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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와 활 - 지한과 혐한 사이
채명석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언론사 주재기자로서 일본에서 오래 활동한 저자의 풍부한 경험이 돋보이는 책이다. 근대화 이후의 일본의 노정을 충실한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해석하고, 그에 따라 향후의 행방을 조망해보는 논리 역시 탄탄하다. 야스쿠니 참배의 의미와 천황제에 대한 해석, 그리고 탈아시아론의 의미까지 조목조목 해석해가는 저자의 공력은, 특히 한일관계에 있어서 '정한론'의 뿌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경종으로까지 이어진다.
독도 영유권 주장에서 볼 수 있는 역사의식이나 최근의 북한 핵실험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나기도 하는 재무장론(헌법 개정 포함) 등 일본의 향배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TIP>
다테마에와 혼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일간지이자 역사교과서 왜곡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산케이신문도 유학생 이수연 군이 오쿠보 역에서 취객을 구하다 숨진 사건이 일어나자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의연금 모집에 앞장선 바 있다.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 출판을 부추기는 집단이 한류 붐을 부추기는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겉 다르고 속 다른 일본인들의 이중성 즉 혼네와 다테마에 속성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 일본인 판별하기
'직업만 가지고 색깔을 판독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은 없는가? 그렇다면 필자가 개발한 또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자. 만나는 일본사람에게 넌지시 이렇게 물어 본다. "일본 신문을 구독하려는데 무슨 신문이 좋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 만난 일본인이라면 "일본에서는 무슨 신문이 좋아요?" 하고 묻는다. 대답이 아사히, 마이니치 신문 정도면 어느 정도 과거사를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반면에 요미우리, 산케이 신문을 소개하면 일단 경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산케이신문의 애독자라면 더 그렇다.'
- 오에 겐자부로
'일본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오에 겐자부로는 천황이 주는 문화훈장을 거부하여 한때 우익 세력으로부터 집요하게 공격을 받았다. 그는 제2회 서울국제문화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을 때(2005. 5. 23), "경단련이 앞장서 헌법 개정을 부채질하고 있는 현상에 큰 우려"를 표명했다. 재계야말로 군부, 관료들과 함께 침략 전쟁을 수행한 '삼두 마차'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