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없다"는 사람이 통일부장관?
[주장] 남주홍은 수구냉전주의자... 차라리 황장엽이 낫다

김갑수 (kim gabsoo)


 





 







  
남주홍 경기대 교수
ⓒ 남소연

"이명박 정부에 희망이 보인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가 특임장관에 발탁될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통일부가 존치될 경우 남 교수는 통일부장관으로 기용될 전망이다." - 2월 15일, 조갑제 닷컴

 

이명박 정부 조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외교안보라인에 대미 동맹론자들만 있지, 대북평화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다.

 

외교통상장관 내정자인 유영환 주일대사, 국방부장관 내정자인 이상희 전 합참의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내정된 김병국 고려대 교수 등은 하나같이 친미성향의 미국통들이다. 달리 말해 그들은 미국 국방성의 네오콘들과 거의 진배없는 성향을 띠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이명박 보수정권의 정체성이자 태생적 한계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만큼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남주홍 내정자의 안보통일관은 이명박 정부의 것보다 현저히 보수·수구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안보관은 한나라당의 것이 아니라 단연 자유선진당의 것이다.

 

한나라당보다도 수구적인 남주홍의 통일관

 

남주홍 교수가 2006년에 출간한 책의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통일은 없다>다. 통일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통일부 장관을 맡긴다는 것부터가 이명박 정부의 통일의식 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한다면 뭐라고 해명할 것인가?

 

그는 이 책에서 제목처럼 정말 통일은 불가능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은 대남통일전선 전략용 공작문서에 불과하다."

 

또한 그는 2007 남북정상회담 역시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수준이다. 그는 정상회담의 합의사항들은 "부도날 수밖에 없는 약속어음"이라고 비속한 언어로 폄훼하기도 했다.

 

남주홍 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에도 거의 냉전적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그는 '북핵을 정치적 협상으로 풀려는 것은 어리석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강대국들과의 동맹 강화로 북한을 압박함으로써 북한의 '체제 변화'를 일으켜야만 비로소 북핵 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북한의 '체제 변화'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곧 북한의 붕괴가 아니겠는가? 무슨 이유로 우리는 이다지도 위험한 장관을 두어야만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황장엽을 기용해라

 

남 교수가 북한을 보는 눈은 70년 대의 냉전 반북론 시점에 머물고 있다. 그는 수백 회에 이르는 대중강연과 잦은 언론 기고를 통해 북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70년대식 안보의식을 고양해 왔다.

 

심지어 그는 참여정부가 대북공작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조갑제보다도 더 저돌적이다. 그는 황장엽과 영락없이 닮은꼴이다. 실제로 그는 황장엽과 함께 강연회를 벌이기도 했다.

 

"남한의 제도권에는 황장엽씨 말대로 너무 깊이 북의 대남공작반이 침투되어 있고 대북공작은 끊어진 지 오래며 대공수사마저 폐지를 주장하는 단계에 있다… 386을 비롯한 각처에 포진한 좌파들은 건국이념을 무시하고 헌법정신을 때리며 체제변환을 서두르고 있다."

(2006년 5월 24일 21세기 국가발전연구회 조찬 세미나)

 

여기에서 남한 좌파들이 '체제변환을 서두르고 있다'는 그의 발언은 전형적인 색깔론이자 매카시즘이어서 놀랍다. 어김없이 그는 온갖 대북제재에 찬성한다. 아니 찬성을 넘어 선동하고 다니는 수준이다.

 

"대북포용정잭 기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안보불감증은 결과적으로 전쟁 공포를 가져와 유사시 적의 심리전 계략에 그대로 휘말릴 수 있음을 경고해야 한다. 대북 금융제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PSI), 그리고 정경연계식 상호주의는 대화의 중단이 아니라 협상의 또다른 수단임을 강조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14일, 향군안보 국제심포지엄)

 

미국의 근거 없는 위조지폐설에서 불거진 대북금융제재를 강조하고 북한 선박과의 무력충돌 소지를 만들 수도 있는 PSI 가입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평화 통일을 지향하는 헌법기관을 이끌어 가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의 통일관을 들어 보자.

 

"6·15 방식의 위헌적인 연공(連共) 통일이 아니라 자유민주적 통일을 해야 한다."

 

남주홍 내정자는 최소 두 가지에는 답변해야 한다. 먼저 6·15 통일 방식이 위헌인가 아닌가? 다음으로 '자유민주적 통일'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북한을 무찔러 없애자는 한국전쟁 시 맥아더의 것과 어떻게 다른가?  남 교수가 답변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밝혀야 한다. 

 

실용 표방한다면 남주홍은 안 된다

 

이명박 당선인에게 호소한다. 외교안보라인을 미국 위주로 짰으면 통일부만큼은 의도적으로라도 대북전문가를 기용하는 것이 균형에도 맞을 뿐더러 실용을 표방하는 새 정부 성격에도 부합한다.

