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의 겉과 속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1월
구판절판


Digital Divide / PPL(Product Placement) / www.myspace.com / 다음의 라이코스 망령 /
- NHN은 2005년 2분기 매출이 800억 원, 영업이익 308억 원 기록. 매출의 47.9%(398억원)가 검색 관련 키워드 광고에서 발생
-메모쪽

스타파워는 우리 시대가 '브랜드 시대'임을 말해준다. 최근 스타들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스타 브랜드'를 내세워 기업 경영에 뛰어드는 것도 브랜드라고 하는 상징 소비의 시대가 무르익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기업계에서 브랜드 상징의 중앙집중화가 일어나는 것과 스타파워 현상은 매우 비슷하다. 스타에게 매니저가 있듯이 브랜드를 관리하는 브랜드 매니저가 있는 것도 같다. 둘은 모든 면에서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중략) 나오미 클라인은 브랜드는 '집단적 환상'이라고 주장했지만, 대중이 환상을 원하는 걸 어찌 하겠는가? 우리 시대에 환상에 빠지는 걸 누가 두려워하랴? 좀더 거시적으로 보자면 스타파워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의외로 이념성이 강한 문제다. 그건 자본주의체제에서 일어나기 마련인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88쪽

포털 저널리즘은 전통적인 신문 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2004년 수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가 매일 텔레비젼을 보는 비율과 인터넷을 하는 비율이 각각 66%인 반면 매일 신문을 읽는 비율은 21%에 그쳤다. 신문 구독률도 1996년 69.3%, 1998년 64.5%, 2000년 58.9%, 2002년 53.0%, 2004년 48.3%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는 등 신문들은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했다.-170쪽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도 그런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 같다. 초기의 민중적 장점에만 주목하기엔 인터넷은 너무 비대해졌고, 금력과 권력의 눈독이 집중되어 있다. '저항'의 메시지는 이젠 제스처로 변해갈 정도로 인터넷은 이제 더 이상 아웃사이더들만의 공간이 아니다. 신문들이 먹던 광고라고 하는 밥도 인터넷으로 몰려가고 있다. 더욱 중요한 건 인터넷이 우리 시대의 오프라인 행위마저 규제하는 '규범 테크놀로지'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196쪽

콘텐츠는 인터넷이 생긴 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오프라인 콘텐츠로부터 경쟁력이 생기는데 기록문화 등 오프라인 콘텐츠가 부족한 게 한국의 실정이라는 것이다.(안철수)-218쪽

오디오 부문 매출 중 CD 플레이어의 판매 비중이 2002년 7%에서 2005년 9월 0.018%까지 떨어진 반면, MP3 플레이어는 2002년 8%에서 2005년 9월 52%를 차지하며 음악 재생기 부문의 왕자에 올랐다.
(중략)
레인콤 사장 양덕준은 "우리 회사의 경쟁자는 애플이나 소니가 아니라 조르지오 아르마니"라며, "아르마니가 경쟁 상대라는 것은 레인콤이 디자인과 패션을 파는 업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맥도널드는 햄버거 체인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수익은 콜라 등 음료수와 감자튀김에서 올린다는 걸 지적하면서, "맥도널드에게 햄버거가 감자튀김과 콜라를 팔기 위한 수단이듯 MP3 플레이어는 레인콤이 디자인/스타일/트랜드를 팔기 위한 매개체"라고 말했다.-248쪽

'공백(Blank)에 대한 증오'
예전에는 사건과 사건 사이의 아무 것도 벌어지지 않는 시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았으나, 지금의 세대는 그러한 순간을 극도로 혐오하는 듯하다. '심심함'을 퇴치의 대상으로 여기는 문화는 그렇게 기술 발달과 손잡고 우리 생활의 여백을 '재미'로 꽉꽉 채워가고 있다. 어린 자녀의 두뇌를 마치 스펀지 쪼가리인 듯 맹신한 채 자기가 배우지 못한 여러 가지 지식을 넘치도록 우겨넣는 부모들의 모습들처럼 이 세대가 정보의 과잉과 오락의 과잉에 진하게 찌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부질없는 감성적 한탄의 너머에는 개인 멀티미디어의 도래로 펼쳐질 심대한 변혁의 이야기가 있다.(LG애드 영상사업팀 대리 정성욱)-251쪽

(휴대전화)
- 몇 년 전 일본의 한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몇 년 써도 흠집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난 제품을 내놨다가 망했다는 사실...

