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 일본의 제일부자
이노우에 아쓰오 지음, 하연수 옮김 / 김영사 / 2006년 7월
절판


(시대배경 관련) 1970년 3월 31일, 일본 적군파가 '요도'호를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홉 명의 범인은 한국의 김포공항에서 승객을 풀어준 후 평양으로 비행기를 몰았고, 북한은 그들의 망명을 받아 주었다. 4월, 비틀스가 를 마지막으로 밴드를 해산하고, 4월 10일에는 폴 매커트니가 비틀스 탈퇴를 정식으로 발표했다. 폴이 탈퇴한 것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혹은 존 레논이 오노 요코와 결혼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그리고 11월 25일, <가면의 고백>과 <금각사> 등으로 알려진 인기 작가 미사마 유키오가 네 명의 동지와 함께 도쿄 이치가야의 자위대에 침입해 자위대의 쿠테타를 결의하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할복자살했다.-78쪽

손정의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오다 노부나가며,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사카모토 료마라고 밝힌 적이 있다.
"존경하는 인물이란 자기가 그렇게 되기는 힘든 인물이고, 좋아하는 인물이란 어딘가 결점은 있지만 굉장히 인간적이고 친밀감이 느껴지는 인물을 뜻합니다."
경영자 중에서는 존경하는 인물이 마쓰시타 고노스케이고, 좋아하는 인물은 혼다 소이치로다.-86쪽

나중에 손정의는 한국 국적인 경우 여권을 취득하는 게 번거롭다는 생각에서 일본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국적이라는 것은 일종의 기호지만, 일본에 세금을 내고 있는 이상, 시민으로서의 권리도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자식들의 먼 장래를 생각해서 일본 국적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192쪽

사업 성공의 열쇠는 바로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데에 있다.

; '많은'과 '행복'의 의미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가능하지 않은가...-195쪽

병실에 혼자 남겨진 그는 고독했다. 회사를 창립한 지 2년. 이제 겨우 궤도에 올랐다. 그런데 앞으로 5년 뒤에 이 목숨이 붙어 있을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니 암담했다. 태어난 지 이제 1년 6개월 된 딸을 위해서라도 살고 싶었다. 그러나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물끄러미 천정만 바라봐야 하는 게 현실이었다. 이대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설사 퇴원한다 해도 언제 또 병이 재발할지 몰랐다. 불안에 떨며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여생을 살아갈 수는 없었다.-240쪽

"당시에는 오모리 씨가 하는 말을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오모리 씨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 승부사의 관점-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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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만화 총서 세트 2차분 - 전9권
마르크-앙투안 마티유 외 지음, 유재명 외 옮김 / 현실문화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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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분 8권과 2차분 9권이 각각 세트로 판매되고 있다. 처음 출간시에는 권당 32쪽 내외, 정가 1,100원의 책을 낱권으로도 판매를 했었는데, 지금은 세트로만 판매하고 있는 것 같다.

빠르면 1분, 깊이 읽으면 10분... 벼룩만화총서 16권인 <행복한 장과 슬픈 장>을 읽다.

책이 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 분량으로 다양화되는 것은 그만큼 수용하는 독서사회의 깊이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 쪽당 한 컷의 만화로 되어있는 이 책은 그 짧은 분량에도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서로 대비되는(아마도 보편적인 자본가와 노동자상으로 그려진) 인물을, 페이지 좌우에 배치하여, 같은 동작이지만 전혀 반대되는 주변환경을 대비시킴으로써 만화는 극적인 효과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화가가 그려준 인물화 속의 자본가와 현상수배 전단지 속의 노동자 얼굴...

아마도 가장 자주 되찾아보는 책이 되지 않을까. 이러한 노력과 이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 빨리 다가오기를... 그래서 현실문화연구의 이러한 노력은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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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찾아서 창비시선 207
정희성 지음 / 창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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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를 찾지 않는 시대라고 합니다. 그러한 현상이 단지 세태라고 할 수 없는 시대적, 문화적 환경이 있을 겁니다. 여하튼 시를 접하기에는 너무도 호흡이 빠른 시대입니다. 우리 역시도 자유로울 수 없어서 이렇듯 가쁘게 살아가는 줄로 압니다.

그래서 예전에 시로 읽던 시인들의 요즘 '시'(말로 짓는 절)은 어떨지 한번 베껴봅니다.