 

대미동맹이 중요하다는 새 정부의 방침을 인정하겠다. 하지만 통일부장관을 수구냉전주의자로 임용하는 것은 엄청난 민족적 불행을 야기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남주홍 교수의 통일부장관 임용을 재고하여 주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김갑수 기자는 작가로서 오마이뉴스에 역사팩션 <제국과 인간>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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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깊은 산 골짜기에 막 얼어붙은 폭포의 숨결

내년 봄이 올 때까지 거기 있어라

다른 입김이 와서 그대를 녹여줄 때까지

 

 

- <무늬> 문학과지성사. 1994

(옛 기억 하나) 그때 10월에 왜 이 시집을 사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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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팔려야지" 日출판사 도미노 도산

지난해 이후 중견업체 포함 72곳 문닫아
인터넷·게임기 영향… '출판왕국' 옛일로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출판 왕국 일본에서 출판사 도산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의 신용조사회사인 도쿄상공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00만엔 이상의 부채를 안고 도산한 출판사는 66개사로, 거품경제가 붕괴됐던 1992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폴 케네디의 <제국의 흥망>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중견 출판사 소시샤(草思社)와, 자비 출판 등을 앞세워 출판부수 일본 제일을 기록했던 신푸샤(新風舍) 등 6개사가 경영난으로 쓰러지는 등 도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출판뉴스사가 발행한 <일본의 출판사 2008~2009>에는 4,143개의 출판사가 수록돼 있는데, 이들 중 다수가 장기적인 출판 불황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출판계는 도산 사태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성기였던 96년 이후 계속돼온 독자 감소에 의한 ‘근본적인 불황’인데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기 때문이다.
독서 강국이었던 일본의 독서 인구 감소는 인터넷, 휴대전화, 전자사전에서부터 왜곡된 유통구조, 저출산에 의한 인구감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 휴대전화, 게임기 등의 보급에 따른 젊은이들의 ‘활자 이탈’확산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닌텐도 게임기가 천문학적으로 팔리고,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소설이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활자 이탈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매출액이 400억엔에 이르는 다양한 기능의 전자사전 때문에 약 250억엔의 출판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이 같은 활자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05년 문자ㆍ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하는 등 독서를 국가 과제로 설정해 대처하고 있다. 최근 일선 학교들도 ‘아침 독서’ 시간을 만드는 등 학생들의 독서력 향상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과 게임기에 빠져 있는 일본의 젊은 세대가 독서로 되돌아 올 지는 미지수다.
매년 일본의 독서 경향을 조사하는 요미우리(讀賣)신문은 90년대 후반부터 출판부수와 판매액, 젊은이들의 독서시간 등이 급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5년 10%를 밑돌았던 ‘책을 읽지않는 학생’이 2005년 40%를 넘어섰고, 반대로 매월 4권 이상 책을 읽는 학생은 같은 기간 40%에서 20%대로 떨어졌다. 도쿄상공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서판매액은 절정기였던 96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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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고개에 선 '섬진강 시인'

반갑고 애달픈 길동무들 마음속 재회
'사람' 김용택 지음 / 푸르메 발행ㆍ239쪽ㆍ1만1,000원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평생 고향인 전북 임실군 덕치면을 지키며 살고 있는 김용택 시인. 뒤에 있는 이가 김씨의 어머니다. 사진작가 유동영씨 촬영