- 스스로 물어보자. 나는 내 휴대전화의 주인인가, 노예인가? 혹 나는 셀룰러 이코노미의 번영을 위해 충실히 봉사하는 소비자는 아닌가? 휴대전화를 아예 이용하지 않으면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라고 욕먹는 세상에서 우문일 것이다. 휴대전화 덕분에 우리는 소통의 풍요를 만끽하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도 우문임에 틀림없다. 휴대전화는 소통을 위한 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이 세상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환타지를 공급하는 나의 주인이다.

- 심심한 사람은 혼자서도 주고받을 수 있는 게 바로 문자 메세지다. KTF는 대화 로봇을 이용한 '심심이'라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하루 이용 건수가 8,000건에 달한다. 휴대전화 이용자가 "심심아 나 오늘 시험 봤어"라고 문자 메세지를 보내면 "잘 봤어요? 우와 잘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등의 대화를 건네는 식이다. 문자 메시지는 '메시지'의 의미마저 변화시킨다. 메시지는 더 이상 알맹이가 아니다. 스타일이다. 메시지를 보낸다고 하는 성의 그 자체가 메시지다. 메시지는 운동이다. '최고'라는 표시 이외엔 별로 쓸 일이 없었던 엄지의 복권을 위한 손놀림이다.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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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만화 교과서 속담편 - 초등학교 선생님이 직접 쓴 똑똑한 만화 교과서
문향숙 지음, 유남영 그림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똥 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란다)

                                "허걱 시험 시간에 졸더니 시험을 망치셨군! 40점이나 맛다니"

                "푸하하 그게 점수냐! 망구,너 머리 되게 나쁘구나." "그렇다고 그렇게 비웃으면 안되지."

                    "그러는 너는 몇점 맞았는데?" "나" 30점........." 똥 묻은 개가 겨묻은 나무라고 잇네!"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

                                     "후비적" "야 더러워! 코좀 그만파." "너도 해봐. 시원해"

                             "월척 이다!" "컥! 뭐야. 더럽게" "일은 안하고 하루종일 코만 파는 게야!"

                        "아직도 파고 있구먼. 쯧쯧. 콧구멍 커진겄좀봐. 아예 숟가락으로 파시지?"

                                             "버릇이 안고쳐져.........후비적 후비적"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흐흐흐. 외양간이 허술하군" "소가없어졌다 엉엉"

                         "다 고쳤다!" "아이고. 소도 없는데 이제야 외양간을 고치면뭘 해요?"

                   "야지야 뭐해?" "가방 꽤매. 가방에 구멍이 나서 물건이 다 쏟아졌거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네."

                                                           (공든 탑이 무너지랴)

                                           "훌륭한 탑을 쌓으려면 좋은 돌이어야 해!"

                          "뭐 하러 힘들게 돌을 구해서 탑을 쌓아? 대충있는 걸로 하지."

                          "차근 차근 공을 들여서......" "아직멀었나? 난 다해서 먼저 가네."

                                                     "저도 거의 다 해 가요."

                                                        "너 거기 안서 쿵쿵쿵"

                                                    "공든 탑인데 무너 질리 없지"

                                                  (열 번 찍어 안 넘어갈 나무 없다)

                                      "왜 이렇게 귀찮게 하니? 나 너 싫다니까." "컥!"

                                "또 차였어!" "힘내! 열번 찍어 안 넘오 가는 나무 없다잔아."

                                     "저기, 이거....... 저기, 이거....... 저기, 이거......."

                               "휴! 내가 졌다 졌어. 받을게, 이리 줘." "흑, 고마워"

                                                    "이제 잠을 잘수 있겠네"

                                                       추천많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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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가입을 하라는데…믿을 수 있을까요? 조회수   27492  
인터넷을 활용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일반인들에게 웹 사이트 회원가입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자신만의 즐겨찾기 목록을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신상정보를 제공하는 횟수는 다소 적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회원가입이라는 제도를 벗어나기 어렵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를 몰고 다니는 것처럼 거래대상으로 삼는다거나, 외부 해킹이나 웜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혹은 내부자에 의해 개인정보가 새고 있다는 데 있다. 웹 사이트의 이용 기준이 더 이상 정보의 종류나, 상품의 가격 등이 아닌 자신이 입력한 개인정보를 보유할 기업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문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이트가 믿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찾는 것이다.
과연 어떤 판단 기준이 있을까. 이 글은 읽는 독자 여러분들도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스스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웹 사이트의 회원가입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길…
정보보호뉴스 취재팀


