빠가 회사를 가야지 돈을 벌어오지."

내가 들어도 상투적이면서도 서글프고 옹색한 답변이다. 바로 올해 여섯살이 된 작은애가 그 옹색한 답을 비집고 들어온다.

"돈이 뭐가 중요해요!"

그러자 큰애도 "맞아요! 행복이 중요하지 돈이 뭐가 중요해요!"

나나 아내나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의 볼에 입을 맞추고서 나는 오늘도 행복을 유보했다. 아니, 유보는 아닐 것이다. 오늘의 시간은 다시 오지 않듯, 오늘 유보한 행복은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은 욕구 분에 소유라고 하는데, 그러면 행복을 크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분자인 소유를 늘리는 방법과 문모인 욕구를 줄이는 방법이다. 나는 두 가지 중 어느 길도 선택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양갈래 길에서 줄타기를 하며 보낼 것 같다.

오늘은 유보하지만, 내일은 유보하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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