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록 말도록 소년한길 동화 21
안미란 지음, 김종도 그림 / 한길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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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화가의 조화가 잘 어울려진 작품이다. 본문 55쪽의 작은 분량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다. 아니, 아이들의 시각에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부모나 선생님들을 보면서 혼자 '푸하하' 하고 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 못 갈 만큼 아팠으면.' 생각하는 주인공(나)은 자기가 그린 그림에서 튀어나온 귀여운 괴물에 의해 환상 속에 빠져든다. 그 공간은 또한 학교이며, 이름이 '하도록말도록'인 괴물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하도록말도록 괴물은 쉴새없이 잔소리를 늘어놓았어요. 깨끗이 하도록! 더럽히지 말도록! 입 예쁘게 하도록! 침 흘리지 말도록! 공부 하도록! 뛰지 말도록!'(19쪽)

여기서 주인공 '나'의 생각은 참으로 기발하다.

'괴물은 그 말밖에 할 줄 모르나 봐요. 얼마나 선생 노릇을 하고 싶으면 저럴까요. 난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도록말도록이 하자는 대로 해 주기로 마음먹었어요.'(20쪽)

괴물은 햄버거 가게로 향한다. 그 가게에 붙은 푯말 '말 잘 듣는 어린이를 가져오면 상품 증정', '100점 시험지가 있습니까? 엄청 큰 콜라를 서비스로 드립니다.' 하도록말도록 괴물들은 어른들의 기준, 100점과 말 잘 듣는 태도를 기준으로 교환가치를 발생시킨다. 햄버거와 콜라로 교환할 수 있는...

'난 말 잘 듣는 애 아니야!'(43쪽)

그러나 주인공의 이 말은 반항이 아니다. 단지 규격화된 어른들의 기준이 만들어 낸 '괴물'에 대한 공세일 뿐이다. 꿈에서 깨어난 주인공은 엄마의 배웅 속에 씩씩하게 학교로 향한다.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왜? 이제 더 이상 머리가 아프지 않으니까. 한 뼘쯤 자란 모습으로..

(초등 1학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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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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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 금요일, 모처럼 지인들을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이 책이 궁금하다는(물론 출판사의 홍보,광고 등에서 자극받은 것이겠지만) 말이 오갔다. 마침 주말이라 '그럼 내가 주말에 먼저 읽어보고 소감을 말하겠다'고 하고, 궁금증과 의무감으로 습도 높은 주말을 이 책과 함께 보냈다. 그리고는 몇 가지 평가와 함께 카페에 남긴 글은, '나 좀 구해줘'였다. 프랑스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나는 이해못할 것 같으니 누가 읽어보고 내 혼란스러움을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소개에 따르면 34살의 작가 기욤 뮈소는 두 번째 소설 <그 후에(Et  Apres)>로도 1백만 부가 팔려나갔으며, 세계 20여 개 국에서 출간되어 화제를 불러 모았다고 한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한다는 팩션과 판타지 장르에 해당하는 책이 아니면서도...

과연 무얼까?

소설에서의 '우연'은 언제, 누구에게나 '현실로 닥칠 가능성이 있는'  현실가능성을 전제로 두고 있다. 사실과 허구의 절묘한 '팩션적' 결합도 그 현실가능성 때문에 관심을 갖게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의 우연적 장치는 두 발을 땅에 딛고 있지 못한 것 같다.

폭설 속에서 자칫 사고를 낼 뻔한, 반대로는 당할 뻔한 두 주인공의 우연한 만남은 그날부터 수일간의 '짧고도 강렬한' 인연을 맺게 된다. 그리고 기약을 미처 맺지 못하고 헤어지고, 헤어진 직후의 후회로 인해 이륙 직전의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그 비행기는 폭파되고... 그 행위로 인해 테러범으로 오인되나 오해는 곧 풀리고...

그리고는 '전설의 고향'에서 자주 보았던 캐릭터, '저승사자'의 등장.

'비행기사고로 죽었어야 했던 사람이 죽지 못했으므로 다시 데려가려고 왔다'는 인물(?)의 등장. 그리고는 마약에 빠진 사자의 딸을 구해내고, 결국의 사자의 옛애인이 천상의 명령을 어기고, 주인공을 대신하여 산화(?)한다는 기본구성.