올해로 환갑을 맞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의 새 산문집은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교유해온 사람들에 대한 글모음이다. 2000년 산문집 <인생>을 낸 이후 연재하거나 틈틈이 써온 글을 묶었다.
가족, 불알친구, 동료문인, 어린 제자들을 망라한 이 ‘열전’은 일평생 고향(전북 임실)을 지키며 살아온 김씨의 성장기이자, 빼어난 서정과 형식으로 농촌의 삶을 표현해온 그의 시 세계로 통하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총 4부 중 1부는 고향 동무 이야기다. 손기술이 대단한 왼손잡이 싸움꾼 용조 형, 방귀로 전설적 일화를 여럿 거느린 ‘안뽕’ 용덕, 양장점을 차려주겠다고 속이고 신붓감을 벽촌에 데려와 늦장가 간 사채 등등. 오리 사육 사업 실패 후 무위도식하던 김씨에게 교사 시험을 권유한 고마운 친구 철호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농사꾼에서 떠밀리듯 ‘산업 역군’으로 변신한 이농 1세대였다. 성장기 추억담은 웃음을 빼물게 하지만, 나이 들수록 고단해지는 친구들의 처지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김씨는 “고향이 부서지고 우리들의 늙음은 때로 쓸쓸하여서 눈물이 나”지만 “생각해보면 고향을 가진 우리들은 다 행복한 사람들이 아닌가”(22-23쪽)라며 삶을 긍정한다.
20, 30대 시절을 추억한 2부엔 화가 임옥상 유휴열씨, 시인 김남주 이시영씨 등 익숙한 이름이 많다. 김씨가 등단했던 80년대 처음 만나 교분을 두텁게 한 이들이다. 임옥상씨와는 팬으로서 첫 인연을 맺었다.
80년대 초 잡지에서 본 임씨의 작품에 충격을 받고 화가 친구들에게 수소문, 마침 전주대에서 재직하던 임씨를 만난 것. 임씨가 상경한 후에도 변함 없는 두 사람의 우정을 빛내는 일화 한 가지.
“몇 년 전에 그가 전주에 강연을 왔는데, 우리 아내가 그 강연장에 앉아 있는 줄도 모르고 내 말투로 내 흉내를 내며 그가 내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몇 점 그렸다고 했단다.”(83쪽)
김씨는 90년대 들어 따르던 선배 시인 이광웅, 김남주씨를 잇따라 잃고 몇 년 간 극심한 심신의 고통을 겪었다고 회고한다. “형, 나는 이제야 숨을 크게 쉽니다. 그리고 그리운 형을 부릅니다.”(143쪽) 책에선 죽은 지인들을 향한 김씨의 애달픈 만가(挽歌)가 자주 들린다.
3부에서 김씨는 1970년부터 모교인 덕치초등학교와 인근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살뜰한 정을 쏟았던 어린 제자들을 하나씩 불러낸다.
“나와 함께 지낸 아이들이 진정으로 자연을 이해하고 사람과 자연을 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178쪽)하는 김씨의 가르침에 따라 건강하게 커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오늘날의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4부는 부모님, 특히 어머님에 대한 헌사다. “어머님은 지금도 나에게 “용택아, 사람이 그러면 못쓴다”고 하시며 나의 삶을 타이르신다.”(206쪽) 비록 글자를 모르는 촌부지만 김씨에겐 육신의 어머니이자 사람을 존중하며 어울려 사는 법을 늘 깨우치는 스승이다. 6남매에게 한없이 너그러웠던 아버지는 예순 세 해의 신산했던 생을 마칠 즈음 어머니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랑 사니라고 참 애썼구만.”(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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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 2007년 제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제3회 세계문학상 1억원 당선작'

'헤어진 여자가 내게 와 속삭였다. "카지노로 가자!" '

'카지노 통해 양극화 사회의 모순을 그린 소설'

이 책의 띄지에 적힌 문장들이다. 누구라도 쉽게 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문구들이다.

책의 뒷표지에는 박완서 선생을 비롯한 박범신, 김형경, 하응백, 박철화, 김미현 등의 선정소감 또는 작품평이 열거되어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은 당시의 사회적 관심에 조응할 만한 수준을 성취하지는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강원랜드'로 대변되는 카지노의 실상은 이미 그 곳에 발을 담갔다가 망가진 숱한 인생들을 포착해낸 시사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미 독자들에게 인지되어 있다. 외려 독자들은 그러한 실상의 내면에 뭔가 색다른 줄거리나 사연이 있기를 기대하며, 국내 일간지가 해마다 선정하는 수상작(고료가 1억원이나 된다는)을 들춰보지 않았겠는가?

이 작품에는 '라스베이거스 전설, 스티븐 핀, <엄격한 배팅>'이라고 소개한 원전의 관련대목을 포함하여, 도박과 관련한 많은 인용문이 등장한다. 도박과 그를 통해 드러난 인간성에 대한 지적과 관찰은 유용하다. 그러나 이 '소설'과 쉽게 융합되지 못할 때 외려 읽기를 어렵게하거나(그것이 장치일 지도 모르겠지만), 작품 이해를 외려 방해하는 경향이 있음도 지적할 만하다.

사회적 관심이 큰만큼 출간되자마자 읽었고, 읽은 후에는 리뷰를 쓸 마음을 먹지 못하고, '외려 다른 독자들의 관심이 어떤지 확인해보자'는 생각에 가끔 세일링포인트를 점검해보았는데, 역시 독자들의 판단은 현명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 관심을 놓게된다. 아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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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2-1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작품상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상금이 억이라니,
이젠 문학상 하나만 타도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달빛푸른고개 2008-02-15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회가 <미실>, 2회가 <아내가 결혼했다>, 그리고 2007년 3회 수상작이 이 작품이었답니다. 1억... 왠지 신문사의 상업주의가 엿보이는 것 같아서...

하늘아래 2008-02-1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잘 못 읽으신 것 아닌가요. 스티븐 핀 <엄격한 베팅>은 작가가 만든 허구의 작품 이름입니다. 주인공이 도박을 모르는 인물로 나오기때문에 도박의 속성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장치인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리고, 스토리 보다는 작가의 세계관이 드러나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위주로 글을 읽는 분에게는 다소 따분한 작품이겠지만, 작가주의 작품을 좋안하는 분들께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이었을 겁니다. 물론 많은 수는 아니겠지만