회원가입도 가려서 해야 하는 시대, 당신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급증하는 스팸메일,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광고전화, 하루에 몇 건인지도 모르는 스팸문자까지. 이런 상황을 맞이한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자신이 회원가입한 웹 사이트들 중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웹 사이트 운영 업체가 회원정보를 일정한 금액을 받고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해킹 혹은 내부자에 의해 기업의 회원 DB가 유출되는 현실 때문이다. 최근에는 사용자 회원가입 시 해당 웹 사이트가 신뢰할 수 있는 업체인지 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

눈에 띄는 마크가 있다.

온라인 환경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상에서도 기업의 신뢰도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그 신뢰도는 소비자가 특정 업체의 제품을 계속 구매해 왔다든지, 혹은 외부 기관의 품질인증 마크를 받았다는지 등을 통해 신뢰도를 쌓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웹 사이트 정보보호 인증마크

온라인 상에서 회원 가입을 두려워하는 일반인이라면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 기관에 의해 부여되는 웹 사이트 인증제도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 1999년 7월부터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정보보호마크 인증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부여하는 정보보호마크 인증제도가 대표적인 웹 사이트 인증제도다. 이 인증제도는 개인정보보호 수준 및 내부관리 체계를 중점적으로 평가해 부여하는 ‘개인정보보호(e-PRIVACY)’ 마크와 웹 사이트의 시스템보안, 개인정보보호, 소비자보호 수준 및 내부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부여하는 ‘인터넷사이트안전(i-Safe)’ 마크로 나눠진다. 심사기준은 정보통신망법 및 개인정보보호지침, 전자상거래보호법 등에 기초해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관리, 이용자 권리보호 등에 관한 72개 평가 항목을 심사해 마크를 수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웹 사이트에 대해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정보보호 인증마크라고 할 수 있다.

구분 인증신청 인증탈락 최종인증
개인정보보호마크(ePRIVACY) 211개 73개 138개
인터넷사이트안전마크(i-Safe) 82개 40개 42개
293개 113개 180개

[표] 정보보호마크 인증 현황(2006년 6월 기준)


정보보호 관련 인증 마크
정보보호와 관련해 사이트의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인증제도로 정보 통신산업협회의 ‘ePRiVACY’와 ‘i-Safe’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대상으로 안전거래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이 수여하는 ‘e-Trust’ 마크도 사용자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웹 사이트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의 정보보호 수준과 체계를 평가하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ISMS 그리고 국제 보안표준규격 ISO 27001 인증도 사용자가 웹 사이트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측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 인증제도를 신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배경에는 심사과정뿐만 아니라 인증 수여 기관이 마크 취득 사이트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개인정보관리책임자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전문교육을 실시해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지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내 180개 웹 사이트가 획득한 이 인증마크는 대부분 웹 사이트 초기 화면 하단에 등록해 놓고 있어, 사용자는 회원가입 이전에 스크롤을 내려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 정책과 책임자가 있나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모든 웹 사이트를 인증마크의 획득 여부로 판단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수많은 웹 사이트 및 기업 중 인증마크를 획득한 업체는 불과 200개 미만. 때문에 인터넷 사용자의 입장에서 인증마크 이외의 판단기준도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법적으로 명시된 개인정보보호 정책과 책임자의 고지여부도 사용자에게는 유용한 웹 사이트의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대개 인증마크 등과 함께 사이트 하단에 고지되는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와 정책은 해당 웹 사이트가 개인정보를 어떤 목적에서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떤 경우에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 또 수집된 개인정보는 언제 폐기되는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시 사용자의 동의를 구하고 있나요?