이 책에서 '프랑스적'인 요소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듯 하다. 아주 짧은 대목(여주인공의 어머니가 공항에 마중나왔다가 허탕친 장면)을 제외하면 시종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인공들의 대화에서도 '이국적'이라는 호감을 제외하면 미국과 프랑스의 문화적 차이를 확인할 만한 대목도 없다. 굳이 따져본다면 소설 구성에서 마약밀매단 두목이 저승사자의 딸을 뉴욕 워싱턴광장에 수백 명을 몰살시킬 수 있는 폭탄장치를 두르게 하고 내보낸 장면을 통해 9.11을 환기시키는 정도라고 할까. 물론 전개만 있을뿐 그러한 의미가 내비쳐지지는 않아서 '미국식 문명'에 대한 비판으로 보기에도 힘들다.

현대 프랑스인들의 관심과 애정이 담겼다는 평가를 존중하더라도, 여기서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 것은 내 자신의 한계가 아닐까. 해서 지인의 평가를 기다리며 소포를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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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출판인의 일본나들이 - 여정일기 범우 윤형두 문집 7
윤형두 지음 / 범우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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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일까. 또 어떠한 자세와 태도로 일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해하다 읽어본 책이다. 올해로 40년 출판경력을 갖고 있는 한 노출판인의 일본교류기이다.

'책'의 물성과 관련된 정보 하나.

'아직은 일본은 책의 나라인 것 같다. 일본의 현대출판은 모토키 쇼죠 本木昌造라는 사람이 1849년에 오란다(현 네델란드) 상선이 스탠호프 인쇄기 및 활자 등을 싣고 온 것을 알고 동료 통역사들과 공동으로 이 기자재를 사들여 활판인쇄 연구를 시작한 것이 그 시초가 되었다. 그후 150년 동안에 일본은 세계최상의 출판대국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1883년에 일본에서 인쇄기와 활자를 들여와 박문국에서 한성순보를 창간하고 일반 출판물은 1884년 광인사에서 <충효경 집주합벽>을 간행하였다. 현대출판은 일본보다 약 30년 늦게 시작한 셈이다.'(169쪽)

일본의 출판정황을 알기 위해, 또는 공적인 교류 내지는 저자와의 협의 등과 관련해서 일본교류가 잦았던 저자의 8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교류기이다. 전반적으로는 현장에서의 메모를 중심으로 한 일기형식에 충실한 책이다.(<...중국 나들이>도 있다고 한다) '출판인'의 책인데, 288쪽을 비롯하여 교정이 미흡한 부분이 있어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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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함께 길을 가는 것(부제:박영근에게) - 김해화

형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장난인 줄 알았다 눈물의 씨앗이라고 노래해쌓드만

미안하다 그래서 장난으로 대답했다

형 나 진지하게 묻고 있는 거야

 

함께 길을 가는 것

나란히 손을 잡고 갈 수도 있지만

남남인 듯 나뉘어 갈 수도 있고

보이지 않을 만큼 앞서 가고 뒤따라갈 수도 있고

그러나 마음은 함께 길을 가는 것

내 사랑이 그러함으로

 

길 위의 사랑이라 -

너는 고개를 푹 수그리고

울었다 형 나 많이 외로워

영근아 지금 너 가는 길 얼마나 외로우냐

 

친구들 등에 업혀

병원에 가 누웠다는 소식 뒤로 자주 비 내렸다

진창이 된 공사장 엿새 만에 일 나가 철근 세우는데

너 길 떠났다고 김청미가 전화했더라

 

자꾸 눈물이 나더라 일하다가

고개 푹 수그리고 울었다

내가 길을 바꾸지 못했으니

니가 건너지 못한 길은 나도 못 건너겠지

그래도 사랑은 함께 길을 가는 것

사랑한다 영근아

 

오늘은 가버린 너를 보러 서울 가야 하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자꾸 늦어진다

- <창작과비평> 133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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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노아 >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전거를 즐겨라

