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댓 병씩 마시는 것 같어."

옆자리에서 국밥을 먹던 쉰 가까워 보이는 세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장으로 한 병 까고 아침에 한 병 먹고 아까 맥주 두어 병 했고
지금 한 병 마시고 있고… 해지면 얼추 댓 병은 마시겄어."

옆 자리의 남자가 대꾸한다.

"나는 해장은 안 해. 몸 버리는 지름길이여."

저녁에만 마신단 소리겠거니 생각하며 양파를 아작 씹는데
그 남자의 소리가 이어진다.

"아침 아홉 시는 넘어야제. 그 전에는 안 마셔."

국밥집 엄니가 소리한다.

"글다가 장이 녹제 장이 녹아…….
여그 대련님 풋고추 두어 개 더 드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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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는 언제 뽑아요?"

사무실 옆의 양파를 내려다보면서 지천댁에게 물었다.
지천댁이 옮긴 것을 같이 먹기로 작정한 것이 달포가 넘었다.

"때 되면 뽑겠지."
"아니 그러니까 그 때가 언제냔 말이요?"
"양파 환갑날은 나도 몰것네."

모처럼 열린 하늘. 출근길에 멀리 왕시루봉을 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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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지천댁 모판을 만든다고 주변 엄니들이 분주하다.
좀 늦게 출근했고 카메라만 들고 어슬렁거리는데 마당에 비난이 난무하다.
그래도 무시하고 사진만 찍는다.
점심시간 지나서야 일은 끝이 났고
내 밥상에 흰쌀밥이 오르기까지의 첫 과정을 지켜 볼 수 있었다.
밥 먹고 가란 말씀을 뒤로하고 돌아서는데,
일 끝낸 지천댁의 털썩 주저앉으며 하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하이고 디라! 인자 쌀밥 묵그로 해놨응께 되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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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푸른고개 2008-09-18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뵌 적도 없는 어머님, 감~사~합~니...........다!
 

"쌀금이 한 가마니에 오십만 원씩 해 불면
도시 놈들 내려와서 농사짓는 다고 난리들 떨 텐데."
"그라제. 인자 쌀농사도 해 볼만 할 꺼이여."
"요즘이야 하루 일하믄 쌀 한가마니 아닌가."
"그라제. 사십 킬로그라므 한 가마니가 팔만 원인께…"
"나 젊을 땐 하루쟁일 일하믄 밥그릇으로다가 쌀 한 그릇 줬당께."
"그라제. 요즘이야 하루 품이면 한 달을 살아 불제."
"하이고 돈 안 되면 밥만 묵고 살제 뭐. 쌀 있겄다. 땅 있겄다."

호기롭고 유쾌해 보였지만 그렇게 밝은 표정들은 아니었다.
위기가 오면 사람들은 목소리가 높아지고 능력 이상의 의지를 표하곤 한다.
스스로를 격려하는 것이다. 두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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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거시기 콧잔등에 긁힌 거요?"
"술 묵고 올라온다고 긁어 불데…"

국밥집에서 영감 서넛이 모여
국밥에 소주를 곁들이며 하시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이전에 국밥집 엄니가 하시던 소리가 생각났다.

"썩을 영감들 영겁을 살아봐라 철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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