물론 사용자가 회원 가입 이전에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세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사실 회원 가입 시 이를 외면하는 사용자가 대부분이며, 매번 해당 웹 사이트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렇지만 스팸메일 및 문자 수신 등 개인정보의 유출로 고통을 겪는 경우라면 최소한 그림 2처럼 해당 웹 사이트가 명시해 놓은 개인정보의 제 3자 제공 여부와 관련 정책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예외 조항을 구분해 놓고 있는데 관련 법령에 의거하거나, 수사 기관의 요청 그리고 학술조사 등을 이유로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형태로 제공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고지 없이도 해당 기관에 제공할 수 있도록 명시해 놓고 있다.
반면, 예외조항 이외에도 웹 사이트 업체와 제휴 관계에 있는 제휴사에게는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데, 물론 이때는 반드시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메일 고지 등을 통해 동의절차를 구해야 하며, 사용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원 정보를 타 업체에 제공할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진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정보제공 동의 여부를 변경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편법을 동원하는가 하면, 한발 더 나아가 개인정보를 회원들 몰래 유출시키기도 하는데 이에 대비해 정통부, KISA, 정보통신위원회 그리고 시민단체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위법 업체를 적발해 시정 조치 명령이나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물론 개인정보보호 정책이나 책임자의 고지만으로 해당 웹 사이트가 회원정보 관리를 ‘완벽’하게 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KISA 개인정보보호팀의 한 관계자는 “정책고지와 책임자 공개만이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해당 웹 사이트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보보호를 위한 노력을 펼쳐나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업체별 정책고지의 의미를 설명했다.

선택 항목과 필수 항목 구분이 없다?

개인정보보호 정책의 내용을 확인하게 되면, 남은 절차 중 하나가 약관 동의 내용을 거쳐 회원 가입에 필요한 내용을 입력하는 것이다. 이때 작성하는 회원가입 항목도 웹 사이트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웹 사이트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 등을 회원가입을 위한 필수항목으로 정해놓고 있으며, 소수이기는 하지만 웹 사이트에서는 주민번호를 아예 받지 않거나 이메일 주소만을 필수항목으로 설정해 놓은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웹 사이트는 직업이나 종교 등 회원 가입에 불필요한 구체적인 정보를 필수 항목에 포함시킨 경우도 있어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회원 가입 시 웹 사이트의 성격과 맞지 않는 불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온라인 사업자가 회원 개인정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이벤트 홍보 업체 등에 사용자 동의 없이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고 판단할 수 있다.

쇼핑몰인데 카드결제가 안 되네!

몇 년 전 하프 플라자와 같은 인터넷 사기 사이트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당시 사기 사이트들은 고가의 상품을 절반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광고를 통해 사용자를 모집한 후 현금만으로 결제하도록 유도한 뒤 결제 상품을 보내지 않고 운영자가 잠적한 사건이었다. 그 이후 온라인 쇼핌몰의 결제 문제가 대두되면서 인터넷 카드 결제와 공인인증서의 사용 등 보완책이 등장하고 있지만, 일부 웹 사이트에서는 현금 결제만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에스크로우 제도나 카드 대금 지불 유예 제도와 같은 소비자 보호 정책이 카드사를 통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카드 결제가 안전성을 갖추고 있는 반면, 현금 결제는 현금 입금 후에는 소비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어, 소비자 스스로가 쇼핑몰 사이트 선택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사기가 가능한 곳이라면 회원의 가입정보 역시 아무렇지 않게 매매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회원 탈퇴 기능이 없어요