요즘 지자체마다 방치 자전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자전거 주차장이 있지만 몇 달째 꼼짝 않는 자전거들 때문에 무용지물입니다. 이런 방치 자전거들은 도시의 흉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치 자전거들 중엔 조금만 수리하면 아주 잘 달릴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여러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자전거 재활용 사업에 대거 나선 까닭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자전거 관련 시민단체, 동호회와 함께 펼치는 [연속기획] '자전거는 자전車다-자동차와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하여'의 일곱째 주에는 자전거 재활용 문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오마이뉴스 편집자 주>
[오마이뉴스 박찬석 기자]
▲ 지금 우리의 삶은 40년 전과 비교해 163배 정도 소득이 커졌다. 그러나 그만큼 행복지수가 높아졌을까.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1차 경제개발 5개년(1962~1967)은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을 87불에서 5년 뒤인 1967년에 125불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40년이 지난 지금 국민소득 2만 400불(구매력 기준 1인당 국민소득, 2005)로 163배가 증가했다. 그렇다면 1960년대에 비해 지금 우리는 160배 정도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여름이면 부채 대신 에어컨, 찬 우물 대신 냉장고, 걷는 것 대신 자동차로 우리의 삶은 바뀌었다. 그렇다고 그만큼 행복지수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40년 전에 비하여 엄청나게 소득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다수가 웰빙을 누리지 못하고 있고, 행복지수도 낮다. 그리고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것은 소득보다는 소비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소득이 많은데도 항상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돈을 버는 것의 문제가 아니고 소비를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0년, 우리는 160배 행복해졌나

▲ 도로 오른편에 분당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1930년대 후반 미국에 자동차가 일반화되었다. 이는 미국 사회가 개인주의 사회로 급변하는 계기가 됐다. 버스로 여럿이 함께 여행하던 문화가 가족끼리 애인과 함께 또는 나 혼자로 변해 버렸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나누어 가질 수가 없다.

예전에는 통근버스를 타고 동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제는 자동차 라디오에서 나오는 방송으로 정보를 접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동차에 낯모르는 남이 타는 것을 꺼린다. 자동차는 사적 공간이지 공유하는 공간은 아니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수출용 승용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자동차는 우리 생활, 의식주를 모두 바꾸어놓았다.

의: 두터운 외투를 입어야 하는 추운 겨울날, 자동차를 타면 얇은 옷만 입어도 히터를 틀어 따뜻하게 할 수 있다. 여름이면 에어컨이 있어 값비싼 모시 치마저고리를 입지 않아도 된다.

식: 등짐을 져 식량을 운반했지만, 이제는 살아있는 생선까지도 자동차를 이용해 직접 집으로 배달한다. 좋은 음식점이면 수십㎞를 달려 외식을 즐기기도 한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사회변화다.

주(住): 40년 전에 직장은 집에서 걸어 다니는 거리에 있거나 기차나 버스가 다닐 수 있는 곳이었다. 자동차 덕분에 직장과 주택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고, 도시는 점점 더 커졌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한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데도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

자동차는 편리한 것만큼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자동차가 쓰는 석유는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공해를 유발하여 지구·국가·지역사회에 피해를 주고, 심각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는 결국 엄청난 소득을 만들어서 스스로 비용으로 처리하는 제로섬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도심 자동차 속도 평균 15.5km... 차가 너무 많다

자동차를 타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간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을 집 앞에까지 나를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자동차만한 교통수단은 없다. 기차는 역을 통하여, 배는 항구를 통하여 수송된다. 그러나 자동차는 집집마다 방문할 수 있는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서울에는 자동차가 너무 많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1985년 111만대에서 2005년 1500만대로 20년 만에 13.5배가 증가했다. 자동차를 원활하게 다니도록 하기 위하여 엄청난 도로를 건설하였지만, 도로 확장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가 너무 많아서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없게 된 것이다.

도시교통에서 자동차 주행속도는 평균시속 40km를 유지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사정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서울 도심의 자동차 정체는 세계에서도 악명이 높다. 평균 15.5km다.

▲ 7대 도시 평균 주행 속도.
ⓒ2006 박찬석
또한 대도시에 자동차도로를 확장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조순 서울특별시장 시절, 서울시는 서울시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도로를 확장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103조가 든다고 말했다. 한 해 국가예산의 절반인 셈이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즉, 도로 공급으로 도시교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도시 발생이 앞선 유럽과 일본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파리·런던·함부르크·암스테르담 같은 대도시는 16세기부터 근대 도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대도시 교통과 같은 체증은 없다.

유럽 도시는 마차가 다니던 길이라서 길이 좁다. 게다가 대도시 교통의 한 축을 자전거가 담당하고 있다. 유럽 대도시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을 보면 네덜란드 50%, 독일 26%, 일본 25%다.