정희성.
[답청](74), [저문 강에 삽을 씻고](78),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91), 그리고 최근 2001년에 그 네번째 시집 [시를 찾아서]를 냈습니다. 회갑이 가까운 시인으로서는 왠지 시집목록이 얄팍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더 속에 더 깊은 울림이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시집을 읽다보면 이 시인이 시집을 십수권 상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의 새로운 감흥이 있습니다.

사족 없이 최근 시집에서 몇 편 퍼올려봅니다.
(다만 시인을 대신해서 추려보는 작업에서 글쓴이의 의도가 개입되겠지요^^)

<민지의 꽃>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
덜렁 집 한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살 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 비비고 일어나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억새......
이런 풀들에게 물을 주며
잘 잤니,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게 뭔데 거기다 물을 주니?
꽃이야,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그건 잡초야, 라고 말하려던 내 입이 다물어졌다
내 말을 때가 묻어
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데
꽃이야, 하는 그 애의 말 한마디가
풀잎의 풋풋한 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발표 안된 시 두 편만
가슴에 품고 있어도 나는 부자다
부자로 살고 싶어서
발표도 안한다
시 두 편 가지고 있는 동안은
어느 부자 부럽지 않지만
시를 털어버리고 나면
거지가 될 게 뻔하니
잡지사에서 청탁이 와도 안 주고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거지는 나의 생리에 맞지 않으므로
나도 좀 잘 살고 싶으므로


<동년일행>
괴로웠던 사나이
순수하다 못해 순진하다고 할 밖에 없던
남주는 세상을 뜨고
서울 공기가 숨쉬기 답답하다고
안산으로 나가 살던 김명수는
더 깊이 들어가 채전이나 가꾼다는데
훌쩍 떠나
어디 가 절마당이라도 쓸고 싶은 나는
멀리는 못 가고
베란다에 나가 담배나 피운다




"1977년 신춘문예에 당선되고부터 이 짓을 해왔으니 어언 30년 세월 동안 나는 '말 줄이기' 훈련을 해온 셈이다. 묵언으로써 말을 하는 경지를 넘본 것은 아니로되 말을 많이 하는 것은 피곤하다. 일상에서도 그러하고 시에서도 그러하다. 그렇게도 말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쩌자고 국어선생 노릇을 하고 시인이 되었는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다."(시인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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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있다 1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 바루기 팀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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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겹말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이 한자어에 뜻이 이미 들어있는데 우리말을 겹쳐 쓰는 일이다.(판이하게 다르다/결실을 맺다/피해를 입다/남은 여생/역전 앞/피랍된/과반수가 넘는/말로 형언할 수/부상당하다/00상을 수상했다/아직 시기상조/아직 미정이다/옥상 위에/사전에 예방/미리 예고/먼저 선취점/수많은 관객들/많은 사람들/여러분들/간단히 요약/계약을 맺다/그때 당시/매 시간마다/해변가/따뜻한 온정/오랜 숙원...) 글은 간결하고 명료할 때 힘이 있다. 언어에도 '경제학'이 적용된다.

* 글을 쓸 때 피동형을 전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우리말답게 말과 글도 능동형으로 표현하자.(-> 특히 일본어에는 피동형의 문장이 매우 많다)/'가지다'를 버리자('have'에서 온 습관)/량(量)은 앞말이 한자어이면 '-량'이 되고 고유어나 외래어일 때는 '-양'이 된다/그러고 나서, 그러고는/빼버려도 말이 되면 '요' 말이 안되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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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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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러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간다는 뜻이지. 꿈이랄까, 희망 같은 거 말이야.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란다."

....

은빛 연어의 머릿속은 어느새 그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들어차 있다. 500여 마리의 연어떼를 이끌고 폭포를 통과하기 직전의 아버지. 그 아버지는 쉬운 길을 가지 않는 위대한 연어였다.

...

눈맑은연어는 은빛연어가 그 동안 어느 먼 곳을 여행하다가 이제 막 고향으로 돌아온 연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구름과 무지개를 잡으러 떠났다가 이제 한 마리 연어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

내 짧은 연어 이야기는 끝나지만,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의 여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강물이 흐르는 한, 강물이 연어들에게 거슬러오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한, 연어떼는 강을 타고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그 중에는 은빛연어를 기억하는 연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잔잔한 여울에서 헤엄칠 때, 그들을 보지 않고도, 지느러미가 물살 헤치는 소리만 듣고도, 은빛연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아는 마음의 눈을 갖고 싶다. 그렇게 될 때까지 나는 자꾸 되뇌어보는 것이다.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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