앞선 기준들을 통해 가입한 웹 사이트이지만, 웹 사이트가 회원 가입 탈퇴 기능을 찾기 어렵게 만들었거나, 아예 회원 탈퇴 기능이 없다면 자신의 개인 정보를 계속 둘 것이냐를 다시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이트는 개인정보를 수정할 수 있는 ‘My page’와 같은 메뉴에 회원 탈퇴 메뉴를 만들어 놓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일단 가입한 회원이 탈퇴할 수 없도록 메뉴를 별도로 만들어 놓지 않거나, 회원 탈퇴 시 주민등록등본 사본을 요구하는 등 탈퇴를 어렵게 만들어 놓는 경우도 있다. 또한 탈퇴한 회원 정보를 즉시 삭제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DB를 보관해 놓거나 개인정보를 저장해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해선 절대 안되죠!
인터넷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모니터링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자상거래센터(http://ecc.seoul.go.kr) 역시 대표적인 인터넷 안전 감시 사이트. 한국 소비자연맹이 주체가 되고 서울시가 운영하는 전자상거래센터는 특정 사이트에 대해 소비자의 제보가 등록되면 서울시가 사업자 정보 확인, 도메인 정보 확인, 그리고 사업장 주소 방문 등의 절차를 거친 후 사기 사이트로 판명될 경우, 해당 거래은행에 입출금 거래정지와 같은 법적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사기 가능성이 높은 웹 사이트에 대한 문의가 공개돼 사용자들이 사이트에 대한 신뢰도를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개인정보 유출이나 온라인 사기 사이트로 인해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물론 이곳 블랙리스트에 올라 온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들 사이트의 경우에는 회원정보를 수집해 제3자에게 제공하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회원탈퇴가 어렵거나 탈퇴메뉴가 없는 경우에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국번 없이 1336번)에 신고를 할 수 있으며, 이 역시 조사 후 해당 업체에게는 시정명령이나 범칙금이 부과된다.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았지만 정통부와 KISA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번호대체수단을 이용하는 회원정보 수집도 웹 사이트의 신뢰도를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정통부,김포시청 등 국내 16개 웹 사이트에서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주민번호대체수단을 이용한 회원가입제도는 이용자가 자신의 신원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본인 확인 기관)에게 제공, 본인임을 확인한 뒤 가상의 주민번호 등을 발급 받아 인터넷 사이트 회원 가입이나 성인 인증 등을 위해 주민번호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주민번호대체수단을 이용한 회원 가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되면 가입자는 주민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중 가장 민감한 주민번호를 원칙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정보가 도용된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회원 가입 과정 등에서 개인정보의 유출이나 도용 등 침해 피해가 발생해 이에 대한 문의 및 분쟁조정을 신청하고자 한다면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를 찾으면 된다.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는 정보통신망법 상의 개인정보보호규정이 이행되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KISA 내에 설치돼 있다.
일반적으로 민원신청이 접수되면 신고센터 내 상담원들이 해당 민원을 1차적으로 검토하게 되며, 자세한 사실 조사가 필요하거나 법률 검토가 필요한 경우에는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의견청취, 증거수집, 전문가 자문 등 필요한 사실조사를 별도로 실시하게 된다.
민원 신청은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국번 없이 1336번, cyberprivacy@kisa.or.kr)로 연락하거나, KISA 홈페이지(www.kisa.or.kr) →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로 접속한 후 민원신청 양식을 작성하면 된다.



[출처] 정보보호뉴스 2006년 9월호(정보보호진흥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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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시멜로 이야기> 대리번역했다"
[단독 인터뷰] 실제 번역자 김아무개씨 "정지영씨, 사실대로 말했다면"
텍스트만보기   구영식(ysku) 기자   
▲ <마시멜로 이야기> 표지.
<마시멜로 이야기(이하 <마시멜로>)>를 실제 번역한 김아무개씨가 결국 입을 열었다. 이에 따라 <마시멜로> 밀리언셀러 신화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오마이뉴스>의 확인 요청에 대해 "저는 이렇다저렇다 얘기할 처지에 있지 않다"고 말문을 닫았던 김씨는 11일 오후 "대리번역을 조건으로 제가 <마시멜로 이야기>를 번역했다"고 고백했다.

김씨는 국내외 대학·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일반기업에서 간부로 일했으며, 2000년부터 전문번역자로 활동해왔다.

김씨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8월 12일께 제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 이름으로 나간다는 조건을 달고 매절당(200자 원고지 1장당) 3500~4000원 선에 번역계약을 했다"며 "당시에는 번역자를 누구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출판사 측에서) <마시멜로>가 저작권료를 많이 준 작품이어서 마케팅상 유명인사를 내세워야겠다는 얘기는 했다"며 "그래서 자기계발이나 성공학 쪽의 전문가를 내세울 거라 생각했는데 출판 직전에 번역자를 정지영 아나운서로 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밀리언셀러에는 정 아나운서 이미지가 큰 영향"

이어 김씨는 "대리번역을 비밀에 붙이기로 한 조항이 계약서에 있었다"며 "하지만 제가 번역을 맡기 전에 다른 번역가들에게도 대리번역을 제안한 적이 있어 저만 알고 있는 비밀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의리나 신의 때문에 1년 동안 대리번역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있고 이제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얘기가 나오고 있어 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특히 김씨는 "번역경험이 없는 정 아나운서가 솔직하게 '잘 아는 전문번역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얘기했다면 더 아름답고 겸손하게 보이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김씨는 "1만부나 나갈까 싶었지 이렇게 많이 팔릴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내용은 좋지만 밀리언셀러감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마시멜로> 열풍에 대해 "정지영 아나운서 개인의 이미지가 (책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정 아나운서를 내세운) 출판사의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씨는 "'사자와 가젤' 이야기를 감명깊게 읽었다는 독자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전에 출간된 경제경영서 등에 인용됐던 아프리카 속담이지 원저자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도 번역가·대필작가 배려가 정착되어야"