이들 국가들이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국가들이다. 왜 서방 선진 국가들은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일까?

일본 자전거 정책을 벤치마킹해야

▲ 일본은 비가 많고, 눈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가 우리나라에 비하여 더 어렵다. 사진은 안개가 잔뜩 낀 일본 도로.
ⓒ2006 박세욱
일본 도시들은 자전거 분담률이 25%에 이르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매우 여건이 비슷하다. 그런데 일본은 도시에서 25%나 자전거를 타는데 왜 우리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가?

혹자는 일본은 '산지가 적다' '따뜻하다'고 하지만, 일본은 산지가 국토면적의 67%이고, 우리나라는 65%이다. 게다가 일본은 비가 많고 눈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가 더 어렵다. 우리나라 서울의 강우량은 1400㎜로 일본 도쿄의 1700㎜보다 300㎜나 적다. 자전거를 타기위한 자연적 조건은 한국이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자전거 교통 분담률이 높은 것은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도록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도시교통의 중요한 축으로 하여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자전거 길·자전거 주차장·자전거-전철 연결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일본 도시에선 불법주차가 거의 없지만, 우리나라 도시는 정반대다. 큰 도로에는 불법주차가 무법천지다.

자동차가 자전거 길을 막고 있어, 자전거를 타고 시장을 가거나 출퇴근·통학하는 게 대단히 어렵다. 모두가 자동차 문화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동차를 줄이지 않고, 자동차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고서는 도시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게 보인다.

일본 도시내 차도의 도로폭은 3.3m고 한국은 3.5m다.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배나 높은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많이 타는 것은 자동차는 불편하게, 자전거는 편리하게 만든 교통정책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만큼 자전거를 타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첫째, 1조원 이상의 석유 절약

석유값은 배럴당 2005년 초에 35달러 하던 것이 지금 70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연간 9억 배럴의 석유를 수입한다. 세계 11번째의 석유 소비국이다.

지난해와 같은 량의 석유를 수입한다면 올해는 630억불의 외화를 지불해야 한다. 수입하는 석유의 8%, 50억불의 석유를 승용차에 소비한다. 석유가격의 상승원인은 중동 전쟁과 비축유의 부족 등이다.

근본적으로 석유는 유한한 소모성 자원이므로 곧 사라질 자원이다. 일본만큼만 자전거를 타면 4부제 효과가 있어 12조 6천억 불을 절약할 수 있다.

둘째, 대기오염의 65%가 줄어든다

 
▲ 황사가 자욱했던 서울 도심의 자동차 행렬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의 대기오염 65%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온다. 파리와 도쿄에 비하여 매우 높다. 특히 서울에서 배출하는 일산화탄소 양은 전국의 73%에 달한다.

일본만큼만 자전거를 타면 약 100만대의 자동차 운행감소 효과가 있어 대기오염이 62% 가량 줄어든다. 유럽과 일본 도시가 서울보다 공기가 맑은 것은 자전거 분담률이 높기 때문이다.

팀 플랜너리는 그의 저서 <기후창조자>에서 현재대로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한다면 지구는 20년 내에 대재앙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풍 '에위니아'와 장마전선이 겹쳐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다. 태풍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집중호우가 일어나는 것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시멘트와 아스팔트 포장으로 육지 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전 도로의 포장으로 한꺼번에 빗물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은 자전거

자전거는 값이 싸다. 10만원 정도면 된다. 그렇게 값싼 교통수단이 없다. 자전거 한 대가 신발 한 켤레보다 싸다. 자동차 한 대를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한 달에 최소한 50만원이다. 자전거 유지비용이 한 달에 500원이라는 분도 있고, 5천원이라는 사람도 있다.

하여간 자전거는 돈이 들어가지 않는 교통수단이다. 영국 BBC가 20세기에 인류에 기여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을 설문 조사한 결과 자전거가 1위였다는 게 우연한 일이 아니리라.

자전거 한 대면 출퇴근을 할 수 있다. 나는 개포동에서 여의도까지 편도 25km를 그렇게 출퇴근한다. 지금은 벌써 1만km를 달렸다. 지난 현충일엔 서울에서 대전에 있는 국립현충원(165km)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참 좋은 여행이었다. 기름값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을 절약했다.