또한 김씨는 "<마시멜로>의 판매가 폭발적이니까 다른 출판사에서도 이런 식의 대리번역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한 뒤 "이전에도 대리번역 관행은 있었지만 이것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지는 않았다"며 "저도 불공정거래에 가담해 할 얘기가 없지만 대리번역은 독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번역가들은 주로 번역학원이나 전문번역회사를 통해 입문을 하는데 거기에서는 십중팔구 대리번역부터 시작한다"며 "1~2년 매절당 700~800원 번역료로 부려먹는데 이것은 노예"라고 열악한 출판번역계의 현실을 성토했다.

그는 "번역료조차 제때 주지 않고 질질 끌다 중간에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며 "문제는 그런 번역학원이나 번역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중진번역가들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마시멜로>의 원저자도 도움을 받은 사람을 공저자의 이름에 넣었고, 헨리 포드도 자서전을 낼 때 대필작가의 이름을 올렸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배려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출판사도 형편이 어렵다 보니 무리한 마케팅을 하고 편법을 강요하는데 이것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라며 "이러한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유지되면 진짜 좋은 책을 내겠다는 의지는 곤경에 빠지고 번역가들도 제대로 대우을 못 받는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김씨와의 전화인터뷰 전문이다.

"<마시멜로> 직접 번역했나?" "그렇다"

- <마시멜로>를 직접 번역했나?
"그렇다."

- 언제 번역을 의뢰받았나?
"지난해 8월 12일에 계약했으니까 8월 7·8일께 의뢰받았을 것이다. 원래 이 책이 미국에서는 그 해 9월 6일에 발간됐다. 국내에 출판되기 전이어서 원고 사본(하드 카피)를 받아서 번역했다."

- 언제 번역을 마쳤나?
"지난해 9월 5일께 넘긴 것 같다. 그 전에 출판사로부터 교정인쇄본(갤리판)을 받아서 원고에 변동된 내용이 있는지 검토했다."

- 어떤 조건으로 번역계약을 했나?
"매절당(원고 1장당) 3500∼4000원 선에 계약했다. 또 대역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제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 이름으로 나간다고 했다. 다만 제가 계약할 당시에는 누구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번역자를 정지영 아나운서로 정했다는 얘기는 출판되기 직전에 들었다.

(정 아나운서 측에서는 출판사로부터 초벌번역된 원고를 건네받았다고 하는데) 초벌번역은 유명한 번역가가 문하생에게 시키는 것이다. 전문번역가가 번역한 걸 초벌번역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 대리번역을 받아들인 이유는.
"그것은 공공연한 업계 관행이다. 사실 처음엔 수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출판사측에서 '다른 번역가들에게 부탁했는데 해주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부탁을 했다.

<마시멜로>는 선인세(저작권료)를 많이 준 작품이다. 그래서 마케팅상 유명인사를 내세워야겠다는 얘기를 하더라. 당시에는 자기계발이나 성공학 쪽의 전문가를 내세울 거라 생각했다. 정지영 아나운서 얘기는 전혀 없었다. 그건 출판 직전에 나온 얘기였다."

- 대리번역은 비밀에 붙이기로 했다고 들었다.
"그런 조항이 계약서에 있다. 제가 대리번역을 맡기 전에 출판사에서 다른 번역가들에게도 대리번역을 제안했기 때문에 다 알고 있었다. 나 혼자 알고 있는 비밀이 아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의리나 신의 때문에 1년 동안 밝히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다른 사람들 입을 통해 나오고 있어 저로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출판되기 직전 번역자를 정지영 아나운서로 정했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조금 씁쓸했다."

▲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마시멜로>. 그러나 번역자 김아무개씨는 "책이 너무 많이 팔렸다"며 그 원인으로 정지영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꼽았다.
"다른 출판사도 대리번역 기획... 독자기만, 불공정거래"

- 그런데 <마시멜로>가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는데….
"제가 마지못해 했든 거래를 위해 했든 제가 하기로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얘기할 게 없다. 번역저작권은 매절로 넘겨줬지만, 저작인격권은 양도가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와 관련된 판례가 없어 그것까지 포기한 처지니까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

다만 번역가들은 다른 출판사에서도 이런 식의 대리번역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 <마시멜로> 판매가 폭발적이니까 그런 것이다. 사실 이전에도 대리번역 관행이 있었지만 이것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지는 않았다.

몇 군데에서 대리번역자를 구해 그런 식으로 책을 내려고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 싶다. 저도 거기에 가담했으니까 할 얘기가 없지만, 이것은 독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본다."

- 지난 3일 기자와 통화할 때는 실제 번역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입을 열게 된 이유가 있나.
"그 때까지는 덮어두고 싶었다. 이제 와서 그 얘기를 꺼낸들 개인적으로 무슨 도움이 될까, 또 공연히 배가 아파서 그런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까 봐 덮으려고 했다. 또 불법적인 약속이든 합법적인 약속이든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의리가 있었다.

하지만 며칠 곰곰이 생각해봤다. 과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서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왕에 얘기할 거면 말하고 끝내자고 생각했다."

"대리번역은 입문절차... 번역료조차 제때 안 준다"

- 출판계의 대리번역 관행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가.
"대리번역은 번역하는 사람에겐 입문절차라고 봐야 한다. 물론 어떤 경로를 통해서 입문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출판사에 잘 아는 사람이 있는 경우는 처음부터 자기 이름으로 책을 낼 수 있지만 대부분의 번역가는 번역학원이나 전문번역회사를 통해 입문한다. 거기에서는 십중팔구는 대리번역부터 시작한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에 번역학원이 상당히 많다.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을 수강료로 받고 출판 알선을 보장해준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번역료는 매절당 700~800원 준다. 그렇게 1∼2년 대리번역으로 부려 먹는다. 이건 노예다. 번역료조차도 제때 주지도 않고 책이 나와야 준다며 질질 끈다. 중간에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번역학원을 운영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중진번역가들이라는 점이다. 다음 카페에 가면 번역카페가 많이 있다. 회원이 1만명 이상 되는 카페가 가면 대리번역 등 피해사례를 엄청 많이 모을 수 있다."

- <마시멜로> 대리번역은 다른 대리번역과 좀 다르지 않나.
"일단 너무 팔렸다는 것이다. 몇천권 팔리고 말았다면 이슈가 안 됐을 것이다.

특히 번역가들이 분개한 대목은 정 아나운서가 '하룻밤에 100쪽을 번역했다'고 얘기한 것이다. 그게 아무리 쉬운 책이라고 해도 읽는 것하고 그걸 이해하고 우리말로 옮기고 다듬는 것은 다르다. 번역에서는 후자가 중요하다. 그런데 하루 100쪽을 번역했다고 하니까 분개한 것이다."

"번역가들, '하룻밤 100쪽 번역'에 분개했다"

- 그동안 정지영 아나운서가 실제 번역자로 행세해온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참 안타깝다. 제가 번역원고를 넘겨준 이후에 정 아나운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정 아나운서는 번역 경험이 없다. 오히려 떳떳하게 잘 아는 전문번역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얘기했다면 더 아름답고 겸손하게 보이지 않았을까.

<마시멜로>의 원저자도 전문작가의 도움을 받았다. 공저자로 나와 있는 엘런 싱어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원작자는 그걸 책에서 스스럼없이 밝혔다. 헨리 포드도 자서전을 낼 때 자기 이름과 함께 대필작가 이름을 넣었다. 이러한 배려가 우리나라에서도 정착되어야 한다. 그나마 요즘에는 그런 문제의식이 있어서 번역자를 3명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 넘길 때 파일명을 '마시멜로 이야기'로 했고 이걸 출판사에서 제목으로 삼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파일명을 그렇게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번역자는 원래 제목을 붙이지 않는다. 원래 있는 제목을 넣어준다. 제목은 출판사에서 최종 결정하기 때문이다."

- 100만부가 판매된 후 출판사로부터 인센티브를 받은 적이 있나.
"없다."

▲ 정지영 아나운서.
ⓒ SBS 홈페이지
"조잡한 <마시멜로>, 밀리언셀러감은 아니다"

- <마시멜로>의 내용은 어떻게 평가하나.
"사실 이렇게 팔릴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1만부나 나갈까 싶었다. 원서의 문장력도 좀 그렇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도 좀 그렇고…. 편집자가 편집하는 과정에서 윤문을 (많이) 했다."