자전거타기는 건강에 매우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일본에서는 우산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일본이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된 것 중에 자전거의 기여도 크다고 한다.

자전거는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다. 가장 경제적인 교통수단이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공해를 줄이고, 건강을 위하고, 관광의 수단이 되고, 나눔의 기회를 가지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지구를 위하고, 나라를 위하고, 지역사회를 위하고, 나를 위한 길이다.

덧붙이는 글
박찬석 기자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며, 97년부터 지금까지 10년째 자전거 출퇴근 중입니다.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

자전거 한대가 행복의 조건은 좀 과장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교통현실을 생각하면 필요한 정책같다.

물론, 본인은 자전거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ㅡ.ㅡ.;;;;

2002년도에 강화도로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유적 발굴 조사 중이었는데, 이틀 간의 휴가를 내고 과 선배와 후배들과 함께 1박 2일로 다녀온 것.

나름 멋진 계획을 세우긴 했는데, 그 일정의 최대 관건은 '자전거'로 움직인다는 거였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우린 이틀에 걸쳐 강화도를 가로로 한 번 세로로 한번 지나갔다.

하여간 그 거리가 꽤 어마어마했는데,

첫날 자전거를 타고 너무 힘이 들어서 체력이 바닥나 버렸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아 보였는데, 유독 나만 너무 힘이 드는 것이다.  엉덩이 아파서 앉아 있기도 힘들었고, 일단 페달 밟고 전진하고... 그 과정이 벅찬 것이다.

난 그 까닭을 다음 날 서울 돌아오기 얼마 전에 알았다.  내 자전거의 바뀌 한쪽이 공기가 약간 나가 있었던 것.

후배 하나가 이상하게 여기고는 자전거 바꿔 타보자고 했다.

녀석의 자전거를 타 보니, 세상에... 이렇게 잘 달리고 튼튼한 것을...

난 만 하루 이상을 고장난 자전거로 힘든 행보를 했던 것이다.

그때 너무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 다짐하기를 향후 3년 간은 자전거 근처에도 가지 않으리! 했는데, 만 3년이 지났다. ^^;;;;

자전거 도로도 시급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건강에 해롭지 않을 만큼의 공기 개선도 필요하다. (사실 자전거 쪽으로 유도해야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공기도 좋아질 텐데, 결국 어느 한쪽은 먼저 양보하고 시작해야 되는 문제다.)

또 자전거 도난 사고도 많던데, 그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  보험을 들어야 하나...ㅡ.ㅡ;;;;

내 경우 외발... 그러니까 오토바이랑 자전거가 너무 무섭다.  그 쌩---!하는 소리가 속도감을 더해 당장 나를 덮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스무살 적에 자동차 면허 시험을 준비했었다.  언니가 따는 게 좋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필기 시험을 보았는데, 일년 동안 실기를 보지 않아 필기 시험 붙은 게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그 후, 면허엔 별 관심이 없다.  자동차가 있는 게 편하지만, 내가 운전하고픈 마음은 없다. (사실 나는 심각한 길치에 방향치다.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운전하지 않는 게 국가에 기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 집에 자동차가 한대도 없으면 그건 너무 불편할 것 같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한다.  내가 운전하긴 싫지만 내 가족 중 누군가는 운전을 하며 차도 갖고 있기를 바란다...;;;

뭐든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인데, 이미 심각해진 문제는, 누구 한사람이 움직여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노력해야 뭐가 돼도 된다.

과연 그게 되겠어? 라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한데, 화장실 한줄로 서기 문화를 생각해 보면 절대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

너무나 낯선 문화였던 화장실 한줄 서기는, 초기에 시행착오가 많았다.  잘 모르고서 새치기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던 것.  그러나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어느 순간 당연한 게 되어버렸다.

물론, 화장실 줄서기와 자동차 사용 문제는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의 크기가 다르긴 하지만.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 중에 "우리 나란 이래서 안돼.  우리나라 사람들 하여간 문제야..."라는 식의 말이 너무 싫다.

왜곡된 역사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부터의 그 뼈저린 패배감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젖어버린 냉소주의... 그걸 극복하는 것은 결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스스로의 노력과 행동일 것이다.

흠흠, 애인 생기면 자전거 여행 해봐야지.(뜬금 없는 결론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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