- 밀리언셀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나?
"못했다.

서평들을 보면, '사자와 가젤'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고 얘기한다. '사자와 가젤은 아침에 눈을 뜨면 뛰어야 한다. 사자는 가젤을 잡아 먹기 위해, 가젤은 사자에게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뛴다.' 이걸 감명깊게 읽었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 얘기는 이전에 출간된 경제경영서 등에 인용됐던 아프리카 속담이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에도 인용된 내용이다. 이 얘기가 부각됐지만 이것은 원저자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다. 물론 지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는 사람은 나중에 커서 성공한다는 내용은 좋다. 그렇지만 밀리언셀러감은 아니다. 참 조잡하다고 봤다."

- 그렇다면 왜 <마시멜로>가 밀리언셀러가 됐다고 생각하나?
"정지영 아나운서 개인의 이미지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정 아나운서를 번역자로 내세운) 출판사의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정 아나운서의 팬들도 움직였고, 젊은층에도 먹혔다. 또 책 표지도 예쁘다. 내용보다 삽화가 더 좋다."

- 앞으로 대리번역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원천적으로 없어져야 한다. 사실 출판사도 어려운 형편이다. 어렵다 보니까 무리한 마케팅을 하고 편법을 강요한다. 이것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다.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유지되면 '진짜 좋은 책을 내겠다'는 의지는 곤경에 빠진다. 번역가들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너도 나도 번역하겠다며 출판사에서 유명인사들을 내세우면 번역가들이 설 자리가 없다.

<다빈치 코드>도 오역이 있어 중간에 감수를 받아 감수자 이름을 올렸다. 그런 식으로 감수자를 넣어주어야 하지만, 이것도 마케팅 수법으로 이용된다면 문제다. 유명인사를 감수자로 끼워넣고 그에게 번역자보다 많은 대가를 준다. 당연히 번역자에게 가야 할 대가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행이 시정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영어의 경우 인력이 풍부하니까 출판사에서는 '너 아니라도 시킬 사람 많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번역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요즘에는 출판사보다 먼저 아마존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메신저나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교환한다. 어떤 비밀도 지켜질 수 없다. 그걸 빨리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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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와 활 - 지한과 혐한 사이
채명석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언론사 주재기자로서 일본에서 오래 활동한 저자의 풍부한 경험이 돋보이는 책이다. 근대화 이후의 일본의 노정을 충실한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해석하고, 그에 따라 향후의 행방을 조망해보는 논리 역시 탄탄하다. 야스쿠니 참배의 의미와 천황제에 대한 해석, 그리고 탈아시아론의 의미까지 조목조목 해석해가는 저자의 공력은, 특히 한일관계에 있어서 '정한론'의 뿌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경종으로까지 이어진다.

독도 영유권 주장에서 볼 수 있는 역사의식이나 최근의 북한 핵실험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나기도 하는 재무장론(헌법 개정 포함) 등 일본의 향배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TIP>

다테마에와 혼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일간지이자 역사교과서 왜곡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산케이신문도 유학생 이수연 군이 오쿠보 역에서 취객을 구하다 숨진 사건이 일어나자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의연금 모집에 앞장선 바 있다.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 출판을 부추기는 집단이 한류 붐을 부추기는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겉 다르고 속 다른 일본인들의 이중성 즉 혼네와 다테마에 속성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 일본인 판별하기

'직업만 가지고 색깔을 판독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은 없는가? 그렇다면 필자가 개발한 또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자. 만나는 일본사람에게 넌지시 이렇게 물어 본다. "일본 신문을 구독하려는데 무슨 신문이 좋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 만난 일본인이라면 "일본에서는 무슨 신문이 좋아요?" 하고 묻는다. 대답이 아사히, 마이니치 신문 정도면 어느 정도 과거사를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반면에 요미우리, 산케이 신문을 소개하면 일단 경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산케이신문의 애독자라면 더 그렇다.'

 - 오에 겐자부로

'일본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오에 겐자부로는 천황이 주는 문화훈장을 거부하여 한때 우익 세력으로부터 집요하게 공격을 받았다. 그는 제2회 서울국제문화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을 때(2005. 5. 23), "경단련이 앞장서 헌법 개정을 부채질하고 있는 현상에 큰 우려"를 표명했다. 재계야말로 군부, 관료들과 함께 침략 전쟁을 수행한 '삼두 마차'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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